(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두산 베어스 김유성이 데뷔 처음 오른 선발 마운드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하고 데뷔 첫 승까지 낚았다.
두산은 2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10-5로 승리, 2연승을 달성했다. 이날 선발투수로 등판한 김유성은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유성은 김동주의 부진으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두산은 브랜든 와델과 라울 알칸타라, 외국인 투수 두 명이 모두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서 이탈하며 이번주 고비를 맞은 상황, 이번 한화 3연전을 모두 대체 선발로 꾸리는 데다 27일은 사실상 불펜데이로 운영될 예정이라 두산으로선 이날 김유성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김유성에 대해 "1~2회를 잘 넘기면 4회까지도 갈 수 있다고 판단이 되기 때문에 초반이 중요할 것 같다. 혹시 초반에 힘든 경기가 되면 뒤에 (이)영하를 비롯해 릴리프진이 준비하고 있다. 유성이가 좋은 피칭을 보여주는 게 1번이다"라고 기대했다.
김유성은 1회말 최인호에게 볼넷, 페라자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어려운 출발을 했다. 하지만 노시환을 3구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고, 이후 채은성의 1루수 땅볼에 주자 2・3루가 됐지만 침착하게 안치홍을 유격수 뜬공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2회말은 황영묵과 임종찬을 각각 우익수, 좌익수 뜬공으로 잡았고, 박상언에게 삼진을 솎아내 삼자범퇴. 3회말 역시 정은원 1루수 땅볼, 최인호 중견수 뜬공, 페라자 삼진으로 깔끔했다.
김유성은 4회말 노시환의 3루수 땅볼 후 채은성에게 홈런을 맞았으나 흔들리지 않고 안치홍을 삼진, 황영묵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말에는 임종찬 2루수 땅볼 후 박상언에게 볼넷을 내줬고, 정은원의 땅볼로 선행 주자를 잡았으나 최인호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추가 실점했다. 이어 김유성은 페라자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팀이 8-2로 앞선 6회초 김택연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위기 없이 승리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를 기록한 선수는 KBO 역대 167번째, 베어스 24번째. 경기 후 이승엽 감독은 "김유성이 데뷔 첫 선발 등판이라는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5이닝을 소화하며 자신의 역할 그 이상을 해냈다"며 "데뷔 첫 승을 축하하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김유성과 호흡을 맞춘 포수 김기연은 "유성이의 첫 승을 함께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유성이의 구위가 초반부터 너무 좋아서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 속구 힘이 정말 좋았기 때문에 변화구 비율을 높히지 않아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고 얘기했다.
김기연은 "경기 전 세리자와 배터리코치님, 또 유성이와 이야기한 포인트는 볼넷을 줄이는 것이었다. 자신의 공을 믿고 빠르게 승부하는 쪽으로 콘셉트를 맞췄는데 유성이의 구위가 좋아 효과를 본 것 같다"고 연신 김유성의 구위를 칭찬했다.
이날이 시즌 첫 등판이기도 했던 김유성은 "기연이 형이 좋은 리드를 해주셔서 잘 던질 수 있었다"고 화답하며 "또 타자들의 득점지원으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2군에서 올라올 때만 해도 긴장이 많이 되지는 않았는데 막상 야구장에 오니까 긴장이 많이 됐다. 밤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고, 형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긴장을 좀 덜어낼 수 있었다. 작년에 1군에 있으면서 경험을 쌓아 긴장을 덜한 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얘기했다.
지난 시즌 데뷔한 김유성은 7경기 6⅓이닝을 소화했으나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이번 시즌은 첫 등판부터 승리를 올리며 출발했다. 김유성은 "아직 첫 경기고 100경기가 넘게 남았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한 경기, 한 경기 잘 던져서 1군에 오래 버티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