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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 리포트] '동아리 선수들의 모임' 전주고의 아름다운 뒷모습

기사입력 2011.08.16 10:35 / 기사수정 2011.08.16 10:35

김현희 기자

[엑스포츠뉴스=수원, 김현희 기자] “그래, 수고했어. 최선을 다하면 된 거야.”

안산공고와 전주고의 대통령배 1회전 경기가 한창인 수원야구장. 전주고의 마지막 타자 우영재가 투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1-5 전주고의 패배. 그러나 전주고 야구부원 중 눈물 흘리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라는 생각에 끝까지 상대팀에 대한 예의를 잃지 않았다.

스코어만 놓고 보면 전주고의 완패였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빠진 사실이 있다. 전주고가 전반기에 선수 부족으로 인해 리그전에 참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동아리 야구 선수들을 모아 1, 2학년 위주로 팀을 재편하며 후반기 리그전에 참가했지만 전국 무대의 벽은 높았다. 그들은 후반기 리그전에서 단 1승을 거뒀는데 이 대상마저도 ‘농아인 팀’으로 구성된 충주 성심학교였다. 충주 성심학교와 치열한 접전을 펼친 끝에 9-7로 신승했지만 이후에는 대부분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그래서 이번 대통령배 대회를 앞두고 1회전 통과조차 어렵지 않겠느냐는 평가가 나왔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또 다시 ‘콜드게임’으로 쓸쓸히 전국 무대 데뷔전이 종료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9회까지 경기를 끌고 가며 끝까지 안산공고 마운드를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전국무대 본선 첫 득점을 올렸다. 전주고 입장에서 보면 ‘정식 야구선수들’로 무장된 안산공고를 상대로 선전을 펼친 셈이었다.


△ 전주고의 에이스 겸 4번 타자인 2학년 박대한

경기 직후 권용배 감독 역시 ‘선수 부족’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물론 전북 인근에 ‘이평중학교 야구부’가 창설돼 선수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고는 하지만 내후년까지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이평중학교 선수들 중 3학년이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눈빛에서 묻어나는 ‘야구에 대한 투지’까지는 숨길 수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투수 겸 4번 타자를 맡고 있는 2학년 박대한의 상태가 가장 좋다. 185cm, 78kg의 준수한 체격 조건을 자랑하는 박대한은 전주고의 유일한 ‘투수 재원’이다. 박찬호 이상을 목표로 한다는 그는 안산공고와의 경기 직후 “실망하거나 낙심하는 일은 없다. 오히려 열심히 해서 후회는 없다”라는 말로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아직 경험이 적어 내년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보일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전주고 야구부를 논할 때 빼놓지 말아야 할 ‘보석’임에는 틀림없다.

사실 전주고는 개교 이후 적지 않은 프로야구 선수들을 배출했다. 박경완을 필두로 박정권(이상 SK), 최형우(삼성), 박현준(LG)등이 전주고 동문이다. 또한 옛 메이저리거인 대전고 조진호 코치도 전주고를 졸업했다. 전주고가 ‘옛 영광의 심장부’ 역할을 하는 ‘야구 명문’으로 다시 거듭날 수 있을까. 야구 명문이 많이 생겨야 그 안에서 좋은 선수들도 많이 배출되는 법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김현희 기자]



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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