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다른 설명은 필요 없었다. 몸소 증명해 보였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5회말 2아웃까지 노히트노런을 이어가는 등 팀의 3-0 승리와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류현진에게도 의미가 큰 승리였다. 류현진은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활을 마치고 한화로 돌아왔다. 시즌 4번째 등판 만에 복귀 첫 승을 올렸다. 더불어 등 번호 99번과 같은 개인 통산 99승째(54패 1세이브)를 손에 넣었다.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이후 4216일 만에 KBO리그에서 승리를 챙겼다.
이날 전까지 류현진을 따라다닌 꼬리표가 있었다. 70구 징크스다. 순항하다가도 투구 수 70개 전후로 구위가 떨어지는 등 급격히 흔들린다는 지적이었다.
단적인 예가 지난 5일 키움 히어로즈전이었다. 류현진은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1패를 추가했다. 류현진의 시즌 성적은 3경기 14이닝 2패 평균자책점 8.36이 됐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당시 류현진은 4회말까지 무실점으로 순조롭게 투구를 이어갔다. 투구 수 56개를 기록한 채 5회말을 맞았다. 김휘집에게 안타,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준 뒤 송성문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이후 김재현에게 1타점 적시 2루타, 박수종과 이주형, 로니 도슨, 김혜성에게 각각 1타점 적시타를 연이어 맞았다. 최주환의 안타 후 김휘집의 2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류현진은 순식간에 7실점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후 류현진의 책임주자 2명이 더 홈을 밟아 9실점을 떠안았다.
다음 경기가 11일 두산전이었다. 경기 전 최원호 한화 감독은 "체력적인 문제라기보다는 공교롭게 그렇게 됐다. 우선 포수가 타자와 상대하는 패턴 등에 변화를 주려 계획하고 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며 입을 열었다.
최 감독은 "70구에서 100구 사이, 그 구간에 대해서는 류현진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리그 선발투수들이 모두 아직 적응 단계를 거치는 중이다. 그렇게 보면 그 구간에서 (구위 등이) 떨어지는 걸 우려할 때는 아니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5월쯤 됐는데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면 그때는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하지만 아직은 다른 팀 투수들도 그 구간에 완벽하게 적응이 돼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류현진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이닝을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류현진은 두산전서 70구 전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5회말 양석환을 3구 만에 루킹 삼진, 박준영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투구 수 70개를 넘겼다. 후속 김기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4⅔이닝 만에 노히트노런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동요하지 않고 김대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5회를 매듭지었다.
6회말에도 견고했다. 김태근을 중견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허경민의 타구는 평범한 우익수 뜬공 아웃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그런데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가 허무하게 공을 놓쳐 포구 실책이 됐다. 후속 양의지의 타석에서 류현진의 폭투가 나왔다. 1사 2루에 처한 류현진은 양의지와 김재환을 각각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중심타선과의 승부에서도 가볍게 우위를 점했다. 결국 무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류현진은 "(키움전의 경우) 당일에만 충격을 받았다. 다음날부턴 다음 경기가 있고,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빨리 잊으려 노력했다. 다행히 이번에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덤덤히 돌아봤다.
70구 징크스에 관해서는 "구위의 문제라기보다는, 70구 이후에 (안타 등을) 많이 맞아 말이 나왔던 것 같다. 이번엔 70구 이후에도 맞지 않았으니 (그런 말이) 안 나오지 않겠나. 다 결과론인듯하다"고 침착하게 말했다.
류현진은 70구 이후 노히트노런이 깨지는 변수, 야수의 생각지 못한 실책, 득점권에서 중심타선과 승부 등의 상황에도 꿋꿋하게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실력으로 모든 물음표를 잠재웠다. 이제 믿고 보기만 하면 된다.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류현진이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승리한 뒤 웃으며 관중석을 바라보고 있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선발승을 챙겼다. 팀의 5연패를 끊어내고 KBO리그 복귀 첫 승 및 개인 통산 99승째를 완성했다. 잠실, 김한준 기자
사진=잠실, 김한준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