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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G 연속 비자책+KBO 데뷔 첫 QS, 꽃감독의 기다림에 크로우가 응답했다

기사입력 2024.04.12 09:44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시즌 3승 도전에 성공했다. 결과도 결과이지만, 내용 면에서도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냈다.

크로우는 11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5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면서 3승째를 올렸다. 팀은 크로우의 호투에 힘입어 8-4로 승리하면서 주중 3연전을 스윕승으로 마감했다.

앞선 세 차례의 등판에서 단 한 번도 6이닝을 채우지 못한 크로우는 KBO리그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또한 직전 등판이었던 5일 삼성 라이온즈전(5이닝 2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비자책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5.40에서 3.86으로 떨어졌다.



출발은 순조롭지 않았다. 크로우는 1회초 LG의 테이블세터 홍창기와 박해민을 모두 안타로 내보내면서 무사 1·3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후속타자 김현수의 타석에선 1루로 견제구를 뿌리다가 악송구를 범했고, 그 사이 3루주자 홍창기가 홈으로 향했다. 1루주자 박해민은 2루에 도착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어진 무사 2루에서 김현수를 상대한 크로우는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한 1루수 이우성의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줬다. 실책 2개가 모두 실점으로 이어진 셈이 됐다.

하지만 크로우는 무사 1루에서 오스틴 딘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내며 빠르게 2사를 만들었다. 문보경과의 승부에선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크로우는 2회초를 삼자범퇴로 매듭지었다. 선두타자 오지환에 이어 후속타자 박동원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사에서 상대한 문성주를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이닝을 마무리했다.

3회초는 공 7개면 충분했다. 크로우는 선두타자 신민재를 유격수 라인드라이브로 처리한 뒤 홍창기, 박해민 두 명의 타자에게 모두 땅볼을 유도하면서 손쉽게 이닝을 마쳤다. 여기에 타선이 3회말에만 대거 4점을 뽑으면서 분위기가 KIA 쪽으로 넘어왔다.


2점 차의 리드에서 투구를 이어간 크로우는 4회초 선두타자 김현수의 땅볼과 오스틴의 삼진 이후 문보경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2사 2루에서 오지환의 좌익수 뜬공으로 LG의 추격을 저지했다.

5회초 2사 2·3루의 위기에서도 실점하지 않은 크로우는 6회초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김현수, 오스틴의 삼진 이후 문보경에게 2루타를 허용했으나 오지환의 삼진으로 퀄리티스타트 요건을 충족했다. 7회초를 앞두고 전상현에게 마운드를 넘겨주면서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2021~2022년 두 시즌 연속 빅리그 풀타임 소화라는 이력으로 관심을 모은 크로우는 올 시즌 KIA의 1선발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됐다. 150km/h 이상의 강력한 직구와 다양한 구종을 바탕으로 이닝을 길게 끌고 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위력은 시범경기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크로우는 시범경기 두 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지난달 1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4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17일 광주 KT 위즈전 5이닝 5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정규시즌 개막 이후 크로우가 보여준 모습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달 23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한 크로우는 5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5탈삼진 5실점(4자책)의 성적을 남겼고, 3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선 4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크로우는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4월 5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이닝 2피안타 3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수확했지만, 이전 등판과 마찬가지로 5이닝 소화에 만족하면서 과제를 남겼다.

당시 크로우는 삼성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대해 "볼넷이 나와서 아쉬운 부분이 좀 있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투구수를 조절하려고 했는데 삼성 타자들이 체인지업에 대해 잘 참았기 때문에 투구수가 늘어나지 않았나 싶다. 다음엔 그런 부분을 더 보완해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 바 있다.

사령탑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6일 삼성전을 앞두고 크로우에 관한 질문을 받은 이범호 KIA 감독은 "전체적으로 구위나 이런 건 괜찮은 것 같은데, 본인도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다. 좋은 구위를 갖춘 투수인 만큼 공이 몰리는 것만 잡으면 되지 않을까"라며 "개인적으론 크로우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본인도 한국야구나 KBO리그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미팅도 많이 하고 어떤 구종을 던져야 할지 포수의 의도에 맞게 가는 것 같기도 하다. 한국야구에 맞춰서 가려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마침내 크로우는 시즌 네 번째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와 승리를 동시에 기록하면서 팀을 3연승으로 이끌었다. 4월 중순이 되기도 전에 제임스 네일과 6승을 합작하는 등 KBO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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