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시즌 이후 불펜 강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외부 FA(자유계약)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재윤과 임창민, 두 명의 베테랑 투수가 불펜에 무게감을 더했다.
실제로 그 효과는 경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3차전이었다. 선발투수 이호성이 3이닝만 던지고 내려간 뒤 뒤이어 올라온 불펜투수들이 도합 6이닝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봉쇄하면서 팀의 7-3 승리를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임창민과 김재윤도 각각 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 1⅓이닝 무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제 몫을 다하면서 홀드까지 수확했다. 하지만 베테랑 듀오 못지않게 돋보인 선수가 있었다. 바로 우완 사이드암 최하늘이다.
최하늘은 이호성-양현-김태훈에 이어 네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당초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연투 부담이 있는 최하늘을 제외한 불펜투수 전원이 대기한다고 밝혔지만,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말 최하늘에게 마운드를 맡겼다. 그만큼 최하늘에 대한 사령탑의 확신이 있었다.
최하늘은 선두타자 이우성에게 안타를 맞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후속타자 김선빈에게 땅볼을 유도했다. 유격수-2루수-1루수가 차례로 공을 받으면서 병살타를 완성했다. 아웃카운트 2개를 채운 최하늘은 김도영의 뜬공으로 이닝을 매조졌고, 7회말을 앞두고 좌완 최성훈과 교체됐다. 최하늘은 타선이 7회초 점수를 뽑아준 덕분에 시즌 첫 승리까지 수확했다. 2022년 8월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597일 만의 승리였다.
최하늘은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7경기 8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1.08로 순항 중이다. 지난달 30일 대구 SSG 랜더스전 이후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까지 이어갔다.
'개인 통산 169세이브' 김재윤도 "(최)하늘이가 힘든 상황에 많이 등판해서 가장 힘들 것 같다. 지난해까진 하늘이를 몰랐지만, 담담하게 자기 할 일을 하고 준비하는 걸 보니까 많이 성장했다고 얘기하더라. 겨울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칭찬했다.
2018년 2차 7라운드 6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최하늘은 2019년 입단 이후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다가 상무(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고, 2022년 1월 트레이드됐다. 내야수 이학주가 롯데로 팀을 옮겼고, 삼성은 그 대가로 2023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과 최하늘을 품었다. 삼성은 최하늘이 보직에 관계없이 마운드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적 이후 최하늘의 상황이 극적으로 달라진 건 아니다. 2022년과 2023년 최하늘은 1군에서 각각 14경기 33⅔이닝 1승 4패 1홀드 평균자책점 6.15, 3경기 6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19.89를 기록했다. 1군보다 퓨처스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았던 최하늘이다.
그런 최하늘이 확 달라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박진만 감독은 "최하늘의 구종이 2가지, 직구랑 써클체인지업이었다. 그런데 정민태 투수코치가 사이드암 투수는 슬라이더를 갖고 있어야 우타자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최하늘이 슬라이더를 던지지 못했기 때문에 그걸 많이 연습했다.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을 수 있게 되면서 타자를 상대하는 데 있어서 좀 더 좋아졌다. 직구도 힘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하늘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박 감독은 "지난해 구속이 나오지 않아서 본인이 힘들어했고, 캠프를 통해 체중을 늘리고 트레이닝을 진행하면서 구속이 많이 올라왔다. 직구에 힘이 생기니까 변화구도 살았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최하늘의 활약이 계속되길 바란다. 박진만 감독은 "6일 경기처럼 선발투수가 조금 빨리 마운드에서 내려가게 되면 그때 최하늘이 나갈 수 있다. 중간에서 정말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