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선수들이 지난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구본혁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승리한 직후 구본혁과 함께 세리머니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엑스포츠뉴스 잠실, 최원영 기자) 하마터면 '4타점'이 아닌 '3타점' 만루 홈런이 될 뻔했다.
LG 트윈스는 지난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8-4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4-4로 맞선 9회말 1사 만루서 구본혁이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렸다. KBO리그 역대 통산 23번째 끝내기 만루포로 경기장 전체를 뒤흔들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실수가 있었다. 3루 주자 홍창기, 2루 주자 박해민이 득점한 뒤 1루 주자 김현종이 홈으로 달려왔다. 김현종은 너무 기쁜 나머지 홈 베이스를 밟지 않고 구본혁을 기다리는 동료들 옆으로 가 어깨동무를 했다. 이후 끝내기의 주인공 구본혁이 홈에 도착하자 선수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현종의 '누의 공과'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막을 내렸다.
야구 규칙 '어필 아웃' 관련 규정에 따르면 주자가 베이스를 제대로 밟지 않았을 경우 수비수는 주자를 직접 태그하거나 해당 베이스를 밟은 뒤 심판에게 어필할 수 있다. 심판이 이를 '누의 공과'로 받아들이면 어필 아웃이 성립된다.
즉, '누의 공과'는 수비팀의 어필이 있어야 적용되는 규정이다. 심판이 누의 공과를 봤어도 수비팀이 관련 어필을 하지 않는다면 경기는 그대로 진행된다.
만약 KT가 누의 공과를 지적했다면 구본혁의 4타점 만루 홈런은 3타점 만루 홈런으로 정정됐을 것이다. 그러나 누의 공과를 잡아낸다 해도 KT는 4-7로 패하는 상황이었다. 물론 홈런을 맞은 투수 박영현의 평균자책점은 소폭 낮아질 수 있었겠지만 KT는 어필 없이 경기를 끝마쳤다.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9회말 생애 첫 끝내기 만루 홈런을 터트린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LG 트윈스 제공
7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베이스를) 안 밟았나. 난 제대로 못 봤다. 그 상황에서 그걸 어떻게 보겠나"라며 웃은 뒤 "상대도 못 봤을 것 같고, 아마 심판도 안 보지 않았을까 싶다. 첫 번째로 들어온 주자만 보지 않았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염 감독은 "졌으면 타격이 컸을 것이다. 구본혁이 잘 쳤다"며 "본혁이와 (김)현종이는 매일 팀 훈련 2시간 전부터 나와 훈련한다. 모창민, 최승준 코치와 일찍 출근해 1시간 이상 특타(특별 타격 훈련)한다. 경기에 자주 안 나오니 빠른 공을 변화구와 섞어가며 치고 있다"고 칭찬했다.
7일 LG는 KT를 상대로 위닝 시리즈에 도전한다. 5일 경기에선 연장 10회 끝 7-8로 패했고, 6일엔 8-4로 이겼다. 이날 승리하면 2연승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선발 라인업은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문보경(3루수)-오지환(유격수)-문성주(좌익수)-허도환(포수)-신민재(2루수)로 구성했다. 경기 당일 생일을 맞이한 주전 포수 박동원은 휴식 차원에서 제외했다. 선발투수는 최원태다.
사진=LG 트윈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