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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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줄부상 악령 견뎌야 순위 다툼 이긴다

기사입력 2011.08.12 07:39 / 기사수정 2011.08.12 07:39

김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준영 기자] 자신부터 이겨야 한다.

정규 시즌이 어느덧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위 KIA가 어느덧 102경기를 치른 가운데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두산과 넥센도 89경기를 치렀다. 이젠 정말 팀당 3~40경기를 남긴, 그야말로 '막판 스퍼트'가 필요할 때다. 그런데 막판 스퍼트를 하려고 보니까, 막상 부딪치는 변수가 너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줄부상 악령과 변덕스러운 날씨다.

▲ 줄부상, 고통 분담 N분의 1 아니다

으레 이 시기가 되면 몸이 성한 선수가 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유독 각팀에 부상자가 많다. 2위 KIA는 중심 타선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이 각각 불의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심지어 로페즈 트레비스마저 부상으로 등판이 어려운 실정이다. 그나마 시즌 초반에는 주전이 돌아가면서 다치며 '부상 로테이션'으로 전력 공백을 최소화했으나 이제는 그마저도 힘든 실정이다. 이 없이 잇몸으로 버티고 있는 KIA는 후반기 결국 삼성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SK도 마찬가지다. 이미 김광현 박경완이 장기 결장 중인 가운데 정상호 정근우 박재상 정대현도 제 잔부상으로 제 컨디션이 아니다. 박진만, 안치용, 최동수 등이 빈자리를 메우고 있지만 좀처럼 승수 쌓기에 가속도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선두 삼성 정도를 제외하고는 각 팀에 크고 작은 부상자가 허다하다. 11일 LG의 경우 어깨 통증을 느낀 에이스 박현준이 전력 이탈하며 비상사태를 맞았다.

결국, 줄부상 속에서 살아남은 선수들은 기존 선수들의 몫을 메워야 한다. 그런데 이때의 고통 분담은 결코 N분의 1로 성립되지 않는 게 문제다. 현재 전국은 연일 찜통더위와 폭우로 연이은 기상 이변의 연속이다. 기본적으로 습도가 높아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일부 선수는 지난 7월 기록적인 장마 및 폭우 때 들쭉날쭉한 일정 속 잃어버린 컨디션을 아직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곧 기본적으로 자기 몫을 해내기에도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환경임을 암시하는 것이다. 여기에 부상 이탈 선수들의 '에버리지'마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질 경우 이는 극심한 체력 소모와 경기력의 약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인지 최근 어느 팀이든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타선을 찾아보기 힘들다.       

▲ 집중력 싸움, 주전-백업 격차 적은 팀 유리

이런 시기일수록 이보다 잇몸의 중요성이 커지기 마련이다. 8개 구단이 오프 시즌 내내 백업 멤버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도 한여름 순위 싸움 속 변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단순히 백업 멤버가 많다고 능사가 아니다. 어차피 1군 엔트리는 어느 팀이든 26인이다. 양적인 백업멤버가 아닌 주전의 역할을 100% 가깝게 메워줄 수 있는 질 높은 백업 멤버를 많이 보유한 팀이 순위 다툼서 웃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기본적으로 남아 있는 선수들이 상대의 집중 견제를 이길 수 있는 집중력 유지가 필수다.

그러한 점에서 볼 때 선두 삼성이 나머지 7팀과 다른 점이 드러난다. 일단 경쟁팀들에 비해 부상자 숫자가 적다. 차우찬이 최근 경미한 팔꿈치 통증 속 전열에서 이탈했으나 2주 후 건강하게 돌아올 예정이고 전반기 막판 도루 시도 때 손가락을 다친 배영섭 정도를 제외하면 아픈 선수가 없다. 전반기 내내 채태인이 뇌진탕 증세를 보이며 제 컨디션이 아닐 때 백업 멤버로 여겨졌던 조영훈이나 조동찬이 빈 곳을 훌륭히 메워왔고 정형식도 쏠쏠한 활약으로 배영섭의 부상 공백과 강봉규, 이영욱 등의 부진에 따른 악재를 최소화하고 있다. KIA도 이현곤 박기남 김희걸 등이 전력 빈 곳을 고루 메우며 2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순위 싸움이 치솟는 기온만큼이나 뜨겁다. 그러나 상대를 이기기 전에 자신을 이길 수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부상 악령과 오락가락한 기상 이변 속 컨디션 관리에 성공하는 게 결국 실력이다. 

[사진=안치홍 ⓒ 엑스포츠뉴스 DB] 



김준영 기자 kj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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