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1.08.12 09:54 / 기사수정 2011.08.12 09:54
[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축구에는 '수비가 강해야 우승할 수 있다'라는 정설이 있다. 이 말은 13일 개막하는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통용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몇 시즌 동안 수비가 약한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둔 사례는 없었다. 아스날은 줄곧 지적되어온 수비수 보강에 소홀한 나머지 6년 무관이라는 성적표를 남겼고 리버풀과 토트넘은 평균 한 골 이상의 실점률로 인해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얻지 못했다. 39년 만에 프리미어리그 나들이를 떠난 블랙풀은 승격팀답지 않은 공격 축구로 호평받았지만 71실점을 허용한 수비진이 끝내 발목을 잡았다.
반면 2009/10시즌 45실점을 허용하며 리그 5위에 그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난 시즌 리그 최소 실점(33실점)을 기록,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새역사를 썼다.
그동안 리그 정상에 오른 팀들은 수비가 강하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지난 1999/00시즌 이후 우승팀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전부 0점대 실점률을 기록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시즌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는 리오 퍼디난드, 네마냐 비디치라는 걸출한 센터백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필 존스 영입을 위해 거액을 쏟아부었다. 그만큼 양질의 수비 스쿼드를 구축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치밀함과 안목은 지난 7일 열린 '2011/12 FA 커뮤니티 실드' 맨시티전을 통해서 드러났다. 당시 맨유는 전반에만 두 골을 헌납하며 패배 위기에 직면했다. 하지만 퍼거슨 감독은 뜻밖에도 퍼디난드, 비디치를 빼는 대신 조니 에반스, 존스를 투입하는 베짱을 보였다.
퍼거슨 감독의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오른쪽 측면 풀백 크리스 스몰링과 함께 젊은 3명의 수비수들은 철벽 방어를 과시하며 맨시티의 예봉을 꺾어놨고 맨유는 후방에서의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중원을 장악할 수 있었다.
6년 무관으로 전락한 아스날은 역량 있는 수비수 부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스날은 2007/08 시즌 31실점을 기록한 이후 34-41-43골을 허용하며 매 시즌 실점 증가 추세를 보였다. 아스날이 유독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이유다. 이에 따라 아르센 벵거 감독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게리 케이힐(볼턴), 필 자기엘카(에버턴), 크리스토퍼 삼바(블랙번)를 영입 후보에 올려놓은 채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밖에 다른 빅클럽들도 수비 보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맨시티는 왼쪽 풀백 가엘 클리시를 아스날로부터 데려왔으며 리버풀 역시 다소 얇은 수비진을 보강하기 위해 스콧 단(버밍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프리미어리그 판도는 외국 자본 유입의 증가로 인해 각 팀들 간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토록 치열한 승부에서 갈리는 것은 수비력의 차이다. 얼마나 안정된 수비력을 구축했느냐의 여부가 우승팀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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