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토트넘의 레전드이자 토트넘 감독도 했던 팀 셔우드가 바이에른 뮌헨의 주전으로 거듭난 에릭 다이어를 언급했다.
많은 비판을 받지만 감독들은 그를 좋아한다며 지금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서 주전으로 올라선 모습을 높게 평가했다.
영국 매체 'HITC'는 24일(한국시간) '스카이스포츠'에서 진행한 팀 셔우드의 인터뷰를 전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토트넘에서 프리미어리그 92경기를 뛰었던 그는 2008년부터 2013년까지 토트넘에서 코치를 하다가 2013-2014시즌 토트넘 감독을 맡았으나 5개월 만에 경질됐다.
하지만 그 기간 20살 어린 공격수 해리 케인을 주전으로 세워 그의 대성을 이끈 감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다이어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전한 것이다.
셔우드는 "우린 모두 다이어 비판하는 것을 좋아한다"며 "그런데 어떤 감독이 오든 그를 기용한다"고 했다. 다이어에 대한 팬들의 비판이 끊이질 않지만 감독들이 그를 쓰는 이유가 다 있다는 뜻이었다.
다이어는 이번 시즌 큰 변화를 맞이했다. 오랜 기간 머무르던 토트넘을 떠나 독일 명문이면서 절친 해리 케인의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으로 향한 것이다. 토트넘에서 주전을 빼앗기고 6번째 옵선 센터백으로 밀려났기에 자신을 원하는 뮌헨에 임대 신분으로 둥지를 틀었다.
사실 뮌헨의 다이어 영입은 많은 의구심을 낳았다. 토트넘에서도 벤치 신세였던 다이어가 독일의 최고 명문에서 뛴다는 것이 난센스로 여겨져서다. 그가 토트넘 새 감독인 안지 포스테코글루의 계획에서 제외된 것도 다이어의 실력이 떨어져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이어를 그라운드 밖으로 밀어낸 감독은 포스테코글루 말고는 좀처럼 찾기 어렵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조세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등 토트넘에 머물렀던 명장들이 그를 활용했다.
'HITC'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축구에서 수비수는 뒷공간을 잘 수비해야 한다"며 "이를 하지 못하는 것이 다이어가 제외된 이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전 센터백인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더펜이 경기에 나서지 못할 경우에도 빈 자리에 다이어 대신 풀백들을 포지션 변경해 썼다"고 했다.
다이어가 새 둥지를 튼 뮌헨엔 정상급 센터백이 3명이나 있었다. 기존에 있던 마테이스 더 리흐트와 다요 우파메카노 외에 이번 시즌 영입된 세리에A 최우수수비수 수상자 출신 김민재가 왔다. 하지만 3명만 있는 것이 뮌헨의 문제였다. 두 명이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센터백으로 나설 선수가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전반기에 고생한 선수는 김민재였다. 김민재는 주로 우파메카노와 센터백 조합으로 나섰다. 하지만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경기에 빠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더 리흐트도 마찬가지였다. 더리흐트는 전반기에 입은 부상만 4번이었다. 김민재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레온 고레츠카와 센터백을 서는 일까지 감수하면서도 흔들림이 없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뮌헨 감독도 김민재에게 신뢰를 보냈다. 김민재가 부상 없이 꾸준히 뮌헨의 센터백을 지켰기 때문이다. 김민재가 뮌헨으로 갈 때만 하더라도 더 리흐트와 우파메카노로 인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으나 손쉽게 주전을 꿰찼다. 오히려 혹사 논란도 일어났다.
하지만 김민재가 카타르 아시안컵을 위해 지난 1월 뮌헨을 비우고 이를 대체하기 위해 다이어가 6개월 임대 신분으로 오면서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뮌헨이 다이어를 영입한 이유는 가격이 저렴하기도 하고 반년 임대라 못 하면 다시 돌려보내면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이어는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뮌헨과 금세 완전 이적 계약을 맺고 내년 시즌까지 뮌헨의 선수로 뛰게 됐다.
그러면서 김민재를 밀어냈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가 없을 때 센터백으로 더 리흐트와 다이어 조합을 꺼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김민재가 돌아온 뒤에도 투헬 감독의 다이어에 대한 신뢰는 여전했다. 김민재가 복귀한 직후 리그 경기에서 투헬 감독은 김민재와 다이어,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센터백으로 기용했다. 하지만 경기에서 자주 패하자 투헬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투헬 감독의 선택은 다이어와 더 리흐트였다. 투헬 감독은 둘을 주전 센터백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를 센터백으로 쓴 뒤 뮌헨은 지지 않았다. 탈락 위기였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8강 진출에 성공했다.
투헬 감독은 다이어와 더 리흐트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냈다. 그는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주전 경쟁에서 앞서 있다고 공표하며, 거꾸로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는 것을 넌지시 드러냈다.
이런 점을 셔우드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셔우드는 "다이어가 우파메카노와 김민재를 꺾고 있다"며 "그가 그들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시키고 있다"는 말로 다이어의 능력을 호평했다.
팬들이 보는 눈과 다르게 지도자들이 선호하는 뭔가가 있다는 뜻이었다.
사진=연합뉴스, 바이에른 뮌헨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