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 3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개막 2연전에 모두 선발출전했다. 사진 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 인천, 김지수 기자) "올해는 경기 중에 실책을 하더라도 울지 말라고 했다."
SSG 랜더스는 지난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5-3으로 꺾었다. 최근 4년 연속 개막전 승리와 함께 기분 좋게 2024 시즌을 시작했다.
SSG는 선발투수 김광현이 5이닝 6피안타 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회초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는 관록을 보여줬다. 시즌 첫 등판에서 제 몫을 해주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SSG 불펜진도 롯데의 추격을 효과적으로 잠재웠다. 김광현의 뒤를 이어 6회초부터 마운드에 오른 오원석(1이닝 2볼넷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시작으로 고효준(⅔이닝 1볼넷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노경은(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문승원(1이닝 1볼넷 무실점)까지 나란히 쾌투를 펼쳤다.
SSG 랜더스 1루수 전의산. 3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개막 2연전에 모두 선발출전했다. 사진 SSG 랜더스
리드오프 최지훈이 3타수 2안타 1볼넷 3득점으로 공격의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최정은 결승 투런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으로 해결사의 면모를 뽐냈다. 한유섬 4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 박성한 2타수 2안타 2볼넷 등 주축 타자들이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이날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 이숭용 SSG 감독은 2만 3000석을 가득 메운 만원 관중들의 함성 속에 마수걸이 승리를 손에 넣었다. SSG 선수단은 게임 종료 후 1루 더그아웃 앞에서 간단한 축하 이벤트를 마련해 주장 추신수가 승리구와 꽃다발을 이숭용 감독에 전달했다.
이숭용 감독은 24일 롯데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고맙게도 승리 기념구를 챙겨주더라. 사실 내 (감독) 첫승이라기보다 우리 팀의 올해 첫승이라는 의미가 더 큰 것 같다"며 "전날 게임 승리가 굉장히 기분 좋았다"고 말했다.
SSG의 승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선수 중 한 명은 내야수 전의산이다. 전의산은 전날 개막전에 7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전했지만 5회초 수비 시작과 함께 오태곤과 교체됐다. 전의산은 2회 첫 타석 병살타, 4회 두 번째 타석 삼진으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3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5-3 승리를 거둔 뒤 기념구와 꽃다발을 받았다. 사진 김한준 기자
전의산은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SSG가 4-2로 앞선 4회초 1사 후 롯데 나승엽의 평범한 내야 땅볼 때 포구 후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김광현에 송구 실책으로 고개를 숙였다. 가볍게 토스 한다는 것이 높게 솟구치면서 에러로 연결됐다. 김광현이 몸을 내던지면서 가까스로 잡지 못했다면 나승엽이 2루까지 진루할 수도 있었다.
김광현은 전의산의 실책에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김민성을 중견수 뜬공, 오선진을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실책 후 울먹이는 전의산의 표정을 보면서 마음이 쓰여 더 집중했다는 후문이다.
이숭용 감독은 "전의산에게 스프링캠프 때부터 얘기한 게 어떤 상황에서도 울지 말라고 했다"고 웃은 뒤 "전의산 본인도 이제 안 운다고 하더라. 수비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아직은 순간적인 집중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전의산이 4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뒤 5회초 수비 시작 때 바로 교체한 건 그냥 계속 뛰게 했다가는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이기고 있는 상황이니까 수비를 더 강화시키는 차원에서 교체했다"며 "문책성 교체가 아니라 선수들을 조금 귀하게 키우려는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이 3월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개막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5-3 승리를 거둔 뒤 기념구와 꽃다발을 받았다. 사진 김한준 기자
전의산은 2022 시즌 13홈런 45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KBO 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힘을 보탰다. SSG는 물론 리그 전체에서 주목받는 좌타 거포 유망주로 떠올랐지만 상대적으로 불안한 1루 수비와 컨택 능력 부족 여파로 지난해 성장통을 겪었다. 2023 시즌 타율 0.201, 27안타, 4홈런, 21타점으로 부진했다.
이숭용 감독은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뒤 스프링캠프 기간 전의산을 공수에서 성장시키기 위해 정성을 쏟았다. 개막전에서 수비 실책과 무안타 침묵에도 24일 게임에서도 변함없이 선발 1루수로 기회를 줬다.
한편 SSG는 24일 롯데를 상대로 개막 2연전 스윕을 노린다. 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최정(3루수)-한유섬(우익수)-에레디아(좌익수)-전의산(1루수)-고명준(지명타자)-김성현(2루수)-조형우(포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엘리아스가 출격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인천,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