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누구나 꿈꾸는 '연기 대상'이지만, 예상치 못하게 일찍 대상의 영예를 안게돼 부담감을 토로한 스타들이 있다.
13일 김수현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지난 2015년 KBS 2TV '프로듀사'를 통해 27살의 나이로 최연소 연기대상을 수상하면서의 부담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수현은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좋을 때였고 가진 것도 많을 때였는데 그 당시에는 즐기지는 못했던 느낌이었다"라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게 부끄럽기도 하면서 사람들을 웃기고 울리는 건 좋은데 '본체는 필요 없나?' 이런 생각을 하면서 숨어야 되는 사람으로 인식을 했던 것 같다. 지키려고, 잃어버릴까 봐"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물 다섯살 쯤이었는데 종영 인터뷰마다 벽을 느꼈다고 했다. 소화가 안 된 것 같다. 아쉽다는 생각이 가시지 않아서. 더 잘해야 되고, 빈틈 없어야하고 지켜야 하고. 하나라도 사건, 사고가 일어나면 안되니까. 그때부터 아무도 안 그러는데 등 떠미는 느낌으로 지냈다"고 털어놨다.
당시 김수현은 '부탁해요, 엄마' 작품에 임한 고두심과 함께 공동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1987년 KBS 연기대상 제정 아래 최초의 공동수상. 이에 더해 27세라는 어린 나이에, 대선배 고두심과 공동대상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이 상당했을 터. 김수현은 시간이 흐른 후 당시 부담감 등에 대한 심경을 솔직하게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조승우 또한 12년만에 '연기대상' 수상과 관련, 여전히 죄책감을 갖고 있다고 고백해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조승우는 지난 2012년 MBC 드라마 '마의'로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조승우는 생애 첫 드라마 '마의'로 시청률 또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자랑했다.
그러나 대상후보에는 조승우 뿐만 아니라 '빛과 그림자'로 무려 7개월간 월화극의 정상을 차지한 안재욱이 있었기에 당시에도 큰 논란이 됐다. 드라마 연장을 하지 않기로 유명한 안재욱이 14회 연장에 동의하기도 했으나, 무관에 그쳤기 때문.
이와 관련 조승우 또한 수상소감에서 당황스러움을 드러냈고 미안함을 표하는 등의 모습도 화제가 됐다. 이후 2014년 SBS '신의 선물-14일' 제작발표회에서도 "대상 수상자라는 타이틀이 자꾸 따라붙는데 사실 불편하다"고 전한 바 있다.
이어 "시 시상식은 논란이 있었던 시상식이었다. 잘못된 심판 판정처럼 대상을 받게 된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지나가버린 일이 되어버렸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12년이 지난 현재, 조승우는 당시 심경에 대해 속시원히 밝히며 아직까지도 죄책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첫 드라마가 '마의'였다"며 "이 자리를 통해서 얘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운을 뗐다.
조승우는 "처음 드라마를 했는데, 50부작에 절반도 안찍었을때 MBC '연기대상'에 '최우수 연기상'을 받고 '연기대상'을 받은 거다"라며 "최우수상 후보 중에서 대상이 결정되는 거다. 저는 그 룰을 몰랐다. '빛과 그림자'라는 드라마로 형님이 그걸 타셨어야 한다. 누가봐도"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조승우는 "근데 제가 대상을 받은 거다. 수상 거부하겠다고 할 수도 없고. 소감이 어떻냐는 물음에 제가 그렇게 대답했을거다. '안재욱 형님께 죄송하고' 뭐 이런 얘기를 했을거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조승우는 당시 수상소감으로 "수현 씨도 있고 안재욱 선생님, 이성민 선생님도 계시고. 처음 하는 주제에 제가 큰상을 받아도 되는지 어깨도 무거워지고. 드라마를 또 힘들다고 안 하게 되면 먹튀아닌가 해서"라고 전했다.
조승우는 "'이게 아닌데, 이제 절반하고 대사도 보고하는데. 연기라는 걸 해본 적이 없는데'라고 생각했다. 늘 10년 넘게 죄책감처럼 가지고 있는거다"라고 고백했다.
문근영은 드라마 SBS '바람의 화원'으로 2008년 21세의 나이로 SBS 연기대상 최연소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당시 "너무 큰 상 주셔서 감사하다. 그런데 감사보다는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 더 크다. 연기를 계속 하고싶은데 이 상이 집이 되는 것 같아 두렵다"고 수상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후 김희선은 MBC ‘섹션 TV 연예통신'을 통해 "최연소 연기 대상은 문근영이 아닌 나다"라며 "내가 문근영 씨보다 생일이 더 늦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희선은 1998년 SBS '미스터큐'를 통해 21세의 나이로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안재모는 지난 2001년 SBS '야인시대'를 통해 23세의 나이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는 2019년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입니다'에 출연해 "사실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23살 나이에 대상을 받는다는 게 말이 안됐다. 그래도 어릴 때 활동을 열심히 해서 남은 것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굴곡이 있지 않나. 배우 생활도 잘 나가다 시청률 안 나오면 '이게 끝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아직 배우 생활 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하면 죽기 전에 받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며 부담감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예상보다 일찍 '대상'이라는 큰 상이 찾아와 부담감을 느낀 스타들. 현재는 이러한 부담감을 이겨내고, 당시 심경을 전해 이목을 모은다. 또 진심을 담은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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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