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5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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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원-이준형, 男피겨 벽 높아도 '두들기면 열린다'

기사입력 2011.08.05 10:1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태릉, 조영준 기자] "우리나라에서 하는 국제대회라 더욱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큰 부담감으로 다가왔어요. 강릉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해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올 시즌에는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남자 싱글의 간판' 이동원(15, 과천중)에게 지난 시즌은 희망과 좌절이 한꺼번에 찾아왔다. 지난해 8월에 열린 '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대표 파견 선발전' 남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동원은 루마니아 브라쇼브에서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해 4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올 3월,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중상위권 진입을 노렸지만 예선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동원은 이 대회 부진으로 인한 타격과 부상으로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하지만, 지난 4일 막을 내린 '2011 주니어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선발전' 남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번 대회는 96년 동갑내기 선수들인 이준형(15, 도장중)과 김진서(15, 오륜중)등의 성장이 두드러져 예측이 어려웠다. 불과 지난 5월까지 점프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던 이동원은 최근 기량을 끌어올려 '남자 싱글 국내 1인자'의 자리를 사수했다.

이동원은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비롯한 자신의 수행 요소를 소화하며 가장 안정적인 연기를 펼쳤다. 최종합계 165.29점을 기록한 이동원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한동안 점프 감각을 잃어서 고생을 많이 했어요. 4개월 만에 러츠를 비롯한 트리플 점프 감각을 되찾았죠. 트리플 악셀 연습을 하면서 많이 다쳤는데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왼쪽 어깨 부상까지 당해 이 점프를 구사하지 못했어요."



이동원과 김민석(19, 고려대)과 함께 남자 싱글 태극 마크를 달고 있는 이준형도 주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동안 꾸준하게 국내대회에서 활동해온 이준형은 남자 싱글 2위를 차지해 주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막상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얼떨떨해요. 초등학교 3~4학년 이후 처음으로 국제대회에 출전하게 됐는데 저에게는 매우 특별한 것 같습니다."

3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이준형은 김진서에 밀려 3위에 머물렀다. 미국 LA 인근에서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31일 귀국한 이준형은 시차 적응이 안 된 상태에서 이번 대회에 임했다. 출발이 좋지 못한 것이 부담감이 됐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선전을 펼친 점이 좋은 결실로 이어졌다.


"처음 출전하는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인 만큼, 특별하게 순위에 신경 쓰고 싶지는 않아요. 가서 저보다 잘 타는 선수들을 보고 많이 배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싶습니다."

지난 수년 동안 국내 남자 싱글은 김민석이 홀로 많은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분전해왔다. 그동안 선수 기근으로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이동원과 이준형을 비롯한 ‘96년생 유망주’들이 출연하면서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두 번째로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게 된 이동원은 메달 획득은 물론,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을 노리고 있다. 8명이 출전하는 파이널에서 선전해 내년 1월 13일에 오스트리아 인스브룩에서 열리는 ‘2012세계동계유스올림픽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이동원은 이번대회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한 김해진(14, 과천중)과 함께 그랑프리 시리즈 2차대회(호주 브리스번)와 4차대회(루마니아 브라쇼브)에 출전한다. 이준형은 1차대회(라트비아 리가)와 6차대회(이탈리아 밀라노)에 도전할 예정이다.

세계 남자 싱글의 벽은 높지만 조금씩 도전해 자신들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함께 국제대회에 도전할 동료들이 있다는 점도 이동원과 이준형의 어깨를 가볍게 해주고 있다.



[사진 = 이동원, 이준형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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