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위부터 박정현, 박지현, 박영현. 박영현 제공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박)영현이 형!"
17일 부산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 KT 위즈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가운데 누군가 투수 박영현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훈련을 마친 박영현이 등장하자 한걸음에 달려가 품에 안겼다. 박영현의 친동생 박지현이었다.
이날 박영현의 양친과 박지현 등 가족이 깜짝 손님으로 기장을 방문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박영현이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응원 메시지도 전달했다.
박영현을 비롯한 삼형제는 모두 야구선수다. 2001년생인 큰형 박정현은 내야수다. 부천북초-부천중-유신고를 거쳐 2020년 한화 이글스의 2차 8라운드 78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해 데뷔해 지난 시즌까지 프로에서 4년을 보냈다. 1군 통산 19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4, 107안타, 6홈런, 41타점, 51득점 등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상무 야구단(국군체육부대)에 입대했다.
둘째인 박영현은 2003년생으로 우완투수다. 형과 같은 부천북초-부천중-유신고를 졸업한 뒤 2022년 KT의 1차 지명을 거머쥐었다. 그해 52경기 51⅔이닝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을 빚었다. 가을야구 무대에선 역대 최연소 포스트시즌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당시 만19세6일의 나이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종전 2007년 두산 베어스 임태훈 만19세25일).
왼쪽부터 박영현과 박지현. KT 위즈 제공
왼쪽부터 박영현과 박지현. KT 위즈 제공
지난 시즌엔 필승조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68경기 75⅓이닝서 3승3패 32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점 2.75를 선보였다. 역대 최연소 리그 홀드왕을 차지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도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 시즌엔 삼성 라이온즈로 자유계약(FA) 이적한 마무리투수 김재윤을 대신해 새로운 뒷문 지킴이로 거듭나고자 한다.
막내인 박지현은 부천중 3학년에 재학 중이다. 투수와 내야수를 병행 중인데, 투수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부천중이 가까운 경남 양산에서 리그를 진행 중이라 시간을 내 기장을 찾았다. 박영현의 엑스트라 훈련이 모두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마침내 형과 마주했다.
박지현은 "(학창 시절의) 형처럼 1번을 달고 뛰고 있다. 등번호가 무거운 만큼 더 열심히 하려 한다"며 "형이 평소에 체인지업 그립이나 마운드 위에서 투수로서 마음가짐에 대해 많이 알려준다. 나도 최선을 다할 테니 형도 건강하게 스프링캠프 잘 마치고 시즌에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박영현은 "동생이 양산에서 한창 리그 중이다. 나와 같은 포지션이다 보니 서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아직 나보다 한참 어린 동생처럼 느껴진다. 때로는 힘들 수도 있겠지만 동생이 투수로서 더 힘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현 외에도 엑스트라 훈련에 임한 부천중 야구부 출신 강백호, 안치영도 후배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KT 위즈 안치영, 박영현, 강백호가 부천중 선수들과 기념촬영 했다. 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박영현 제공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