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시드니, 유준상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투수들의 페이스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두산은 13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1차 스프링캠프 10일 차 일정을 소화했다. 외국인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올해 첫 불펜피칭에 나선 가운데, 메인 구장에서는 두 번째 라이브 BP(배팅/피칭)가 진행됐다.
브랜든 와델-최원준-박소준-이영하-곽빈-박신지-김동주-최준호-김택연까지 9명의 투수가 차례로 마운드에 올라와 컨디션을 점검했고, 20구 또는 21구를 던졌다. 특히 눈에 띄는 건 투수들의 최고구속이었다.
'토종 에이스' 곽빈의 경우 152km/h를 찍었고, 5개월간 휴식을 취한 뒤 최근 불펜피칭으로 투구 감각을 끌어올린 '신인' 김택연도 최고구속 147km/h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선발 경쟁에 뛰어든 이영하와 박신지도 최고구속 146km/h까지 마크하면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이승엽 감독은 투수들의 피칭이 끝날 때마다 전력분석팀에게 구종과 최고구속 등을 물어보며 선수들의 컨디션을 꼼꼼하게 체크했다. 이날 이 감독은 라이브 BP뿐만 아니라 알칸타라, 정철원, 박치국, 이병헌의 불펜피칭을 지켜보기도 했다.
이 감독은 라이브 BP 종료 이후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수들은 확실히 괜찮은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김)명신이와 (김)강률이가 2군 캠프에 가 있긴 하지만, 여기에 있는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왔다. 투수들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긴 했어도 지난해 했던 걸 유지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까지는)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달라진 훈련 환경도 도움이 된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다. 지난해 1, 2차 구분 없이 호주에서 머물렀던 두산은 올해 1차와 2차 캠프를 각각 호주와 일본에서 치르면서 콘셉트를 구분했다. 또한 오전 훈련-오후 웨이트 트레이닝이었던 지난해와 다르게 올핸 아침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뒤 훈련을 하고 오후에 자기개발을 위한 시간을 갖는다.
이 감독은 "지난해를 복기하는 과정에서 부진에 대한 원인을 자체적으로 판단했을 때 한 곳에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조금 지루했다. 실전도 부족했다"며 "올핸 선수들이 지겨워할 때 환경이 달라지니까 연습에 있어서 능률이 오를 것이고, 기본적인 면에서도 올핸 더 나아지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내려갈 건 없으니까 그냥 긍정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훈련 중이기에 모든 게 순조롭다. 시즌이 서서히 가까워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아직 팀이 잘 가고 있는 만큼 좋은 기분 속에서 선수들과 재밌게 운동하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이 좀 더 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그 부분은 아직 아쉽다"고 덧붙였다.
두 차례의 라이브 BP를 진행한 두산은 14일 자체 청백전(4이닝)을 소화한다. 첫 라이브 BP 때 등판했던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를 전망이다. 다만 등 담 증세가 있는 포수 양의지, 손톱이 살짝 들려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려운 내야수 박계범, 왼쪽 허벅지가 불편한 내야수 박준영은 경기에 나서지 않는다.
이승엽 감독은 "어린 선수들로선 경기에 나가서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결과를 갖고 이야기하기는 좀 이른 감이 있다. 선수들의 움직임 등에 중점을 둘 것 같다. 타자들이 투수들의 공을 많이 보면서 감각을 익혀야 한다. 결과를 갖고 이야기할 생각은 없다. 실전 감각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시드니,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