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LTNS' 안재홍이 작품과 캐릭터, 그리고 '마스크걸' 주오남에 이르기까지 연기에 관한 열정이 엿보이는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LTNS'(극본·연출 임대형·전고운(프리티 빅브라더))에서 사무엘 역을 맡아 활약한 배우 안재홍이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LTNS'는 짠한 현실에 관계마저 소원해진 부부가 돈을 벌기 위해 불륜 커플들의 뒤를 쫓는 이야기를 담은 고자극 불륜 추적 활극. 안재홍이 연기한 사무엘은 극 초반 따뜻하고 소심한 줄로만 알았으나, 극이 전개될수록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다.
사무엘의 외도를 암시하는 듯한 4회 엔딩에 이어 1일 공개된 마지막 5, 6회에서는 사무엘 외도의 전말과 이 부부의 비밀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반전은 없이 사무엘은 민수(옥자연 분)과 정서적 외도를 한 게 맞았고, 이에 앞서 아내 우진(이솜)이 과거 육체적 외도를 했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정서적 외도를 담은 것에 대해 안재홍은 조심스러운 듯 "긴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데"라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안겼다. 그는 "분명히 외도다. 정신적인 외도를 했다"고 못박으며 "어떤 작품들은 초반에 '이 인물은 이런 인물입니다' 하고 이야기를 운반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이 인물이 어떤 사람 인지를 궁금하게 만들면서 따라가게 하는 인물이 있는데 저희 작품은 후자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사무엘은 그가 연기했던 인물 중 가장 "폭넓게 입체적인 인물"이라 양파 껍질 까듯이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안재홍은 "순둥한 이 남편은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데 따라가 보니 정서적인 외도를 하고 있었고 결핍을 우진 아닌 다른 누군가와 나누고 있었다. 이 인물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게 큰 인물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서적인 외도를 한 사무엘과, 육체적인 외도를 한 우진 중 누가 더 잘못인가에 대한 결론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을 밝혔다. 안재홍은 "우열을 가리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정신적인 사랑, 육체적인 사랑이 같이 갔을 때 완전한 사랑이라고 생각하듯이 그 두 개를 양립하고 우열을 가릴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든다"며 "사무엘과 우진이 결국 한 덩어리라고 생각이 든다. 의도적으로 떼어서 두 입장을 봤을 때 보시는 분들의 수만큼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다양한 마음이 들 것 같다. 뭐가 낫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LTNS'를 통해 코미디뿐만 아니라 다소 수위가 높은 스킨십 장면들도 소화해야 했다. 안재홍은 스킨십 장면을 찍으며 "액션 영화 찍는 기분이 들었다. 액션도 합이 중요하지 않나. 카메라와의 호흡도 중요했고, 액션 영화 찍는 듯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됐다"고 밝혔다. 그는 "테이크도 많이 안 갔다. '고 텐션'을 유지하며 촬영을 했던 기억이 난다. 저희 드라마는 액션드라마"라고 강조해 웃음을 자아냈다.
불륜 추적이라는 파격적인 소재와 19금 다운 매콤한 대사와 수위 높은 장면들, 능청스러운 코미디와 극한의 생활 연기까지. 안재홍은 전작 '마스크걸' 주오남에 이어 이번 작품으로도 다시금 '은퇴작'이 아니냐는 반응을 얻기도 했다.
이에 안재홍은 "치열하게 찍었던 작품이 뜨거운 반응으로 체감될 때 만든 사람으로서, 배우로서, 행복한 일이고 신나는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마스크걸' 당시 은퇴설이 나왔을 때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했지만, 종국엔 '아 정말 다 내려놓고 연기했구나' 하는 굉장한 칭찬의 말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솔솔 그런 말들이 들릴 때 '이게 굉장한 칭찬을 해주시는 거구나' 느껴져서 감사하다"고 뜨거운 반응에 재차 고개를 숙였다.
파격적인 변신에 우진 역을 연기한 이솜에게도 '은퇴설'이 뒤따랐다. 함께 은퇴설이 언급되는 것에 안재홍은 "그런 이야기 듣는 게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농담해 웃음을 더했다. 그러면서 안재홍은 "우진이라는 역할이 어렵고 힘듦을 담고 있는 역할인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멋지게 잘 소화했기에 그렇게 이야기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도 덧붙였다.
전작 '마스크걸'에 이어 이번 'LTNS'까지 안재홍은 강렬한 작품과 캐릭터로 연이어 대중과 만나고 있다. 여기에 취향이 반영된 것인지 묻자 그는 "꼭 그런 취향이 있는 건 아니다"며 "새로운 걸 좋아하는 성향은 있는 것 같다. 재미가 느껴지는 대본을 본능적으로 끌려하는 것 같다. 새로움이 주는 재미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파격적인 캐릭터와 실제 본인은 "많이 다르다"며 "매 캐릭터가 다 거리감이 있는 것 같다. 이해하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도 이해 안 가는 부분도 남아있다"고 해명의 시간(?)을 갖기도 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인물을 연기할 때에는 정말 인물의 캐릭터성을 만들면서 어딘가에 있는, 실존하는 인물처럼 했다. 연기하고 있는 게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일상적인 사소한 순간부터 장르적인 얼굴까지 다양한 얼굴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인물을 폭넓게 가져가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미지 고착에 대한 "걱정이나 우려는 없었다"고. 안재홍은 이 인물은 이 인물 자체로 그 이야기 속에서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완전히 다른 톤앤매너를 지닌 작품이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진 않았다. 다음 작품을 또 만날 때는 그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화법에 따라서 충실하게 한 인물을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밝혔다.
사진=티빙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