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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 흘린 진갑용 코치…"김종국 감독 소식 뉴스로 알아, 이런 경험 처음"

기사입력 2024.01.29 19:45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한준 기자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진갑용 KIA 타이거즈 1군 수석코치가 갑작스러운 사령탑의 업무 정지 공백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종국 감독에 대한 질문을 받은 뒤에는 감정이 북받친 듯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진갑용 수석코치를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는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했다. KIA가 오는 31일부터 호주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가운데 선수단보다 하루 먼저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이번 스프링캠프를 사령탑 보좌가 아닌 지휘하는 입장에서 치러야 한다. KIA는 지난 28일 김종국 감독이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곧바로 업무 정지 명령을 내렸다. 

KIA는 일단 스프링캠프를 진갑용 수석코치에게 맡겼다. 출국 이틀 전 김종국 감독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소식에서 다른 대안이 없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갑자기 이런 상황이 닥쳐서 아직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호주에 도착하면 코치들과 잘 대화하면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IA 구단은 앞서 지난 25일 김종국 감독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27일 김종국 감독과의 면담 자리를 거쳐 이를 최종 확인했다.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한준 기자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한준 기자


KIA 구단은 김종국 감독이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사령탑으로서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 직무 정지 조치를 내리고 수사 진행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튿날 김종국 감독이 영장실질 심사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더는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9일 오후 김종국 감독 경질 결정을 내린 뒤 차기 사령탑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김종국 감독의 경질 발표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김종국 감독님과 야구 외적으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적은 없다. 지난 22일 구단 세미나를 진행한 뒤 24일 용품지급과 2024 시즌 프로필 촬영 때 만났다"며 "김종국 감독님은 항상 밝으셨다. (이번 일에 대해) 티내지 않으셨다"고 말한 뒤 감정이 격해진 듯 눈물을 흘렸다.

이어 "나도 (김종국 감독 검찰 조사를)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며 "스프링캠프는 우리가 그동안 했던 대로 루틴을 잘 지키면서 이끌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한준 기자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한준 기자


진갑용 수석코치도 김종국 감독과 인연이 깊다. 고려대학교 1년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현역 시절 같은 팀에서 함께 뛴 경험은 없지만 진갑용 수석코치가 2020 시즌 KIA 배터리코치로 영입되면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2022 시즌부터는 김종국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1군 수석코치를 맡아 선수단을 함께 이끌어왔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일단 팀 분위기 수습에 집중할 예정이다. 새 감독이 선임돼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 전까지 예정된 스케줄에 맞춰 선수들의 훈련을 진행한다.

진갑용 수석코치는 "나도 이런 경험은 처음이다. 선수들도 많이 놀랐을 것 같은데 너무 동요하지 말고 항상 우리가 스프링캠프 때 훈련했던 방식 그대로 하자고 얘기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들 프로 선수들인데 내가 따로 팀 기강을 잡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선수들이 (자신들이 뭘 해야 하는지) 더 잘 알고 있다"며 "다들 잘 준비해서 내일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KIA는 일단 진갑용 수석코치가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더라도 차기 사령탑 선임 문제가 남아있다. 10개 구단 코칭스태프 조각이 완료된 현재 상황에서 후보군을 추리고 면접을 실시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난관이 예상된다.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한준 기자
진갑용 KIA 타이거즈 수석코치가 2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호주 캔버라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한준 기자


김종국 감독이 구속된다면 KBO리그는 스프링캠프 시작부터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된다. KBO리그 초창기였던 1983년 김진영 삼미 슈퍼스타즈 감독이 경기 중 심판 폭행 문제로 구속된 적은 있지만 비리 혐의로 현직 프로야구 감독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일이다.

김종국 감독은 '타이거즈 원클럽맨'으로 KIA 구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96년 고려대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해태(KIA의 전신)에 입단한 뒤 곧바로 주전을 꿰찼고 1996, 1997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2002년에는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과 도루왕 타이틀을 따내고 2000년대 초반 KBO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로 발돋움했다. 국가대표로도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3 아시아 야구선수권 출전,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등 한국 야구 최고의 수비형 2루로 인정받았다.

은퇴 후에도 KIA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갔다. 2군 수비코치를 시작으로 2012년 1군 작전/주루코치로 승격된 뒤 줄곧 1군에서 코치 생활을 이어왔다. 2021 시즌 중반 1군 수석코치를 거쳐 2022 시즌에는 KIA 지휘봉을 잡았다.

김종국 감독은 KIA 사령탑 부임 첫해였던 2022 시즌 정규리그 5위로 2018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부상 불운에 울었다. 시즌 초반부터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 속에 전반기 하위권을 맴돌았다. 최종 성적 73승2무69패(0.514)로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하고도 6위에 머무르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KIA는 올 시즌 충분히 상위권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야구 외적인 불미스러운 이슈로 감독이 교체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2~3월을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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