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모드' 클린스만호…사우디전 맞춰 훈련시간 첫 변경 [도하 현장]

(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클린스만호가 '토너먼트 모드'에 들어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대표팀은 27일(현지시간) "경기 시간이 늦은 관계로 내일과 모레는 오후 훈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클린스만호는 현지 시간 오전 10시 30분 전후로 훈련을 진행했다. 원래 클린스만 감독이 오전 훈련을 선호해 국내에서도 10~11시에 담금질을 했고, 마침 조별리그 경기도 모두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30분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아시안컵 대회조직위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 일정을 짜면서 한국과 일본, 호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킥오프 시간을 거의 대부분 현지시간 오후 2시30분으로 정했다. 한국, 일본과 카타르의 시차가 6시간 나기 때문이었다. 한국시간으로 오후 8시30분에 경기가 열려 시청률이나 아시안컵 경기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젠 달라졌다. 한국이 E조 1위를 차지했다면 역시 현지시간으로 오후 2시30분, 한국시간으로 오후 8시30분에 일본과 16강전을 치를 뻔했다. 그러나 E조 2위가 되면서 현지시간 오후 7시, 한국시간으론 31일 오전 1시에 사우디이라비아와 8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이에 따라 클린스만호는 당분간 오후에 훈련할 예정이다.

16강 경기 시간에 맞춰 선수들의 몸 상태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클린스만호는 일단 27일 훈련을 오후 4시 안팎에 시작한다. 경기 전날 진행되는 29일 훈련도 비슷한 시간대에 시작될 거로 보인다. 장소는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으로 그대로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조별리그 1~2차전은 현지시간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다음 날 오전 2시30분), 3차전은 현지시간 오후 6시(한국시간 다음날 0시)에 치러 저녁 경기 적응이 어느 정도 된 상태다. 게다가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타르 인접국이어서 경기마다 3만명 이상의 구름 관중이 몰려다닌다.

다른 핸디캡도 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이기면 현지시간 2일 오후 6시30분, 한국시간 3일 0시30분에 호주-인도네시아 16강전 승자와 8강전을 벌이게 되는데 상대보다 이틀이나 덜 쉬고 준결승 티켓을 다투기 때문에 체력적인 문제도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1956년 제1회 대회, 1960년 제2회 대회 2연패 이후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다. 다만 조별리그에서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으로 졸전을 거듭해 우승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우승을 약속하며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을 바라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27일 취재진을 만나 조별리그 내용과 결과에 아쉬움이 있었음을 어느 정도 인정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전에선 3실점 중 심판 판정 등으로 주지 않아도 될 2실점을 뒀다는 분석까지 한 다음 응원을 부탁했다.

그는 "중요한 건 자신감이다. 우리는 우승을 하기 위해 여기에 왔고, 목표가 뚜렷하며, 우리 자신을 믿는다"면서 "여러분도 같이 믿어 달라. 끝까지 함께 가자"고 말했다. 그는 또 "대회가 끝났을 때 우리가 우승을 못했다면, 질타를 해도 좋다. 그걸 감내하는 게 내 일"이라면서 "그러나 지금은 우리를 믿고 응원해 달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