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도하, 권동환 기자)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16강 진출 이뤄냈던 '약속의 땅'에서 경기력 대반전으로 아시안컵 8강행을 결정 지을까.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조별리그가 모두 마무리됐다. 토너먼트에 올라갈 16팀이 모두 확정됐다.
A~F조에서 1, 2위를 차지한 12팀과 조 3위 팀들 중 성적이 가장 좋은 4팀(시리아, 팔레스타인, 인도네시아, 요르단)이 16강에 올라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도 E조에서 2위를 차지해 16강행 티켓을 받았다. 결과도 만족스럽지 못하고 내용은 창피할 정도였지만 어쨌든 토너먼트에 올라 클린스만 감독이 호언장담하는 우승 여정에 돌입했다.
대회 규정상 E조 2위는 F조 1위와 16강에서 만난다. 사우디아라비아, 태국, 오만, 키르기스스탄이 속한 F조에서 선두를 차지한 팀은 중동 강호 사우디아라비아로 결정됐다.
사우디는 25일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태국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사우디는 페널티킥 실축뿐만 아니라 오프사이드로 골이 두 번이나 취소되면서 승리를 얻지 못했다. 태국도 사우디 골망을 두 번이나 흔들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에 걸려 취소됐다.
경기가 0-0 무승부로 끝나면서 승점 7(2승1무)이 된 사우디가 조 1위를 차지해 2위 태국(승점 5)과 함께 16강에 올라갔다. 사우디는 16강에서 한국을 만나고, 태국은 일본과 8강 진출을 두고 단판 승부를 가질 예정이다.
한국과 사우디는 오는 30일 오후 7시에 붙는다
경기장이 눈길을 끈다. 한국 축구팬들에게도 이미 잘 알려진 '월드컵 16강의 성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와 만나기 때문이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태극전사에겐 '운명의 땅'과 같다. 한국은 이 장소에서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룬 적 있다.
한국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진행했다. 우루과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뒤 2차전 가나전에서 2-3으로 패해 16강 진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설상가상으로 3차전 상대는 세계적인 축구 강국 포르투갈이었다. 많은 이들이 한국의 조별리그 탈락을 점쳤지만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한국은 이변을 연출하며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포르투갈과의 3차전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김영권이 동점골을 넣으면서 경기 균형을 맞췄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황희찬이 손흥민 패스를 받아 역전골을 터트리면서 2-1 역젼승을 이끌었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제압한 후 같은 시간에 열린 가나와 우루과이 간의 3차전이 우루과이의 2-0 승리로 끝났다. 우루과이는 경기에서 승리했지만 다득점에서 밀려 조 3위를 차지했고, 한국이 조 2위에 오르면서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으로 향하게 된 한국은 마침 포르투갈전 영웅 황희찬이 부상에서 돌아왔다. 엉덩이 부상으로 조별리그 2경기를 모두 결장한 황희찬은 말레이시아와의 3차전에서 후반전 교체로 나와 경기 감각을 끌어 올렸다.
한국은 16강 진출에 성공했지만 조별리그 최근 2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비판을 받았다.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 때 2-2 무승부를 거둔 클린스만호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0위 말레이시아 상대로 난타전 끝에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며 3-3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한국의 목표는 16강 진출이 아닌 우승이다. 팬들은 클린스만호가 16강을 넘을 수 있을지 우려를 보내고 있다. 한국이 인연이 깊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좋은 기운을 받아 승리, 기분 좋게 8강에 올라가 승승장구할지 궁금하게 됐다. 어느 곳보다 태극전사들에겐 익숙하고 기분 좋은 장소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