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로우 존슨이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열린 2023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존슨은 올 시즌 흥국생명의 대체외인으로 V-리그에 처음 합류하게 됐다. KOVO 제공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이 새 외국인선수를 확정했다.
흥국생명은 기존 외인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교체를 결정했다. 대체 선수로 윌로우 존슨을 택했다. 오는 22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21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존슨은 20일 입국했다. 비자부터 발급받아야 한다"며 "정말 빠르게 진행이 된다면 5라운드 시작과 동시에 출전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출신 왼손잡이 아포짓 스파이커인 존슨은 1998년생이며 신장 190.5㎝를 자랑한다. 2020년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교를 졸업한 뒤 튀르키예,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18년에는 미국배구지도자협회(AVCA) 우수선수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존슨은 2022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구단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올해 흥국생명의 대체 외인으로 V-리그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됐다.
윌로우 존슨(왼쪽)이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열린 2023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공격하고 있다. 존슨은 올 시즌 흥국생명 옐레나의 대체 외인으로 합류하게 됐다. KOVO 제공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번 주중 미국으로 향했고 (영입 작업에) 3~4일 정도 걸린 것 같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님께서 영상 등을 통해 존슨의 경기를 보셨다"며 "체력적인 부분 등 자세한 사항들을 현재 체크 중이다. 크게 문제는 없을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감독님께서 (비자 발급 등 절차가 완료되기 전) 선수부터 먼저 보고 싶다고 하셨다. 오늘(21일) 여러 가지 부분을 직접 확인하셨다"고 덧붙였다.
흥국생명은 지난 17일 GS칼텍스전 종료 후 올스타 휴식기에 돌입했다. 선수단은 잠시 한숨을 돌린 후 21일 훈련을 재개했다. 다음 경기는 오는 30일 김천에서 열리는 한국도로공사와의 원정경기다. 5라운드 첫 게임이기도 하다. 휴식기를 활용해 존슨과 기존 선수들이 빠르게 손발을 맞춰야 한다. 존슨이 공격수인 만큼 특히 세터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존슨은 미국 메이저리그(MLB) 전설의 투수 랜디 존슨의 딸이다. 랜디 존슨은 신장 207㎝의 좌완투수였다. 메이저리그에서 1988년부터 2009년까지 꾸준히 활약하며 통산 618경기(선발 603경기) 4135⅓이닝에 출전해 303승16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9, 탈삼진 4875개 등을 선보였다.
랜디 존슨은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5차례나 수상했고, 올스타에도 10차례 이름을 올렸다. 은퇴 후 2015년엔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득표율 97.3%를 뽐냈다.
남은 시즌 V-리그에선 '전설의 딸' 윌로우 존슨과 세계적인 '배구여제' 김연경이 흥국생명 소속으로 함께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시즌 승점 50점(18승6패)으로 여자부 7개 구단 중 2위인 흥국생명은 역전 우승을 노리고 있다. 현재 선두인 승점 58점(19승5패)의 현대건설과 격차가 크지만 최대한 좁히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존슨의 활약이 절실하다.
흥국생명 옐레나가 지난 17일 GS칼텍스전에서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뒤 웜업존에 머물고 있다. 옐레나는 부진과 태도 논란 등으로 조기에 팀을 떠나게 됐다. 엑스포츠뉴스 DB
한편 옐레나는 계속된 부진과 태도 논란 등으로 조기에 팀을 떠나게 됐다. 2021-2022시즌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유니폼을 입고 V-리그에 입성한 옐레나는 그해 32경기서 672득점(공격성공률 39.44%)을 기록했다. 리그 득점, 공격종합 성공률서 각각 5위에 자리했다.
지난 시즌부터 흥국생명에 몸담았다. 정규리그 36경기에 모두 출전해 821득점(공격성공률 42.79%)을 만들었다. 리그 득점 3위, 공격종합 4위에 올랐다. 실력을 입증하며 재계약에 성공, 올 시즌도 흥국생명과 함께했다.
이번 시즌 옐레나는 24경기서 501득점(공격성공률 39.98%)을 빚었다. 리그 득점 8위, 공격종합 성공률 10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었다. 또한 여자부 내 다른 걸출한 외인들과 견줘도 아쉬웠다.
특히 2라운드 142득점(공격성공률 45.42%)이었던 기록이 3라운드 132득점(공격성공률 37.54%)으로 떨어졌다. 공격정확도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4라운드엔 98득점(공격성공률 34.84%)에 머물렀다. 아웃사이드 히터 김연경과 아시아쿼터 외인인 아웃사이드 히터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가 대신 분투해야 했다.
경기장에서의 태도가 더욱 문제였다. 옐레나는 경기 중 대놓고 감정을 드러내거나 아본단자 감독의 작전타임에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등 프로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17일 GS칼텍스전을 앞두고 "2라운드부터 옐레나의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다. 팀을 많이 도와줬으면 한다. 아포짓 스파이커이니 득점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며 "공격 분배를 더 하고 싶지만 아포짓 쪽에서 해결이 안 된다. 공격을 나눠서 해야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당시 아본단자 감독은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옐레나를 제외했다. 옐레나는 이날 교체 출전했으나 블로킹 1개, 서브 1개 포함 12득점(공격성공률 37.04%)에 그쳤다. 역전패 후 아본단자 감독은 "옐레나는 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직접 보탬이 되지 않더라도 다른 선수들을 도와줘야 한다"며 "경기력이 안 좋을 순 있지만, '태도의 문제'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결국 옐레나는 불명예스럽게 퇴장하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KOVO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