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 참석했던 이정후.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미국 언론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2024 시즌 개막전 외야진 보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 영입 실패, 후안 소토의 트레이드 이후 뚜렷한 전력 보강이 없었던 점을 꼬집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인사이드 더 파드리스'는 18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외야수와 연결'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샌디에이고는 외야에서 확실한 보강의 필요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샌디에이고는 외야에 분명한 니즈가 있다. 후안 소토와 트렌트 그리샴을 뉴욕 양키스에 트레이드한 직후 외야수 이정후 영입 입찰에서 디비전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패했다"며 "오프 시즌 현재 시점에서 40인 로스터에 있는 외야수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호세 아조카뿐이다"라고 지적했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정규리그에서 82승 80패, 승률 0.506이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5위에 그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발됐다.
샌디에이고는 2022 시즌 정규리그 89승 73패, 승률 0.549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2위에 오른 뒤 와일드카드 결정전, 디비전 시리즈를 거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던 기세가 2023 시즌에는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 직후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기념 촬영에 나섰던 이정후. 연합뉴스
샌디에이고는 재정 악화까지 겹치면서 2024 시즌을 앞두고 스토브리그에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지난해 162경기에 모두 나서 타율 0.275, 156안타, 35홈런, 109타점, 12도루, OPS 0.930으로 리그 정상급 거포 외야수로 활약한 후안 소토를 뉴욕 양키스로 보냈다.
또 다른 외야 자원 트렌트 그리샴도 양키스로 떠나보냈다. 그리샴은 2023 시즌 153경기 타율 0.198, 93안타, 13홈런, 50타점, 15도루, OPS 0.666으로 장타력을 제외한 주요 타격 지표에서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에 그리샴의 공백은 전력상 큰 타격은 아니다.
하지만 소토가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외야진 보강은 지지부진하다. 샌디에이고는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한국의 이정후 영입전에 참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정후의 선택은 샌디에이고의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였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와 계약기간 7년,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86억 8500만 원)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지난 6일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 체결 후 귀국한 투수 고우석. 엑스포츠뉴스 DB
2023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외야진 상태는 샌디에이고보다 심각했다. 특히 중견수 포지션은 제 몫을 해낸 선수가 없었다. 지난해 루이스 마토스가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은 76경기에 중견수로 나섰지만 타율 0.250(228타수 57안타) 2홈런 14타점 OPS 0.661로 기대에 못 미쳤다. 마토스는 출루율도 0.319로 한 팀의 1번타자에게 걸맞은 선구안을 갖추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이 지난해 10월 직접 한국을 찾아 이정후를 관찰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고 이정후의 마음을 얻었다. 역대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 금액을 이정후에 안기는 승부수가 통했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2월 중순 스프링캠프 시작 전까지 외야수를 보강하는 게 급선무다. 마운드의 경우 일본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 마쓰이 유키, 지난해 KBO리그 LG 트윈스의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클로저 고우석을 영입해 불펜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김하성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미국 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수비형 외야수 마이클 A. 테일러. 연합뉴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블리처 리포트'의 조엘 로이터는 저렴한 가격에 외야수를 영입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뛰어난 수비형 중견수 마이클 A. 테일러를 추천했다"며 "마이클 A. 테일러는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일러는 수비로도 유명하지만 지난해 커리어 하이인 21홈런, OPS 0.720으로 공격에서도 최고의 해를 보냈다"며 "샌디에이고는 타티스 주니어,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 김하성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자랑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타순 뒤쪽으로 갈수록 공격적으로는 약간 포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클 A. 테일러는 1991년생 우투우타 외야수다. 2009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6라운드, 전체 172번으로 워싱턴 내셔널스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마이클 A. 테일러는 타격보다 수비에 강점이 있다. 지난해까지 빅리그 통산 10시즌 동안 100안타 이상을 기록한 시즌은 4번뿐이다. 통산 969경기에서 출루율이 0.294, OPS 0.683으로 공격력에서는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하지만 마이클 A. 테일러는 지난해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129경기 타율 0.220, 78안타, 21홈런, 51타점, 13도루, OPS 0.720으로 쏠쏠한 방망이 솜씨를 뽐냈다.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적지 않은 나이 탓에 대형 계약은 쉽지 않지만 외야진 보강이 필요한 팀이라면 충분히 영입을 고려할 수 있는 카드다.
한편 샌디에이고는 오는 3월 20~21일 한국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LA 다저스와 2024 시즌 개막전을 치른다.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MLB World Tour Seoul Series 2024 Presented By Coupang Play)'에서 격돌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세계 각지에서 정규리그 개막전을 열고 있다. 2024년은 한국이 무대로 결정됐다. 한국에서 메이저리그 공식 경기가 개최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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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