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과거 아스널에서 촉망받던 유망주였지만 실망스러운 활약으로 팀을 떠난 세르주 그나브리(바이에른 뮌헨)가 나태했던 과거를 인정하고 반성했다.
스포츠 전문 매체 '트리뷰나'는 17일(한국시간) 그나브리와의 인터뷰를 공개했다. 그나브리는 해당 인터뷰에서 "큰 돈이 내 태도를 망쳤다"며 후회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나브리는 2006년 독일 VfB 슈투트가르트 유스 선수로 축구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당시 그의 나이 11세로 약 4년간 슈투트가르트에서 시간을 보낸 후 2011년 잉글랜드로 넘어가 15세 나이에 아스널 유스로 입단했다. 그나브리는 이듬해인 2012년 아스널에서 프로로 데뷔하며 16세 초신성으로 우뚝 섰다.
그러나 그나브리는 2012년 임대를 떠났던 웨스트 브로미치에서의 활약이 저조해 아스널 1군 선택을 계속 받지는 못했다. 그는 웨스트 브로미치서 단 3경기에 출전하며 공격포인트 기록에 실패했다. 아스널로 복귀한뒤 3시즌간 18경기 3골에 그쳤다. 프리미어리그 골은 단 하나였다.
그나브리는 과거의 자신을 반성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당시 아스널 수비수를 맡았던 같은 독일 국적) 페어 메르테사커는 내가 훈련장에서 뭘 하던지 다가와 소리를 질렀다. '세르주! 네가 어디 출신인지 기억해! 너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왔다! 겸손, 겸손 겸손! 세르주! (아스널에 오니까) 잘하는 것 같나? 반드시 겸손해야 한다!'고 말이다"라며 당시 나태했던 자신을 되돌아봤다.
메르테자커 또한 독일인으로 베르더 브레멘에서만 5년, 아스널에서 7년을 뛴 꾸준함의 대명사로 평가받는 수비수다. 그러한 선수의 눈에는 어린 나이에 아스널로 와 자만하는 듯한 그나브리 모습이 좋게 보일 수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나브리는 "큰 돈이 사람을 바꾼다"며 "내가 15살때는 부모님께 용돈을 타서 쓰다가 17살, 18살이 되니 집안에 있는 그 어떤 사람보다 더 많은 돈을 벌게 됐다. 상상해보라. (어린 나이에) 이러한 변화는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의 태도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은 그의 부모에게도 노출됐다. 그나브리가 사치를 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난 1군에 첫 발을 내딛고 600파운드(약 100만원)짜리 명품 파우치를 산 적이 있다. 고급 시계도 샀고 명품 신발도 구매했다"며 이런 행동이 부모님의 눈에도 긍정적으로 비쳐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나비리에 의하면 그의 모습에 부모는 "세르주, 이렇게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영원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렇게 돈을 낭비하면 안된다. 발을 잘 딛고 서지 않는다면 언젠가 크게 추락할 것"이라며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부모의 걱정은 머지않아 현실로 드러났다. 부상을 당해 과거의 뛰어났던 실력이 발휘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나브리는 "엄마가 미래를 본 것만 같았다. 엄마와의 대화가 끝난 지 몇 주 후, 나는 무너져내렸다"며 "무릎을 다치고 8개월간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시간이 멈춘 듯 했다. 경기장에 돌아오니 내 자리는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2016년 독일로 돌아와 베르더 브레멘으로 향했다.
아스널에서의 실패가 그에겐 각성제로 작용한 덕분일까. 그는 27경기 11골 2도움으로 분데스리가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단 한 시즌 활약으로 바이에른 뮌헨의 눈에 든 그나브리는 지난 2017-2018시즌 앞두고 뮌헨에 합류해 현재까지 229경기 82골 51도움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나가고 있다.
게다가 여전히 아스널을 향한 그리움을 키우고 있기도 하다.
그나브리는 지난 2022-2023시즌 스포츠 매체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 도중 아직도 아스널 경기를 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 아주 오랜 격언이 있는데 '한번 거너(아스널 팬의 별명)는 영원한 거너'라는 것이다. 난 여전히 아스널을 응원한다"며 자신의 프로 데뷔를 책임졌던 구단에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