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A매치에서 7년 3개월 만에 레드카드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6일 열린 이라크전에서 감정을 자제하지 못하고 상대 선수와 신경전을 벌이다가 옐로카드를 받고 경고 누적으로 쫓겨난 이강인이 퇴장 장본인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한국 선수가 A매치에서 퇴장을 당한 것은 2016년 수원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카타르와의 홈 경기에서 홍정호(전북)의 경고 누적 이후 7년 3개월 만의 일이다"라며 "경기 숫자로는 96경기 만의 기록"이라고 밝혔다.
A매치에서 한국 선수가 퇴장 당한 것은 통산 45번째인 것으로 드러났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아랍에미레이트 아부다비에 있는 뉴욕대학교 아부다비 캠퍼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친선 경기에서 이재성의 전반 40분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벤치 멤버들을 실험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 김민재, 황희찬, 이강인, 조규성 등 클린스만이 애지중지 아끼는 5총사들이 모두 전반에 벤치에서 대기했다가 후반에 일제히 들어갔다.
그러나 이강인이 후반에 사고를 쳤다.
후반 42분 이강인이 오른쪽 터치라인 부근에서 볼을 받아 돌파하려는 순간 상대 교체멤버 아흐메드 야히야가 충돌했기 때문이다. 앞서 경고를 한 장 받았던 이강인은 결국 경고누적으로 레드카드를 받았다.
오른쪽 측면에서 이강인이 볼을 잡아 돌파하려고 할 때 야히야가 달라붙어서 수비하다가 다퉜다. 이 때 둘이 격렬하게 다퉜고, 야히야가 머리로 이강인을 들이받았으나 심판은 둘에게 나란히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에 다소 석연 찮은 판정이 몇 차례 나왔는데 야히야에게 옐로카드로 끝난 것은 상당히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었다. 하지만 감정 통제를 하지 못해 경고누적으로 쫓겨난 이강인의 행동도 미숙했다.
이강인 입장에서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중요한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 됐다.
한국은 이강인이 빠지면서 손흥민이 이강인 빈 자리를 매우는 4-4-1 포메이션으로 바뀌었다.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이라크가 좀 더 공격 비중을 늘렸으나 스코어는 변하지 않아 한국의 1-0 승리로 끝났다.
한편,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이라크전 1-0 승리로 지난해 9월 웨일스전 0-0 무승부 이후 7경기 연속 무실점(6승1무)을 기록했다.
7경기 연속 무실점은 한국 대표팀 역대 A매치 공동 3위 기록이다. 1위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인 2015년 8월 동아시안컵 북한전(0-0 무)부터 2016년 3월 월드컵 예선 쿠웨이트전 몰수승(3-0 승)까지 10경기 연속 무실점 기록이다.
2위는 1970년 한홍기 감독 시절의 8경기, 다른 공동 3위는 1978년 함흥철 감독과 1989년 이회택 감독이 지휘하던 시절의 7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국은 아부다비에서 훈련을 더 하다가 오는 10일 카타르에 입성한다.
조별리그 E조에 속한 한국은 바레인(1월 15일), 요르단(20일), 말레이시아(25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 1956년 초대 대회, 1960년 제2회 대회 연속 우승한 한국은 이후 정상 제패한 적이 없다. 64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린다.
한국은 지난 1956년 홍콩에서 열린 초대 대회, 1960년 한국에서 열린 2회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했으나 이후 64년간 '아시아의 맹주'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단 한 번도 아시안컵 정상에 오른 적이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