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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아니어도 다저스 왔을 것"…야마모토 함박웃음 "함께해 기뻐"

기사입력 2023.12.28 17:54 / 기사수정 2023.12.28 17:54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오타니 쇼헤이가 2024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LA 다저스에서 한솥밥을 먹는다. 야마모토가 기대감을 드러냈다.

야마모토는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저스 공식 입단식을 가졌다. 일본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펄로스에서 맹활약한 그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다저스와 12년 총액 3억2500만 달러(약 422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야마모토는 게릿 콜이 뉴욕 양키스와 9년간 3억2400만 달러에 사인한 것을 뛰어넘으며 역대 메이저리그 투수 보장액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일본인 투수 다나카 마사히로(현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2014년 1월 양키스와 7년간 계약하며 받은 1억5500만 달러의 2배 이상을 선보이며 역대 포스팅 시스템 최대 계약 신기록을 작성했다.

야마모토는 지급 유예 없이 평균 연봉 2708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 기간 6년, 8년이 경과한 2029년, 2031년 시즌 종료 후에는 계약을 파기하고 새로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도 넣었다. 야마모토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함에 따라 다저스는 계약 규모의 일정 비율로 책정된 5062만5000달러를 원소속구단 오릭스에 이적료로 지급해야 한다.

이날 입단식에선 자연스레 팀 동료가 된 오타니의 이름이 나왔다. LA 에인절스의 간판 스타였던 오타니는 야마모토에 앞서 이적을 확정했다. 10년 총액 7억 달러(약 9114억원)의 초특급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를 넘어 역대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다.

야마모토는 "다저스에 오기로 결정한 유일한 이유가 '오타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타니가 다른 팀과 계약했더라도 나는 아마 다저스에 왔을 것이다"며 힘줘 말했다. 이어 "오타니는 일본 최고 선수 중 한 명일 뿐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를 통틀어 최고 선수로 꼽힌다. 앞으로 오타니와 함께 뛸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미소 지었다.



야마모토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데에는 오타니의 공이 컸다는 분석이 많다. 오타니는 연봉 7000만 달러 중 6800만 달러의 지급 유예에 동의했다. 유예된 금액은 2034년부터 2043년까지 무이자로 지급된다. 계약 연봉의 97%에 해당하는 금액을 10년 뒤에 수령하기로 했다. 이 '디퍼' 조항은 오타니가 먼저 다저스 구단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가 경쟁 균형세 부담을 덜고 꾸준히 전력을 보강할 수 있게끔 돕기 위한 결정이다.

덕분에 다저스는 오타니 영입 후에도 야마모토를 집중 공략할 수 있었다. 오타니는 다저스의 야마모토 영입 관련 미팅에도 직접 참석하는 등 뜨거운 러브콜을 보냈다.

일본 매체 '스포츠 호치'는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을 위해) 함께 싸웠던 오타니의 러브콜이 야마모토의 결정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최대 15개 구단이 참전한 것으로 알려진 야마모토 쟁탈전에서 오타니가 있는 다저스가 승리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올해 WBC에서 우승을 이뤄냈다. 2006년 초대 대회, 2009년 2회 대회 이후 14년 만이었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오타니와 야마모토의 공이 컸다.


야마모토는 계약을 마친 뒤 지난 24일 오타니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일본 유명 요리사 노부 마츠히사의 식당을 찾았다. 야마모토와 오타니는 식사를 마친 뒤 환하게 웃으며 기념 촬영도 진행했다.

오타니는 지난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1년가량 재활이 필요해 내년엔 타자로만 나설 예정이다. 야마모토는 오타니를 대신할 다저스의 1선발로 평가받는다. 2025년 오타니가 다시 투타 겸업을 시작하면 둘은 선발진의 원투펀치로 활약할 전망이다.



2018년 에인절스 소속으로 미국 무대를 밟은 오타니는 매년 투타에서 눈부신 활약으로 메이저리그를 사로잡았다. 올해는 타자로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4, 151안타, 44홈런, 95타점, 출루율 0.412, 장타율 0.654, OPS(출루율+장타율) 1.066을 빚었다. 빅리그 데뷔 이래 처음으로 3할 타율을 넘겼다. 출루율과 장타율, OPS 역시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아메리칸리그 전체 타자 중 홈런, 출루율, 장타율, OPS 1위 및 타율 4위에 올랐다. 메이저리그를 통틀면 장타율, OPS 1위, 출루율 2위, 타율 9위였다. 투수로는 23경기 132이닝에 선발 등판해 10승5패 평균자책점 3.14를 만들었다.

지난해 오타니는 34홈런-15승으로 1918년 루스(11홈런-13승) 이후 104년 만에 단일 시즌 '10승-1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올 시즌엔 더 위대한 성적을 남겼다. 44홈런-10승으로 한 시즌 '40홈런-10승'을 기록한 빅리그 최초의 선수가 됐다. 루스도 해내지 못한 2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리-홈런의 대업을 이뤘다.

오타니는 올 시즌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상(MVP)을 품었다. 1위표 30장을 모두 거머쥐며 총점 420점을 뽐냈다. 2021년 만장일치로 생애 첫 MVP를 수상했던 그는 역대 최초로 2회 이상 만장일치 MVP에 등극했다.

최고 타자에게 주어지는 실버슬러거에서도 지명타자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2021년에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수상이다. 최고 지명타자에게 주어지는 에드가 마르티네스상도 손에 넣었다. 사상 두 번째 3회 연속 수상으로 이름을 빛냈다. 아메리칸리그 행크 애런상도 받았다. 최고 타자만이 누릴 수 있는 영예였다.

AP 통신이 뽑은 올해 최고의 남자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AP 통신의 스포츠전문 패널 투표에서 총 87표 중 20표를 획득했다. 각각 16표를 얻은 축구의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아르헨티나), 테니스의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제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뽑은 2023시즌 최고의 이정표를 세운 선수 13명에도 당연히 포함됐다.



야마모토는 2017년 오릭스에 입단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프로 2년차였던 2018년부터 팀의 주축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해 32홀드를 수확했다. 2019년 야마모토의 전성기가 열렸다. 선발투수로 정착해 20경기서 8승6패 평균자책점 1.95로 맹위를 떨쳤다. 일본의 차세대 에이스로 눈도장을 찍었다. 2020년엔 18경기서 8승4패 평균자책점 2.20을 빚었다.

2021년엔 26경기서 18승5패 평균자책점 1.39로 일본 무대를 평정했다. 지난 시즌엔 26경기서 15승5패 평균자책점 1.68을 자랑했다. 올 시즌에도 질주를 멈추지 않았다. 23경기서 16승6패 평균자책점 1.21로 위력을 뽐냈다. 총 7시즌 동안 172경기서 70승29패 3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2, 탈삼진 922개를 만들었다.

야마모토는 2021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퍼시픽리그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3년 연속 수상은 스즈키 이치로 이후 역대 3번째였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일본판 사이영상인 사와무라상도 3년 연속 손에 넣었다. 카네다 마사이치 이후 역대 2번째의 위업이었다.

일본 태생 선수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것은 야마모토가 역대 12번째다. 앞서 데이브 로버츠 현 다저스 감독, 노모 히데오, 이시이 가즈히사, 구로다 히로키, 마에다 겐타, 다르빗슈 유 등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다저스에 몸담았다.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은 "야마모토 같은 훌륭하고 재능 있는 선발투수를 영입하며 2023년을 마무리했다. 내년엔 더 많은 성과를 낼 것이다. 짜릿한 2024시즌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사장은 "야마모토를 다저스로 데려오게 돼 무척 기쁘다. 재능, 직업 윤리, 강인한 멘털 등 없이는 25세까지 MVP를 세 차례나 수상할 수 없다"며 "야마모토는 능력 있는 투수이며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더욱 강해질 것이다. 향후 몇 년간 그가 우리 선발진을 이끌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밝혔다.

야마모토의 빅리그 데뷔전 겸 오타니의 다저스맨 데뷔전은 내년 3월 20~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메이저리그 공식 개막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이 될 예정이다. 야구의 세계화 및 홍보를 위해 세계 각지에서 개막전을 개최해온 MLB 사무국은 지난 7월 2024시즌 개막전 장소를 서울로 확정했다.


사진=AP, AFP/연합뉴스, 노부 마츠히사 인스타그램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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