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화성, 김지수 기자)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사흘 전 패배의 아픔을 씻어 내고 짜릿한 역전승을 따냈다. 귀중한 승점 3점을 확보하고 선두 수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현대건설은 27일 경기도 화성종합스포츠타운 실내 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2-25 25-20 26-24 25-)로 이겼다.
현대건설은 이날 승리로 시즌 14승 5패, 승점 44점을 기록하면서 한 경기를 덜 치른 2위 흥국생명(14승 4패, 승점 39)과 격차를 승점 5점으로 벌렸다. 지난 24일 IBK기업은행에게 당했던 풀세트 혈투 패배의 아픔을 3일 만에 갚아줬다.
현대건설은 9연승이 마감된 이후 곧바로 연패에 빠질 수 있는 위기에 몰렸지만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을 앞세워 고비를 넘겼다. 외려 한 번 당했던 상대를 철저히 분석하고 나온듯 한 수 위 경기력을 발휘하면서 승리를 챙겼다.
현대건설은 에이스 모마가 양 팀 최다 35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양효진 15득점, 이다현 12득점, 위파위 10득점 등 주전 선수들도 제 몫을 해내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IBK기업은행은 3연승이 무산됐다. 아베크롬비가 23득점을 올려줬지만 강행군 탓인지 2세트부터 특유의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포가 힘을 잃은 IBK기업은행은 공격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최정민 10득점, 표승주 10득점, 황민경 11득점 등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 앞에 빛이 바랬다.
IBK기업은행은 승점 추가에 실패하면서 상위권 팀들을 따라붙지 못했다. 시즌 10승 9패, 승점 28점으로 5위 정관장(7승 11패, 승점 24)에 승점 4점 앞선 4위를 유지했다. IBK기업은행은 한 경기를 덜 치른 3위 GS칼텍스(12승 6패, 승점 34)과 6점의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한 채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선발 라인업
- 현대건설: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미들 블로커 양효진-아포짓 스파이커 모마-미들 블로커 이다현-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윤-세터 김다인-리베로 김연견
9연승의 휘파람을 불던 현대건설은 지난 24일 IBK기업은행과의 화성 원정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17-25 16-25 25-20 25-23 5-15)로 패했다. 10연승이 불발된 것은 물론 2위 흥국생명(14승 4패, 승점 39)과 승점 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이날 IBK기업은행을 꺾고 사흘 전 패배를 설욕함과 동시에 승점 3점 획득이 절실했다. IBK기업은행 세터 폰푼에게 두 번 당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게임을 준비했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1, 2라운드에서는 IBK기업은행이 세터 폰푼과 공격수들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우리가 수비 후 공격으로 전환하고 반격이 잘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24일) 3라운드는 달랐고 우리가 고전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은 우리가 범실이 나오더라도 서브를 더 적극적으로 넣어야 한다. 공격력이 살아나야 하고 선수들에게도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며 "리시브도 버텨줘야 하는데 김주향이 흔들리면 수비가 좋은 고예림을 투입할 계획이다. (부상에서 회복한 만큼) 고예림도 4라운드에서는 출전 시간을 늘려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휴식이 이틀 밖에 없었던 부분은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 IBK기업은행도 똑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만큼 힘들더라도 버텨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성형 감독은 다만 IBK기업은행 세터 폰푼의 최근 경기력과 기량은 인정했다. 폰푼은 아시아 쿼터 전체 1순위로 올 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은 뒤 경기를 거듭할수록 진가를 뽐내고 있다. 빠르고 정확한 토스를 바탕으로 IBK기업은해의 상승세를 견인 중이다.
강성형 감독은 "폰푼이 밖에서 봐도 (상대팀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토스를 하니까 우리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며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 IBK기업은행: 아웃사이드 히터 표승주-미들블로커 최정민-아포짓 스파이커 아베크롬비-미들블로커 김현정-아웃사이드 히터 황민경-세터 폰푼-리베로 신연경
IBK기업은행은 지난 24일 승리의 기세를 몰아 또 한 번 현대건설을 잡기 위해 나섰다. 세터 폰푼의 지휘 아래 팀 공격이 매끄럽게 돌아가면서 화력 싸움에서는 어느 팀과 맞붙어도 뒤지지 않는 토대가 마련됐다.
1, 2세트를 먼저 따내고 3, 4세트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상대는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현대건설이었다. 외려 5세트 현대건설을 압도하고 승점 2점을 따낸 부분은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앞선 경기에서는 폰푼의 게임 운영도 좋았고 우리가 공략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선수들이 철저하게 잘해냈다"며 "리시브도 잘 받았고 서브도 잘 때렸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우리가 직전에 현대건설을 이겼다고 해서 오늘도 또 잘해서 이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때 잘했던 걸 그대로 하고 부족했던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 현대건설도 우리에게 지고 나서 여러 가지를 준비했을 것이다"라고 경계했다.
김호철 감독은 팀의 기둥 역할을 해내고 있는 폰푼과 아베크롬비 활약에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아베크롬비의 경우 3라운드 MVP까지 수상하면서 최근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김호철 감독은 "폰푼이 시즌 준비 과정에서 팀에 늦게 합류하면서 공격수들과 타이밍, 스피드가 안 맞았다. 지금까지도 아직은 맞춰가는 과정에 있다"며 "아베크롬비는 3라운드 MVP 수상이 본인에게도 큰 영광이고 팀 전체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아베크롬비 폭발한 IBK, 기선 제압 성공...실책으로 자멸한 현대건설
IBK기업은행은 지난 24일 경기 승리의 기세를 이날 1세트에도 이어갔다. 아베크롬비가 1세트에만 홀로 8득점을 책임져 주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아베크롬비는 공격 점유율 41.03%, 공격 성공률 50%의 괴력을 뽐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3라운드 MVP 수상 시상이 진행된 가운데 이를 자축하는 플레이를 선보였다. 표승주가 3득점, 황민경과 김현저도 2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IBK기업은행은 11-10으로 앞선 1세트 초반 김현정이 현대건설 모마의 퀵오픈을 블로킹으로 저지한 뒤 서브 에이스로 알토란 같은 2점을 팀에 안겼다. 이어 표승주의 퀵오픈 성공과 현대건설의 범실, 아베크롬비의 백어택 성공 등을 묶어 16-12의 리드를 잡았다.
IBK기업은행은 이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18-16으로 점수 차가 좁혀지기도 했지만 아베크롬비의 퀵오픈 성공과 현대건설의 범실로 고비를 넘겼다. 22-19에서 표승주의 퀵오픈 성공, 현대건설 모마의 서브 범실로 세트 포인트를 선점한 뒤 24-22에서 황민경의 오픈 성공으로 1세트를 먼저 따냈다.
현대건설은 모마가 6득점, '블로퀸' 양효진이 4득점, 이다현과 위파위가 나란히 3득점으로 1세트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보였지만 범실 9개가 발목을 잡았다.
▲반격 이끈 모마-양효진, 승부의 균형 맞춘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었다. 모마가 2세트 9득점을 책임지면서 공격의 중심을 잡아줬다. 양효진도 5득점으로 1세트에 이어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고 이다현도 3득점, 위파이 2득점 등 주축 선수들의 고른 활약이 빛났다. 1세트와 비교하면 팀 리시브가 더 안정적으로 이뤄지면서 세트 스코어 1-1로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현대건설은 14-14로 팽팽히 맞선 2세트 중반 IBK기업은행의 범실과 모마의 백어택, 서브에이스에 이은 이다현의 블로킹으로 순식간에 19-14로 달아났다. 20-16에서는 고예림의 퀵오픈 성공, 위파위의 오픈 성공으로 점수를 쌓으면서 22-17의 5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현대건설은 넉넉한 리드 속에 양효진의 시간차 성공과 속공 성공으로 세트 포인트 24-19 상황을 만들었다. 모마의 오픈 성공으로 2세트에 종지부를 찍었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가 2세트 2득점, 공격 성공률 14.29%에 그치면서 화력 싸움에서 현대건설에 밀렸다. 최정민이 블로킹 2개 포함 5득점, 베테랑 황민경이 4득점, 표승주가 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아베크롬비의 난조로 아쉬움을 삼켰다.
▲피 말리는 듀스 접전, 현대건설이 웃었다...승부처서 무너진 IBK
현대건설은 3세트 모마가 무시무시한 폭발력을 보여줬다. 모마는 11득점, 공격 점유율 54.76%, 공격 성공률 47.83%로 IBK기업은행의 리시브를 흔들어놨다. 이다현과 양효진 두 미들 블로커가 3득점씩 보탰다.
현대건설은 20-18로 앞선 3세트 후반 IBK기업은행의 거센 반격에 흔들렸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의 퀵오픈 성공과 오픈 성공, 백어택 성공으로 21-21 동점을 만들면서 현대건설을 압박했다.
현대건설은 IBK기업은행 아베크롬비의 범실로 22-21로 리드를 되찾았지만 IBK기업은행은 폰푼의 재치 있는 오픈 성공, 아베크롬비의 백어택 성공으로 23-22로 경기를 뒤집었다. 황민경의 퀵오픈 성공으로 24-23으로 세트 포인트를 선점하면서 흐름은 현대건설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무너지지 않았다. 이다현의 속공 성공으로 동점을 만들어 한숨을 돌렸고 IBK기업은행의 범실로 25-24로 재역전했다. 곧바로 위파위의 오픈 성공이 터지면서 세트 스코어 2-1로 앞서갔다.
IBK기업은행은 아베크롬비가 3세트 7득점에도 결정적인 범실 3개를 범하면서 고개를 숙였다. 승부처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역전패 위기에 몰렸다.
▲'연패는 없다' 현대건설, 4세트 승부에 마침표를 찍다
현대건설은 4세트 시작과 함께 위파위, 모마, 이다현 등 주축 선수들의 공격 성공과 IBK기업은행의 범실로 쉽게 점수를 쌓았다. 6-1로 앞서가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힐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10-2까지 도망가면서 IBK기업은행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현대건설은 15-10으로 점수 차가 좁혀지기도 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양효진이 속공에 이은 오픈 공격 성공으로 팀에 17-10의 리드를 안겼다. 현대건설은 4세트 모마뿐 아니라 위파위, 이다현까지 득점 행진에 가세하면서 빠르게 승리에 다가섰고 4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KOVO)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