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의 반려견인 '까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샌프란시스코는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이정후와 반려견 까오의 사진 여러 장으로 만든 영상을 게시했다. "이정후만 영입한 게 아니라는 것은 몰랐을 것"이라며 까오를 조명했다. "우리는 이미 그들을 사랑한다"며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유쾌한 게시글이었다.
이정후는 해당 글에 "공유해줘 감사하다"는 댓글을 영어로 적으며 화답했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까오와 함께 자라왔다. SNS에 까오의 계정을 따로 만들어 운영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샌프란시스코의 영상은 LA 다저스와 오타니 쇼헤이를 연상시켰다. 오타니는 지난 10일 개인 SNS 계정을 통해 LA 다저스와 계약 소식을 알렸다.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에 계약을 마쳤다.
오타니의 반려견도 시선을 끌었다.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 당시 오타니는 '반려견의 이름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데코핀이라고 하지만 미국 사람들은 발음하기 어려울 수 있다. 원래 이름은 데코이다. 사람들에게 부르기 쉽게 데코이라 소개한다"고 답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한국의 슈퍼스타인 이정후를 영입하며 다저스와 오타니, 데코이처럼 이정후와 까오를 함께 조명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이정후의 계약은 지난 15일 공식 발표됐다. 계약 기간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약 1473억원) 규모였다.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빅리그에 진출한 한국인 선수 중 역대 최고 대우를 기록했다. 아시아 야수로 범위를 넓혀도 최대 수치다. 2027시즌 종료 후 옵트 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했다.
이정후는 내년에 700만 달러,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각 205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금 500만 달러는 별도로 수령한다. 구단과 자선 기부 계획도 세웠다. 내년에 6만 달러, 2025년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 각 11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각 10만2500달러를 기부한다.
성공적으로 계약을 마친 이정후는 현지시간으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준비해온 소감을 영어로 말하고 유머 감각을 자랑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기자회견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는 역사가 깊고 우승도 많이 했던 팀이다. 그런 팀에서 선택해 주셔서, 이 구단에서 뛰게 돼 영광이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난 아직 어리다.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곳에서 기량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며 "팀에 승리를 안겨 줄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모든 걸 쏟아부을 준비가 돼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일단 부딪혀 보겠다. 적응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그 점을 최우선으로 삼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한 만큼 팀 승리를 위해 뛰겠다"고 강조했다.
파르한 자이디 샌프란시스코 구단 사장은 기자회견 당일 "이정후가 (2024시즌) 개막전부터 매일 중견수로 뛰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오늘은 샌프란시스코 구단 역사에 남을 위대하고 신나는 날이다"며 부푼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우리는 이정후가 KBO 리그 최고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정후를 관찰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며 "우리 팀은 공격적인 부분에서 콘택트 능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추구하는 야구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자이디 사장은 "비시즌 우리가 가장 영입하고 싶어 했던 선수가 이정후였다. 밥 멜빈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이정후를 도울 것이다"며 "25세의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에 오래 머물며 위대한 유산을 남길 기회를 얻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SNS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