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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월드컵 금메달' 김길리+박지원 "홈에서 꼭 우승하고 싶었다…종합 1위 위해 노력" 합창

기사입력 2023.12.16 22:44 / 기사수정 2023.12.16 23:17



(엑스포츠뉴스 목동, 유준상 기자) 대한민국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길리(성남시청)와 박지원(서울시청)이 나란히 홈 팬들 앞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길리는 16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500m 1차 레이스 결승에 출전, 2분35초785의 기록으로 7명의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에 통과했다.

이어진 남자 1500m 1차 레이스 결승에 나선 박지원은 윌리엄 단지누, 펠릭스 루셀(이상 캐나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고 2분16초3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품었다. 박지원이 올 시즌 월드컵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1차 대회 남자 1000m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흠 잡을 데 없는 레이스를 선보인 김길리는 "응원을 와주신 분들도 많고, 또 그분들을 위해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탔다. 금메달을 따게 돼 너무 다행이고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지원은 "(서울에서 열렸던) 지난 3월 세계선수권도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었는데, 그 힘을 잃지 않고 싶어서 더 열심히 탔던 것 같다. 그 결과가 (그때와) 같았기 때문에 더 의미가 깊은 것 같다"고 전했다.

2022-2023시즌부터 월드컵 시리즈를 소화하기 시작한 김길리는 1차 대회부터 시상대에 서는 등 존재감을 나타냈고, 2차 대회 여자 1500m에서는 개인 종목 첫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후에도 최민정(성남시청)과 함께 대표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올 시즌 한 단계 더 진화한 김길리는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1000m 2차 레이스에서 정상에 올라섰고, 2차 대회와 3차 대회에서는 여자 1500m 금메달을 쓸어담았다. 그리고 4차 대회 여자 1500m까지 금메달을 따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여자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이 재충전을 위해 대표팀 1년 쉬기로 해서 김길리의 질주가 더욱 반갑다.


김길리는 현재 랭킹 포인트 715점으로 선두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이날 2위 크리스틴 산토스-그리스월드(미국·680점)와의 격차를 35점으로 벌리면서 '크리스털 글로브'에 한 걸음 다가섰다. ISU는 지난 시즌부터 남녀 세계랭킹 1위에게 '크리스털 글로브'를 시상하고 있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크리스털 글로브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김길리는 "현재 1위라 (크리스털 글로브) 욕심이 나긴 하는데, 계속 1위를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초대 크리스털 글로브 수상자'이기도 한 박지원은 지난 시즌 압도적인 경기력을 뽐냈으나 올 시즌 초반 페이스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1차 대회 남자 1000m 1차 레이스 금메달, 2차 대회 남자 1500m 2차 레이스 은메달, 3차 대회 남자 1000m 은메달까지 꾸준히 포디움에 오른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다.

하지만 박지원은 오랜만에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면서 아쉬움을 훌훌 털어냈다. 세리머니를 할 때 평소보다 큰 동작을 선보인 이유이기도 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두 팔을 번쩍 들며 포효했던 박지원은 "좀 오래 참았던 것 같다. 지난해와 비교되는 성적일 수도 있고, 또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컸다. 혼자서 계속 생각했던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내야 된다'는 것이었고, 그 많은 고민 끝에 첫 번째로 들어오게 돼 많이 흥분했던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박지원(556점)은 현재 스티븐 뒤부아(캐나다·573점)에 이어 세계랭킹 2위를 기록 중이다.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2년 연속 크리스털 글로브를 정조준한다. 그는 "1위에 올라서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더 어렵다는 걸 이번 시즌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낀다. 방심하지 않고 6차 대회까지 달리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16일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수확한 대표팀은 순항을 이어간 가운데, 남아있는 월드컵 대회와 세계선수권 그리고 더 나아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까지 바라보는 중이다. 대표팀에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하는 김길리와 박지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김길리는 "아직 부담이 큰 것 같다. 에이스가 되기에는 한참 먼 것 같은데, 더 열심히 해서 에이스다운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했다. 박지원은 "계속 1위를 유지하는 게 어렵다고 들었고, 그 어려운 게 도대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한 상태로 준비를 했다. 사실 아직까지는 잘 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남은 대회가 있는 만큼 더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목동,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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