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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벽' 앞에 맨유 16강 희망 날아갔다…뮌헨, 맨유 원정 1-0 승리

기사입력 2023.12.13 11:24 / 기사수정 2023.12.13 11:25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한국산 철기둥 김민재가 풀타임을 뛴 가운데 그의 소속팀인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조 1위 16강 진출을 이미 확정지은 상태에서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적지에서 누르고 조별리그 무패 통과를 확정지었다. 반면 맨유는 2년 만에 오른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최하위 굴욕을 맛봤다.

바이에른 뮌헨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 킹슬리 코망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뮌헨은 조별리그 1~4차전 4연승을 통해 A조 1위를 일찌감치 확정지은 터였다. 그러나 보너스 경기 같은 맨유전에서도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내세운 끝에 이기고 조별리그 6전 5승 1무를 기록했다. 뮌헨은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무패 기록을 40경기(36승 4무)로 늘렸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이어진 대기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반면 패한 맨유는 1승 2무 3패(승점 5)를 기록하면서 코펜하겐(승점 8), 갈라타사라이(승점 5)에도 뒤져 최하위에 그쳤다. UEFA 주관 대회는 두 팀 승점이 같을 경우 해당팀간 승자승을 원칙으로 한다. 각 조 1~2위 주는 16강 티켓은 물론 각 조 3위에 주어지는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티켓도 놓쳤다. 잔혹한 크리스마스가 됐다.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 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절실한 팀은 홈팀 맨유였다. 맨유는 이날 경기를 무조건 이긴 뒤 같은 시간 열리는 코펜하겐-갈라타사라이 맞대결이 무승부로 끝나야 하는 상황이었다.

뮌헨은 직전 분데스리가 경기에서 대패한 터라 맨유전은 다소 스파링하는 기분으로 올드 트래퍼드에 왔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이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맨유는 홈에서 4-2-3-1 전형으로 나섰다. 직전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본머스에 0-3으로 지는 등 연이은 강행군 속에 성적이 좋지 않지만 챔피언스리그를 소홀히 할 순 없었다. 맨유를 지휘하는 에릭 턴하흐 감독은 최정예 라인업을 꾸렸다. 안드레 오나나 골키퍼를 비롯해 디오구 달롯, 라파엘 바란, 해리 매과이어, 루크 쇼가 수비를 구축했다. 스콧 맥토미니와 소피앙 암라바트가 수비를 보호했다. 2선엔 안토니, 브루누 페르난데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최전방에 라스무스 회이룬이 출격했다. 

턴 하흐 감독은 중요한 경기에 바란을 복귀시키는 강수를 뒀다. 한동안 전술적인 이유로 매과이어, 조니 에반스, 빅토르 린델뢰프에 밀렸던 바란은 약 한 달 만에 선발 출전했다, 회이룬도 질병으로 빠진 앙토니 마르시알과 마커스 래시퍼드를 대신해 최전방 공격수로 나섰다. 


맨유는 빅토르 린델뢰프가 부상에서 돌아와 공식 훈련에 참여하며 뮌헨전 출전 기대감을 높였고 명단에 포함됐다.

마르시알과 래시퍼드는 모두 질병 여파로 명단에서 빠졌다. 또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공식 훈련에 합류해 팀 훈련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다만 그는 재활을 위해 추가 개인 훈련을 진행했고 이날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다. 

맞서는 뮌헨도 같은 4-2-3-1 전형으로 나왔다. 마누엘 노이어 골키퍼를 비롯해 누사이르 마즈라위, 다요 우파메카노, 김민재, 알폰소 데이비스가 수비를 구성했다. 중원에 레온 고레츠카, 요슈아 키미히가 수비를 보호했다. 2선은 킹슬리 코망, 자말 무시알라, 리로이 사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나와 득점을 노렸다. 



뮌헨은 몸상태가 온전치 않은 무시알라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갈라타사라이와의 첫 맞대결 때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그는 약 한 달 만에 선발 복귀를 이뤘다. 

뮌헨은 스벤 울라이히 골키퍼, 세르주 그나브리가 부상 여파로 원정 명단에 제외된 걸 빼면,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원정 명단에 포함됐다. 성적과 아무 상관 없는 경기임에도 맨유 원정에서 거의 최상의 카드를 들고 나왔다.

투헬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제 반등할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이 있다. 우리는 직접적으로 실수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내일 가장 큰 축구 무대에서 반등을 보여줄 기회가 있다"라며 맨유전을 특별히 여겼다.

뮌헨과 맨유는 특히 지난 1998/99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서 만난 기억이 있다. 당시 뮌헨이 마리오 바슬러의 선제 골로 앞서 갔지만, 후반 추가시간 드와이트 요크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가 연속골로 역전을 만들며 맨유가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챙겼다. 동시에 트레블(프리미어리그, FA컵,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 역사를 썼다. 

투헬도 이 경기를 회상하며 "곧바로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그 경기가 떠올랐다. 난 모든 큰 순간들을 기억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후에 퍼기 타임(퍼거슨 감독 부임 시절 있었던 추가시간의 기적)이 등장했다. 우리는 그땐 모두 다 어렸다. 내일 우리는 분명히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맨유전에 설욕이란 의미 부여를 했다.

풀전력으로 나선 뮌헨은 경기 시작부터 맨유에 강한 압박을 가하며 공격을 시도했다. 맨유는 측면 공격수들을 중심으로 전진을 시도했지만, 뮌헨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7분 안토니는 김민재의 가랑이 사이를 공략하는 데 성공하며 오른쪽 측면에서 전진을 시도했다. 하지만 고레츠카가 강하게 밀어 붙이면서 결국 골라인 밖으로 나갔다. 

뮌헨은 전반 9분 코망의 패스를 받은 케인이 박스 밖에서 논스톱 슈팅을 시도하며 첫 포문을 열었다. 12분엔 마즈라위가 전진하며 빠르게 크로스를 시도했다. 중앙에 사네가 진출했지만, 크로스가 골키퍼와 사네 사이로 향하면서 지나갔다. 1분 뒤엔 바란이 크로스와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면서 맨유가 위기를 넘겼다. 

맨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강하게 들어 오는 뮌헨의 압박을 중원에서 풀어내면서 전진을 시작했다. 페르난데스의 키패스가 회이룬에게 향하는 듯 보였지만, 김민재가 이를 방해하면서 슈팅 기회를 저지했다. 

맨유는 전반 23분 쇼가 전진하면서 중거리 슛을 시도해 노이어의 선방을 이끌어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선 김민재가 헤더로 클리어링하며 위기를 넘겼다. 

전반 26분엔 사네가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드리블 돌파에 성공하면서 순식간에 골문 앞까지 전진했다. 이후 옆으로 패스했고 이를 받은 무시알라의 슈팅은 높이 떴다.

뮌헨의 결정력이 계속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 31분 무시알라부터 시작된 역습에서 사네가 올라온 크로스를 슈팅으로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면서 기회를 날려버렸다. 사네는 곧바로 이어진 슈팅 기회도 안토니의 수비에 막히며 소유권을 내주고 말았다. 



흐름을 타던 맨유는 갑작스러운 변수를 맞이했다. 전반 36분 매과이어가 상대 공격을 차단한 뒤, 전진하는 과정에서 사타구니에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다. 매과이어는 스스로 공을 내보내고 주저 앉았고 빠르게 조니 에반스가 몸을 풀었다 

다시 들어가 본 매과이어는 스스로 안된다고 벤치에 신호를 보냈고 전반 40분 에반스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맨유 팬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김민재는 전반 44분 회이룬과의 몸싸움 승부에서 승리하면서 맨유의 역습을 단숨에 저지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1분 뒤에도 김민재는 회이룬과의 경합을 이겨내며 사이드라인 아웃을 이끌었다. 

추가시간은 3분이 주어졌고 맨유는 끝까지 강한 압박으로 소유권을 계속 이어갔다. 하지만 맨유도 결정적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전반은 그대로 종료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맨유는 루크 쇼가 햄스트링 문제로 빠지고 아론 완 비사카가 투입됐다. 달로가 왼쪽으로 가고 완 비사카가 오른쪽으로 갔다. 뮌헨은 콘라트 라이머가 마즈라위를 대신해 들어가 그대로 우측 수비수로 들어갔다. 

시작과 함께 안토니가 침투 패스를 달려가면서 받으려고 했지만, 김민재가 깔끔한 태클로 막아내면서 심지어 골킥으로 만들었다. 

맨유는 후반 3분 완 비사카가 오른쪽으로 전진한 뒤 컷백 패스로 페르난데스를 봤고 슈팅까지 이어졌지만, 하늘 높이 향하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맨유는 강한 전방 압박을 전반부터 계속 유지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공격 진여에서의 선택이 아쉬웠다. 후반 6분엔 가르나초의 크로스가 회이룬에게 향했지만, 이를 김민재가 커버하면서 슈팅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다. 

후반 9분 끝까지 압박에 성공한 페르난데스가 공간을 확보하면서 곧바로 슈팅을 시도하는 장면이 크게 인상적이었다. 뒤가 없는 맨유는 계속 전방 압박을 시도해 뮌헨을 옥죄었다. 

뮌헨은 후반 17분 만에 슈팅을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무시알라의 드리블 돌파에 이어 케인이 볼을 소유했고 키미히의 슈팅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키미히의 슈팅이 높이 뜨면서 머리를 감싸쥐었다. 

뮌헨은 후반 20분 100%가 아니었던 무시알라를 빼고 토마스 뮐러를 투입하면서 변화를 줬다. 

그리고 뮌헨은 맨유의 희망을 꺾어버렸다. 후반 25분 중앙에서 패스가 연결되면서 전진에 성공했고 뮐러와 케인이 연속으로 원터치 패스를 전개하며 전진한 코망에게 이어졌다. 코망은 침착한 슈팅으로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의 숨통을 끊어버리는 한 방이었다. 

후반 27분 달로가 후방에서 넘어 온 오나나의 기습적인 롱패스를 받으려고 했지만, 터치가 조금 길면서 앞으로 나왔던 노이어에게 공을 빼앗겼다.



맨유는 후반 30분 안토니와 가르나초를 빼고 파쿤도 펠리스트리, 한니발 메브리를 투입해 에너지 레벨을 유지했다. 뮌헨도 부상이 의심되는 코망을 빼고 마티스 텔이 들어갔다. 맨유는 여기에 후반 34분 2005년생 코비 마이누를 투입하고 바란까지 빼면서 큰 변화를 줬다. 

뮌헨은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슈팅이 수비 블락에 막혔다. 이어진 두 번째 코너킥에서는 케인의 헤더가 골포스트를 살짝 스치며 득점에 실패했다. 

맨유는 실수가 이어지며 좋았던 흐름도 살리지 못했다. 후반 막판 패스 연결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결국 맨유는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동안 맨유의 공세에도 뮌헨은 꿈쩍도 안 했고 맨유는 득점 없이 영패를 당했다. 맨유에게 이번 시즌 더이상의 UEFA 클럽대항전 경기는 없다. 

맨유가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뮌헨을 이기고 반대편에서 열리는 코펜하겐과 갈라타사라이전 무승부가 필요했다. 

두 팀은 전반전을 득점 없이 비기면서 맨유에게도 희망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코펜하겐이 후반 13분 루카스 레라거의 선제 골이 터졌다. 

맨유는 반드시 이겼어야 하는 이 경기에서 오히려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결국 뮌헨에게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이날 실점으로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에서만 15실점을 기록한 맨유는 잉글랜드 4팀 중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압박 장면은 훌륭했다. 계속해서 공을 차단하면서 상대 공격 진영에서 슈팅 공간이 열렸다. 그러나 그때마다 아쉬운 패스 선택이나 슈팅의 퀄리티가 떨어졌다. 

심지어 슈팅 숫자가 더 많았던 쪽은 오히려 뮌헨이었다. 뮌헨은 슈팅 11개 유효슈팅 3개를 기록했고 그 중 하나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반면 맨유는 5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단 하나, 루크 쇼의 중거리 슛이 전부였다. 

맨유는 이 경기만 못하지 않았다. 맨유는 조별리그 내내 스스로 자멸하며 오랜만에 돌아온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서 광속 탈락했다. 뮌헨과의 1차전 3-4 패배는 아쉽다고 하더라도 갈라타사라이와의 홈 2차전에서 2-3 패배가 치명타였다. 홈에서 갈라타사라이에게 역전패를 당하면서 기세가 꺾였다. 

코펜하겐과의 홈 3차전에서 승리하며 조별리그 첫 승을 신고했지만, 4차전 원정에서 3-4 역전패로 다시 흐름이 끊어졌다. 끝까지 따라붙었지만, 맨유는 코펜하겐 원정 충격패로 사실상 16강 희망이 사라졌다. 갈라타사라이 원정 5차전도 아쉽게 3-3 동점으로 마무리한 맨유에게 16강 진출 가능성은 아주 낮았다. 

맨유는 조별리그에서 단 1승만 챙기는 굴욕적인 운영으로 허무하게 유럽대항전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기에 매과이어, 루크 쇼 등 주전 수비진이 모두 부상을 당하는 악재마저 겹치고 말았다. 다가오는 주말 리버풀과의 노스웨스트더비를 앞둔 맨유의 상황은 암울하다. 



한편 김민재는 이날 90분을 다 뛰면서 뮌헨 승리에 보탬이 됐다. 상대 공격수 회이룬을 거의 꽁꽁 틀어막아 무득점으로 돌려세웠다.

뮌헨의 토너먼트 첫 상대는 오는 18일 16강 조추첨에서 결정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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