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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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생뎐, 사람들은 왜 욕하면서 봤을까 - 임 작가의 법칙

기사입력 2011.07.18 11:13 / 기사수정 2011.07.18 11:13

방송연예팀 기자

[E매거진] '귀신 논란'을 비롯해…이러쿵 저러쿵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기생뎐'이 대단원에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 막을 내린 '신기생뎐'에서는 가족들의 관심 속에서 단사란(임수향 분)이 아기를 출산하고, 아다모(성훈 분)와 함께 부모가 되는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사란은 남편 다모와 친부모인 어산(한진희 분)과 순덕(김혜선 분), 시아버지 수라(임혁)가 지켜보는 가운데 딸 '아리아' 를 낳았고 가족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사란이 자신의 친딸임을 알고 몇 달만이라도 같이 살고 싶었던 어산은 사란과 함께 살기 위해 수라와 '묵찌빠'로 때아닌 사란 쟁탈전을 벌였다.

라라(한혜린 분)는 엄마 주희(이종남 분), 남편과 미국으로 떠났고 주희는 화란(김보연)에게 부용각을 넘기고 딸과 함께 홀가분하게 미국으로 떠났다.

모두 행복하게 끝나는 듯 보였으나 공주(백옥담)의 부모 철수(김주영)와 화자(이숙)는 사란이 진통이 와 병원에 갔다는 말을 듣고도 등산을 갔다가 실족사로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회를 얼마 앞두고 작가 교체설까지 나돌았던 그야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6개월간의 여정이었다.

'신기생뎐'은 총 52회가 방송되는 동안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귀신논란은 아수라에게 할머니 귀신, 장군 귀신, 아기 귀신 등이 빙의 되는 등의 내용이 차례로 전파를 타 논란이 되었는데, 지난 10일 방송분에는 빙의된 아수라의 눈에서 레이저가 나오며 '신귀신뎐'이라는 호칭까지 얻으며 시청자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한복판에 기생집 부용각이 존재한다는 가설하에 여주인공 단사란의 출생의 비밀과 사랑을 그리고 있는 '신기생뎐'은 임성한식 흥행 요소인 출생의 비밀을 앞세워 극이 흘러갔는데, 극 초반에도 비인도적인 '멍석말이', 비논리적인 '빨래판 복근' 등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과 설정이 쏟아지며 '막장 드라마'의 타이틀을 얻게 됐다.
 
논란은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극 초반 사란의 친할아버지 시조(이대로 분)과 다모의 친할머니 애자(안영주 분) 등이 갑자기 사망한데 이어 마지막 회에서는 사란에게 못되게 굴었던 화자와 철수 부부가 등산을 가서 실족사를 하는 등 등장인물의 갑작스런 죽음 역시 논란이 됐다.
 
초반 약 10%의 시청률로 출발했던 '신기생뎐'은 중반을 넘어서며 시청률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신인이였던 주연배우들의 인기도 높아졌다.

여전히 출생의 비밀, 계모의 상식을 넘어선 구박, 귀신 등은 여전히 존재했다. 하지만, 시청률 상승은 계속되어 마지막 회에는 전국시청률 28.3%(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이런 기이한 현상은 처음이 아니다.

임성한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욕하면서도 보는 드라마'로 드라마 '보고 또 보고'로 시청률 57.3%를 기록했고, '인어아가씨' (47.9%) 등 만드는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어김없이 막장 논란은 함께였다.

 왜 시청자들은 욕하면서도 보게 됐을까?
 
소재야 어찌됐든 임성한 작가가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엮는 구성력은 뛰어나다.

하나의 출생의 비밀을 다루기도 어려운 시점에 '신기생뎐'에는 3건의 출생의 비밀이 등장한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며 보던 시청자들은 어느새 출생의 비밀을 풀어내는 임성한 작가의 솜씨에 중독되어 주말 밤 TV 앞에 모여드는 것이다.

또한, 다른 드라마에선 보지 못했던 신기한 설정들이 오히려 시청률엔 약이 된 것도 있다. 막장드라마로서 입지를 굳히게 한 아수라의 빙의 설정이 시청자 입장에서는 어이가 없으면서도 다음 회가 궁금해지게 만드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기생을 미화하는 초반 설정부터도 논란이 됐지만 드라마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배우를 기용해 시청률을 20% 넘게 끌어올린 것은 작가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출연 배우들조차 임성한 작가에게 신뢰를 보내며 마지막까지 캐릭터 관련한 문제 발생으로 하차하는 문제없이 무사히 마지막 회까지 함께했다.

'기생뎐'이지만 정작 기생이야긴 얼마 없었고, 갑작스런 이야기 전개로 화제를 모았던 '신기생뎐'도 끝이 났다.

'욕하면서도 보게 되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법칙은 그대로 남게 됐다. 황당무계한 설정과 흡입력으로 시청자를 끌어들였던 이 드라마를 보내는 지금 왠지 모를 시원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방송연예팀 enter@xportsnews.com

[글] 박은주 (엑스포츠뉴스 방송연예팀)  / [사진] SBS 방송화면



방송연예팀 박은주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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