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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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부상, 미래 불안했다"…루시드폴, 낯선 앰비언트로 돌아온 까닭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12.12 07:00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Lucid Fall)이 1년 만에 돌아왔다.

루시드폴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갤러리 스페이스 소포라에서 진행된 두 번째 앰비언트 앨범 '비잉-위드(Being-With)'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차갑거나 뜨거운 것처럼 자극은 없지만 편안하고 내 몸 같더라. 자연스럽게 나도 이런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발전했다"고 앰비언트 음반으로 컴백한 이유를 밝혔다.  

앰비언트(Ambient)란 반복적이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멜로디 구조를 부각하는 인스트루멘틀 음악으로, 루시드폴의 '비잉-위드'에는 현존하는 다양한 소리들을 재료 삼은 다섯 편의 음악이 담겨 있다.  

루시드폴은 지난 2021년 발매된 '댄싱 위드 워터(Dancing With Water)' 이후 두 번째 앰비언트 앨범으로 대중 앞에 섰다. 다소 생소하고 비상업적인 앰비언트 장르를 택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의아해할 수도 있을 터다. 



이를 인지하듯 루시드폴은 앰비언트 음악을 시작한 계기로 2018년 여름을 떠올렸다. 현재 10년째 제주살이 중인 루시드폴은 음악 작업 외에도 귤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농기구에 손가락이 끼는 부상을 당해 큰 수술을 했다고. 

모두가 깜짝 놀라자 루시드폴은 "참고로 지금은 다 나았다. 날이 추울 때 살짝 지끈거리는 정도. 손가락 다친 친구들 얘기 들어보니까 재활이 잘 됐더라"라며 안심시켰다. 

그는 "당시에는 좀 심란했다. 내가 기타를 칠 수 있을까? 일단 한 달 후에 잡혀있는 공연부터 취소했다. 저는 기타로 노래를 부르는 전형적인 싱어송라이터 아닌가. (손가락 다치니까) 미래가 불안하더라"라고 말했다.  

또한 "생각하고 싶지 않으니까 자꾸 기타 음악에 거리를 두고 싶었다. 그래서 힙합, 트렌디 팝 등 안 듣던 음악들을 듣기 시작하면서 유난히 많이 들었던 게 앰비언트 음악이었다"며 "손가락이 이렇게 돼서 컴퓨터로 작업을 해야 했는데 미디 작업을 안 해보진 않았지만 메인으로 할만큼은 아니었다. 컴퓨터 사서 프로그램 깔고 왼손을 안 써도 되는 음악을 하다보니 소리에 더 많은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약 5년이 지난 지금, 루시드폴은 부상을 당해 앰비언트 음악을 접하게 된 건 '운명'이라고 일컬었다. 

"보이지 않은 틀을 벗어난 계기였다"라던 루시드폴은 "그러다 굉장히 좋은 앰비언트 뮤지션을 알게 됐고 나도 저런 음악을 만들고 싶더라. 탱크를 이용한 60년대 미니멀리즘 현대 음악가들처럼 음악을 만들었다. 누가 농기구에 손이 끼여서 앰비언트 음악이 나올 줄 알았겠나"라고 스스로 감탄했다. 

루시드폴이 격년으로 앨범을 낼 정도로 푹 빠진 앰비언트 음악이지만, 아직 대중들에게는 생소한 장르. 루시드폴 또한 처음부터 앰비언트 음악이 끌렸던 것은 아니라고 고백해 눈길을 끈 가운데, 그는 "아무리 들어도 좋아지지 않는 음악이 있는데 제게 앰비언트가 그랬다. 이거 좋아하면 멋있어 보일 것 같은데 아무리 해도 안 좋아지더라"라고 토로했다.



이어 "어느 순간 뭐랄까. 음악이 스피커나 이어폰을 통해 나한테 다가오는 게 아니고 음악이 내 주변으로 흩어지더라. 마치 향초처럼. 소리의 질감과 공간감이 느껴지고 어디가 시작이고 끝인지 알 수 없는 이상한 흐름이 너무 매력적이었다"고 떠올렸다. 

앰비언트 음악을 향한 루시드폴의 애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치 자식 자랑을 하듯 그는 "앰비언트 음악은 마치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 같다. 차갑거나 뜨거운 것처럼 자극은 없지만 편안하고 내 몸 같다. 이제는 실생활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이 되어버렸고, 자연스럽게 나도 이런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엑's 인터뷰②]에서 계속)

사진=안테나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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