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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시환, 이번 생엔 나한테 안 돼"…"손아섭 선배님, 홈런 욕심내지 마시길"

기사입력 2023.12.08 17:00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선후배가 서로를 겨냥하며 맹활약을 다짐했다. 다음 시즌 시너지 효과를 낼 전망이다.

외야수 손아섭(NC 다이노스)과 내야수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호텔리베라 청담에서 열린 '2023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에서 나란히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수상 후엔 도발과 응원을 동시에 전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손아섭은 '최고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140경기서 타율 0.339(551타수 187안타) 5홈런 65타점을 빚었다. 2007년 롯데 자이언츠서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KBO 리그 타율왕에 올랐다. 안타 1위로 개인 통산 4번째 최다 안타상도 받았다. KBO 리그 역대 최초로 8년 연속 150안타, 역대 2번째로 11년 연속 200루타를 달성하기도 했다. 득점 3위(97개)를 곁들였다. 손아섭은 역대 통산 최다 안타 2위(2416개)를 기록 중이다.

올해 리그 홈런왕, 타점왕을 차지한 노시환은 '최고의 타자상'을 품었다. 올 시즌 131경기서 타율 0.298(514타수 153안타) 31홈런 101타점을 자랑했다. 리그 안타 공동 8위, 장타율 2위(0.541), OPS(장타율+출루율) 2위(0.929) 등에 이름을 올렸다.

노시환은 지난 4일 열린 2023 일간스포츠·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서 '최고 타자상'을 받은 뒤 "내년에는 타격왕을 해보고 싶다. 손아섭 선배가 긴장해야 할 것 같다"고 선언했다. 당일 손아섭은 '재기상'을 손에 넣었다.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 후 취재진과 만난 손아섭은 노시환에 대해 "지난 시상식에서 도발하더라. 이번 생에는 나를 못 이긴다고 말해줬다"며 "(노)시환이는 자신감 빼면 시체다. 그런 자신감은 좋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올해 계속 시환이가 대상을 받고 난 한 끗 차이로 한 단계 낮은 상을 받고 있다. 내년엔 내가 최고 선수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기부여가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시상식서 아마 특별상 선수 부문 수상에 성공한 투수 김택연(인천고)도 손아섭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택연은 2024 KBO 신인드래프트서 1라운드 2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는 "프로에 데뷔하면 손아섭 선배님과 상대해 보고 싶다. 장점을 살려 초구로 강속구를 던지겠다"고 조심스레 선전포고했다.

손아섭은 "좋은 선수들에게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정말 기쁘다. 후배들이지만 영광스럽다"며 "나보다 좋은 타자들이 많은데도 지목해 줘 고맙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지 않나. 경기 중 (김택연을) 만나게 된다면 프로라는 무대가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노시환이 인터뷰에 나섰다. "평생 나를 따라올 수 없다"는 손아섭의 한마디를 전했다. 노시환은 "선배님과 띠동갑이다. 선배님의 24세 때보다는 내가 낫지 않나 싶다"며 "선배님은 최다 안타 등 무척 대단한 기록을 세우고 계신다. 지금은 내가 기록 면에서 많이 부족하지만 12년 뒤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아섭은 내년 목표로 '장타력 강화'를 꼽았다. 그는 "홈런 개수에 대해 아쉽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우선 내 장점을 유지하되 장타력을 늘리고 싶다"며 "다음 달 미국으로 출국해 (강)정호 형과 만나 홈런이 적은 이유에 대해 상의해 보려 한다"고 귀띔했다.

홈런 타자인 노시환에게 장타력과 관련해 손아섭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 물었다. 노시환은 "내가 후배라 조언할 수는 없다. 다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조금 어려운 듯하다"며 "타율왕, 홈런왕을 같이 하면 무척 좋겠지만 하나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게 제일 멋있는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노시환은 "솔직히 나도 타율왕이 욕심나긴 한다. 타율까지 보완하면 내가 꿈꾸는 한국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하지만 그건 힘들 것 같다. 선배님도 홈런 욕심내지 마시고 계속 타율왕을 유지하셨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사실 노시환은 손아섭을 무척 존경한다. 그는 "선배님은 콘택트 능력이 정말 좋다. 야구 이야기를 해보면 천재라는 생각이 든다"며 "많은 선수들에게 타석에서 어떤 생각으로 치는지 물어보는데 모두 자기만의 존이 있다고 하더라. 보통 자기가 잘 칠 수 있는 코스를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선배님은 그냥 가운데 보고, '공 보고 공 치기' 한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하는데 이 정도의 타율로 타격왕을 한다는 건 천재성과 재능이 그만큼 대단한 것이라 본다. 감탄하고 있다"며 "난 노력형 선수다. 조니 워싱턴 코치님이 한화에 왔을 때 타석에서 나만의 존을 설정하는 법 등을 많이 배웠다. 그러면서 성장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손아섭과 노시환은 2024시즌에도 선의의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시상식서 다시 만나는 날을 꿈꾼다.



◆2023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수상자 명단

△아마 특별상(지도자 부문): 이승종 부산과학기술대 감독
△아마 특별상(선수 부문): 인천고 투수 김택연(두산 베어스 1R 2순위)
△BIC0412(백인천상): 대구고 타자 진현제
△최고의 신인상: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
△최고의 타자상: 한화 이글스 내야수 노시환
△최고의 투수상: KT 위즈 투수 고영표
△최고의 선수상: NC 다이노스 외야수 손아섭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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