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독하게 했고, 성과가 있었다. 한화 이글스 이진영이 다시 독기를 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화에 오기 전까지, 2016년 KIA 타이거즈에서 프로 무대를 밟은 이진영의 한 시즌 최다 경기는 2020년의 32경기였다. 2022년 4월 트레이드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후에는 70경기를 소화했다. 타율 0.200로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홈런 8방을 때리면서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즌 종료 후에는 호주야구리그(ABL)에서 질롱 코리아에 다녀왔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했다. 이진영은 "작년에도 준비한다고는 했는데 많이 미흡했던 것 같다. 올 시즌 시작하기 전에는 정말 '이거 아니면 안 되겠다' 생각으로 했다. 쉬는 날에도 한 번도 놀지 않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도 안 빠지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 나가서 놀 때 오히려 좋았다. 다른 사람들 놀 때 더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이런 게 결과로 나오니까 이제 더 욕심이 생기는 거다. 더 열심히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진영의 말처럼 그의 노력은 결과로 나타났다. 이진영은 올 시즌 121경기에 나서 89안타 10홈런 50타점 57득점 타율 0.249를 기록했다. 누군가에겐 대단한 성적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많은 경기에 나서며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도 달성했다. 팀에게도, 스스로에게도 힌트가 되는 시즌이었다. 이제는 2군에 있는 선수들에게 "더 욕심을 냈으면 좋겠다" 조언을 할 정도가 됐다.
거의 매번 특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경기에 나선 선수는 특타 의무가 없는데, 이진영은 매일 같이 특타를 자청했다. 이진영은 "안 지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못해서 서산에 가는 것보다 지치더라도 아쉬움은 없어야 된다고 생각을 했다. 그때는 불안한 마음을 좀 해소하고 싶은 마음에 특타를 자청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진영은 "내가 멘탈 관리를 많이 못했다. 방망이가 안 되면 수비도 안 됐고, 그러면서 힘들어 한 시기가 좀 있었다. 감이 안 좋을 때 감독님이 버티는 법을 알려주시기도 했고, (오)선진이 형이나 (채)은성이 형이 많이 얘기를 해주셨는데 사실 그 당시에는 너무 힘드니까 솔직히 잘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수비에서도 많이 미흡했고, 욕심만 앞섰던 부분이 조금 있어서 그런 것들 생각하면 후회가 좀 남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조금이라도 빨리 생각을 고쳤다면 그 정도는 아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운 느낌도 있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까, 내년 잘 준비해서 그런 일이 다시 오지 않게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테랑' 김강민의 합류도 이진영에게는 오히려 반가운 일이다. 이진영은 "워낙 경험이 많으신 선배님이셔서, 노하우를 배우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경쟁은 원래 했었으니까 자리 안 뺏기도록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원호 감독은 어느 정도 자신의 것을 보여준 이진영에게 다음 시즌 가장 먼저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진영은 "아직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는 생각은 안 한다. 일단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배운 것도 많고, 느꼈던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걸 토대로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비시즌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12월 7일부터 시작한다"고 단번에 구체적인 계획을 얘기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함께 친누나의 도움을 받아 필라테스도 병행할 예정이다. "야구만 하면 재미없지 않냐" 물으니 "서산에 있는 건 더 재미없고, 야구를 그만두면 더 재미없다. 노는 건 나중에 해도 되는데, 노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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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