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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로 떠난 페디, 덤덤한 NC…"MVP를 MVP로 대체 어렵지만.." [인터뷰]

기사입력 2023.12.06 17:12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에릭 페디가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복귀를 확정했다. NC 다이노스는 덤덤히 새 외인을 물색 중이다.

미국 ESPN의 제프 파산 기자는 6일(한국시간)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페디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약 197억원)에 계약했다"고 전했다.

우완 선발투수인 페디는 2017년 워싱턴 내셔널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지난해까지 6시즌 동안 통산 102경기(선발 등판 88경기)서 21승33패 평균자책점 5.41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연봉은 215만 달러였다. 올해 KBO 리그로 발걸음을 옮겼다. 신규 외인으로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80만 달러를 합해 상한액인 100만 달러에 NC와 손을 잡았다.

올 시즌 페디는 스위퍼를 앞세워 리그를 제패했다. 투수 트리플크라운, 정규시즌 MVP 등을 거머쥐며 포효했다. 시즌 종료 후 NC는 페디에게 다년계약을 포함한 최고 대우를 제안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현행 KBO 리그 외인 계약 제도상 각 구단은 한 해 외인 3명에게 연봉, 인센티브, 이적료 등을 모두 포함해 총 400만 달러까지만 지출할 수 있다. 선수들의 재계약 연차에 따라 10만 달러씩 증액되지만 MVP급 에이스를 붙잡기엔 부족했다. 결국 페디는 빅리그로 복귀를 택했다.

NC는 외인 세 명을 모두 새로 선발해야 한다. 올해 테일러 와이드너의 대체외인으로 영입한 좌완투수 태너 털리, 새 얼굴이었던 외야수 제이슨 마틴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태너는 11경기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92, 마틴은 118경기서 타율 0.283(435타수 123안타) 17홈런 90타점을 기록했다. 페디와도 이별해 외인 전면 개편이 불가피해졌다.



임선남 NC 단장은 6일 엑스포츠뉴스와 통화에서 "외국인선수들은 연말에 재계약을 장담할 수 없다. 매년 시즌 중 외인을 알아볼 때 전원 교체 가능성까지 고려하고 준비한다"며 "페디는 올해 워낙 잘했고 시즌 도중에도 해외 스카우트들이 매 경기 방문했다. 이탈할 확률이 크다고 봤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페디만큼은 아니더라도, 가능한 좋은 외인 투수들을 뽑아야 한다. 임 단장은 "특별한 기준이나 유형을 따로 정해놓지는 않는다. 매년 시장 상황이 바뀌기 때문에 그 시장에서 가장 좋은 선수와 계약하려 노력한다"며 "MVP를 MVP로 대체한다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생각이라고 본다. 최대한 좋은 투수를 데려와 잘 적응하고 좋은 성적을 내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외인 타자는 더욱 고민 중이다. 임 단장은 "타자는 투수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 후보가 정말 몇 명 없다"며 "우리가 기준을 정해 거기에 맞춰 선수를 고를 수 있는 여건은 아닌 듯하다. 가능한 최선의 선수를 영입하려 한다. 포지션은 1루수와 외야수를 같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태너와는 결별을 확정했지만, 마틴과는 완전히 손을 놓지 않았다. 임 단장은 "마틴에게 보류선수 명단 제외를 이야기하면서 '너를 포기하는 게 아니다. 여러 선수를 검토 중이고 너 역시 후보 중 한 명이다. 네게 타 구단과 협상하며 더 좋은 계약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묶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틴과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른 선수가 여의치 않을 경우 마틴도 충분한 후보가 될 수 있다. (재계약)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고 덧붙였다.

NC는 그간 에릭 테임즈, 드류 루친스키, 페디 등 걸출한 선수들과 함께하며 외인 스카우트 능력을 뽐냈다. 임 단장은 "우리는 항상 '대박 날 것 같은 선수'가 아닌 '실패할 가능성이 적은 선수'를 뽑아왔다. 언제나 잘 됐던 것은 아니지만 실패 횟수를 줄이고자 노력했다"며 "이번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페디는 올해 총 30경기 180⅓이닝서 20승6패 평균자책점 2.00을 자랑했다. 209탈삼진을 더해 '20승-200탈삼진'의 대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5번째이자 외인 최초다. 1986년 선동열(24승-214탈삼진·해태 타이거즈) 이후 37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

평균자책점, 승리, 탈삼진 부문 타이틀 홀더로 투수 트리플크라운도 달성했다. 선동열(1986·1989·1990·1991년·해태), 류현진(2006년·한화 이글스), 윤석민(2011년·KIA 타이거즈)에 이어 역대 4번째이자 외인으로는 처음이다. NC 구단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2015년 에릭 해커와 2020년 루친스키가 각각 19승5패로 종전 기록을 보유 중이었다.

페디는 KBO 시상식서 5관왕에 올랐다. 영예의 KBO MVP를 비롯해 평균자책점상, 승리상, 탈삼진상, 투수 부문 수비상 트로피를 휩쓸었다. NC 소속으로는 2015년 테임즈 이후 2번째이자 8년 만에 MVP를 수상했다.

시상식 당시 페디는 향후 거취에 관해 "NC와 먼저 이야기를 나눈 후 다른 팀들과 대화할 예정이다. 어떤 선택을 하든 가족을 가장 우선시할 것이다"며 "당연히 NC와도 대화해야 한다. NC는 수많은 구단 중 무척 우월한 팀이라 생각한다. 내 마음속에 늘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고 전했다. 시즌 종료 후 NC가 최고 대우 계약을 제시했을 때도 "존중해 줘 정말 고맙다. 잘 생각해 보겠다"고 답하며 감사를 표했다.



페디의 미국행 소식은 지난 5일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이적 관련 소식을 전하는 MLB트레이드루머스닷컴은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의 마크 파인샌드의 말을 인용해 "페디가 아직 공개되지 않은 불특정 팀과 2년 계약을 앞뒀다. 연봉은 50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고 밝혔다.

매체는 "계약이 성사되면 페디는 한국에서 한 시즌을 보낸 뒤 메이저리그로 돌아오게 된다. 30세의 페디는 NC에서 180⅓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하는 등 훌륭한 한 해를 보냈다. 상대 타자에게 볼넷을 준 것은 5% 이하였고, 타자 중 29.5%를 삼진으로 잡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자 친화적인 외국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메이저리그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향상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며 "슬라이더의 수평 움직임을 더욱 발전시켰고(스위퍼), 체인지업의 그립을 조정했다. 변화된 그 무기들은 몇몇 팀들의 흥미를 끌었다. 페디는 이번 겨울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인샌드는 5일 오후 개인 SNS 계정을 통해 "소식통에 따르면 페디의 선택지는 화이트삭스와 뉴욕 메츠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2년 1000만 달러 규모로 예상되는 계약은 내일 마무리될 수 있다"며 추가로 소식을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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