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PSG(파리 생제르맹) 주전 멤버인 이강인과 아슈라프 하키미가 프랑스 리그1의 새로운 브로맨스 관계로 떠올랐다.
프랑스 리그1은 5일(한국시간) 공식 SNS 계정을 통해 "브로맨스(Bromance)"라며 이강인과 하키미의 투샷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에서 하키미는 경기가 끝난 후 이강인 어깨에 왼팔을 두른 채 이강인과 이야기를 나눴다.
하키미와 이강인이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 경기는 지난 3일에 열린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1 14라운드 르아브르AC 원정 경기였다. 이날 PSG는 전반 9분 만에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퇴장을 당하는 악재를 맞이했음에도, 킬리안 음바페와 비티냐의 연속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르아브르와 싸우기 위해 나선 PSG 선수들은 모두 흰색 한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들어서 눈길을 끌었다. PSG는 르아브르전에 앞선 지난 1일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들 이름이 한글로 표기된 유니폼을 입고 나서기로 결정했다.
PSG 이번 결정은 이강인 합류 이후 한국 팬들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팬서비스 차원이다. PSG에 따르면 이강인이 영입된 2023/24시즌 들어 홈구장에서 PSG 경기를 관람하는 한국 팬이 20% 증가했다. 아울러 PSG SNS 엑스(X·옛 트위터) 한국인 팔로워도 2만2000명, 네이버상 팔로워는 3만5000명 이상 늘었다.
루이스 캄포스 PSG 단장도 이강인의 인기에 적지 않게 놀란 눈치다. 그는 최근 소르본 대학 강연에서 "축구적 관점에서 보면, 난 정말 이강인을 좋아한다. 그는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원했던 선수에 부합한다"라며 "하지만 (이강인 영입이) 아시아 마케팅까지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라고 털어놨다.
PSG는 그만큼 이강인의 기량과 더불어 마케팅적 폭발력에 놀란 모습인 셈이다. 이번 한글 유니폼 제작도 이강인으로 유입된 한국팬들의 충성심을 확실히 다져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PSG는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서 온 팬들의 관심이 높아져 파리가 국내 축구 구단 중 세 번째로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구단이 됐다"라고 자랑했다.
한글 유니폼을 입고 나선 이강인은 공격포인트를 정조준했지만 아쉽게도 90분 풀타임을 뛰었음에도 골이나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대신 전반 23분 드리블 돌파로 음바페 선제골의 기점 역할을 수행하면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전반 32분 음바페의 추가골을 도와 도움을 올리는 듯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골이 인정되지 않았다.
한편, 경기가 끝난 후 리그1은 이강인과 하키미가 사이좋게 붙어 있는 사진을 게시해 눈길을 끌었다.
일부 팬들은 리그1이 이강인과 하키미의 관계를 '브로맨스'로 표현한 이유에 대해 하키미가 이강인의 리그1 데뷔골을 도왔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4일 몽펠리에와의 11라운드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터트리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당시 이강인은 선발로 나와 전반 10분 하키미의 낮은 크로스를 멋진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시즌 2호골이자 리그1 데뷔골을 터트렸다. 이 득점 장면은 PSG 11월 이달의 골로 선정됐다.
몽펠리에전을 치르기 전에 이강인은 AC밀란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스코어 3-0을 만드는 쐐기골을 터트리며 PSG 데뷔골을 기록했다. 이후 리그 10라운드 브레스트 원정에서 음바페의 득점을 도와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한 후 몽펠리에전 때 선제골을 넣으면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하키미가 이강인의 리그1 데뷔골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도우면서 리그1도 주목하는 관계로 떠오른 가운데 이강인과 하키미 간의 '브로맨스'는 2024년 1월에 잠시 중단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내년 1월 대륙별 컵대회를 치르기 위해 잠시 클럽을 떠날 예정이다. 2024년 1월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개최하는 아시안컵이 열린다.
이때 이강인(대만민국)과 하키미(모로코)는 대표팀에서 핵심 선수로 활약 중이기에 각각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가 사실상 확정된 상태이다. 두 대회 모두 국제축구연맹(FIFA)가 공인한 대륙컵이라 소속팀은 대표팀의 자출 요청을 거절할 수 없다.
2024년 1월 대륙별 컵대회가 다가오기 전에 리그1이 주목하는 브로맨스, 이강인과 하키미가 남은 경기에서 공격포인트를 얼마나 더 합작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사진=리그1, PSG SNS, 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