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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도 황의조 다뤘다…"노리치 구단, 상황 계속 모니터링 중"

기사입력 2023.11.30 08:15 / 기사수정 2023.11.30 12:00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공격수 황의조(노리치)가 소속팀에서 득점포를 연달아 터트리면서 영국 공영방송까지 그가 조사받고 있는 혐의에 대해 관심을 드러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지난 29일(한국시간) "노리치 시티 공격수 황의조가 전 애인의 동의 없이 불법 촬영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한국으로부터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황의조는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의조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는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그러자 같은 달 26일 황의조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 성동경찰서에 사생활 폭로글 유포자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당시 황의조 측은 해당 영상이 지난해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에서 임대 신분으로 뛸 당시 도난당한 휴대전화 안에 있었던 것들이라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폭로 글 내용도 허위이며, 이 사안으로 이미 여러 차례 협박을 당해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는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향했다.

이후 5개월 가까이 잠잠하던 사건은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점화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전 다음 날인 17일 황의조를 불법촬영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황의조 형수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졌다.



이어 21일 황의조 전 연인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피해자(전 연인)가 황씨와 교제했으나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고, 계속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황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했다'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변호인은 또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황의조 형수 A씨의 영장 심사 과정에서 A씨가 "황씨가 지인들과 불법적으로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촬영물 유포 피해자가 한 명 더 있고 이 피해자는 유포와 관련해 황의조 부탁으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반면 황의조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합의 하에 찍은 촬영임을 거듭 강조했다. 황의조 측은 "여성 측에서 밝힌 바와 같이 황의조는 영상이 유포되기 시작하자 이 여성에게 먼저 연락해 고소를 제안했다. 이 여성은 황의조가 연락하기 전까지 유포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며 "황의조가 불법촬영을 한 것이라면 굳이 피해 여성에게 연락해 피해사실을 알리고 고소를 종용했을지 상식적인 선에서 판단해달라. 상대 여성과 같이 출석해 대질조사를 받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전 연인 측은 SNS메시지까지 공개하면서 다시 강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최근엔 황의조가 분실된 휴대폰 외에도 다른 곳에 촬영물을 저장, 경찰이 이 장치들에 대한 압수수색 및 디지털 포렌식까지 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28일 회의를 통해 현재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를 당분간 국가대표에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KFA는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으로 논의 기구를 구성, 황의조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이윤남 윤리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최영일 부회장 등이 참여해 회의를 열었고 황의조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 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는 큰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그를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공격수로 삼겠다는 뜻을 접고 KFA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이 소식은 현재 황의조가 뛰고 있는 잉글랜드까지 전해지면서 관심을 끌었다. 'BBC'는 "황의조는 전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휴대폰으로 촬영한 혐의로 기소됐다"라며 "그는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노리치는 해당 주장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리치는 계속해서 상황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황의조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논평을 거부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공영방송인 BBC가 황의조 사건을 주시한 사유는 최근 황의조의 경기력과 큰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측됐다. 국가대표팀에서 잠정 퇴출된 황의조는 최근 노리치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며 맹활약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 소속인 황의조는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하자 지난 9월 챔피언십(2부) 소속인 노리치로 전격 임대됐다. 노리치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달 28일 선덜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3분 선제골을 넣으며 지난해 여름 잉글랜드 진출 후 첫 골을 넣었다.

이어 2경기 연속 득점에 실패하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에 합류, 지난 16일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전에서 골 맛을 본 그는 21일 중국전에서 후반 교체투입 돼 20여분 그라운드를 누빈 다음 곧장 영국으로 건너가 노리치 시티에 복귀했다.

영국으로 돌아가자마자 황의조는 득점포에 불을 뿜고 있다.

황의조는 앞서 지난 26일 2023/24시즌 챔피언십 17라운드 퀸스파크레인저스(QPR)와의 홈 경기에서 전반 21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방에서 넘어온 긴 패스를 오른발로 잘 잡아세운 뒤 골문 앞에서 실수 없이 꽂아넣은 훌륭한 골이었다. QPR전 양팀 선수 중 유일한 골이기도 했다.



황의조의 결승골로 1-0 신승을 거두자 노리치 사령탑 다비트 바그너 감독은 "그에겐 쉽지 않았지만 그의 머리는 우리와 함께 했다. 자신이 얼마나 훌륭한 축구 선수인가를 증명했다"라며 "황의조는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며 프로페셔널이다. 아울러 경기를 잘 이해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골을 정말 잘 받아들였고 우리에게 70분 정도 활약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A매치를 마치고 돌아온 뒤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었다"라며 기뻐했다.

바그너 감독은 이날 경기 전만 해도 황의조가 경찰 조사받은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경기엔 내보내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구단 수뇌부의 판단을 한 번 믿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바그너 감독은 앞서 QPR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황의조의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를 다 알 정도로 내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리고 에이전트와 이 상황을 다룰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다. 황의조는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결국 마지막엔 내가 그가 나설지 결정할 것이고 지금은 필요한 모든 정보가 없다"라고 했다.



QPR전에서 골맛을 맛본 황의조는 이후 지난 29일 왓포드와의 18라운드에서도 1-0으로 앞서가던 중 전반 12분 멋진 중거리 슈팅으로 추가골을 터트리며 2경기 연속골에 성공했다.

하지만 황의조는 이 득점 이후 부상을 호소했고 결국 전반 16분 애슐리 반스와 교체아웃됐다.

노리치는 일찌감치 2골을 넣으며 적지에서 달콤한 승리를 챙기고 3연승을 내달리는 듯 싶었으나 전반 30분 이스마엘 코네, 전반 33분 밀레타 라요비치 등 상대 선수들에 2골을 내줘 동점을 허용한 노리치는 후반 32분 야세르 아스프리야에 역전 결승포를 내주며 2-3으로 역전패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공격수가 최근 2부리그이지만 챔피언십 무대에서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함에 따라 영국 현지에서도 황의조 사건에 대해 관심을 높이기 시작했다.



사진=노리치 SNS, 엑스포츠뉴스DB, PA Wire/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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