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현역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우완 야마모토 요시노부(25·오릭스 버팔로스)를 향한 빅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더 뜨겁다.
'데일리 스포츠' 등 일본 언론들은 21일 야마모토의 원소속팀 오릭스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이적 신청을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 'CBS 스포츠' 등은 "야마모토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7년 2억 달러(약 2569억 원) 수준의 계약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야마모토는 이미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 등을 비롯한 10개 이상의 구단이 영입에 참전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1998년생의 젊은 나이와 구위, 게임 운영 능력까지 빅리그 최상위 레벨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야마모토는 2017년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데뷔 2년차였던 2018 시즌 30홀드를 수확한 뒤 2019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정착해 20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1.95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2021 시즌에는 26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다.
야마모토의 성장은 멈출 줄을 몰랐다. 2022 시즌 26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2023 시즌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로 더 괴물 같은 스탯을 찍었다.
3년 연속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에 수여되는 '사와무라 상'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야마모토의 몫이었다. '사와무라 상' 3년 연속 수상은 카네다 마사이치 이후 역대 2번째이자 65년 만이다.
야마모토의 소속팀 오릭스는 지난 5일 한신 타이거스와 맞붙은 2023 일본시리즈 7차전에서 1-7로 패한 직후 곧바로 야마모토의 포스팅 승인을 발표했다.
오릭스는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몰려있던 6차전에서 에이스 야마모토의 역투로 벼랑 끝에서 벗어났다. 야마모토는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9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14탈삼진 1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이면서 팀의 5-1 승리를 견인했고 일본시리즈는 7차전까지 이어졌다.
오릭스는 한신에 우승컵을 넘겨줬지만 지난해 팀의 26년 만에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끈 야마모토의 꿈을 위한 도전을 지원하기로 했다. 야마모토 역시 최전성기에 접어드는 나이에 태평양을 건너 내년부터 빅리그 마운드를 밟게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달 초 오프시즌 FA(자유계약) 랭킹 상위 25명의 선수를 소개하면서 야마모토를 현재 빅리그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29)에 이어 2위로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은 지난 1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을 통해 야마모토의 예상 몸값을 계약기간 7년, 2억 1100만 달러(약 2866억 원)의 구체적인 계약 규모를 예측하기도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8일 야마모토가 계약기간 7년, 총액 2억 1200만 달러(약 2725억 원) 수준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했다.
야마모토는 평균 구속 153km, 최고 159km의 위력적인 직구를 뿌린다. 140km 중후반대 낙차 큰 스플리터를 비롯해 컷 패스트볼, 120km대 커브, 130km 중반대 슬라이더까지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것도 강점이다.
국제대회에서도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올해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1선발) 7⅓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하며 일본의 우승에 힘을 보탰다.
야마모토는 한국 야구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한국이 3-4로 끌려가던 8회초 마운드에 올라 한국 타선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한국은 당시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김재환(35·두산 베어스)으로 이어지는 주축타자들이 야마모토의 구위에 완전히 눌렸다. 특히 대회 내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이정후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야마모토는 이후 2021년 도쿄올림픽 본선 준결승 한국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섰다.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9탈삼진 2실점을 기록, 일본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2년 만에 성사된 야마모토와의 재대결에서 복수에 성공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펜스 직격 2루타를 쳐냈다. 공교롭게도 이정후 역시 포스팅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다.
이정후 역시 미국 현지 언론으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후는 2023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 키움에게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을 허락받았고 포스팅 과정을 향후 밟게 된다. 키움은 2014년 강정호, 2015년 박병호, 2020년 김하성까지 3명의 타자들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로 보낸 바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지난 17일 올겨울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 시장에 나온 타자 10명을 소개하면서 이정후를 포함시켰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10명의 타자들 중 가장 미지의 인물이지만 올 겨울 미국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 25세에 불과한 젊은 야수로 매력적인 다양한 기술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또 "이정후가 자신의 재능을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발휘할지는 모르겠지만 잠재력만큼은 오타니 쇼헤이를 제외한 다른 타자들보다 높을 수도 있다"고 치켜세웠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AFP, AP/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