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코리안 가이' 황희찬 재계약을 비롯해 1월 겨울 이적시장을 앞두고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이적 플랜이 공개됐다.
2023/24시즌 전반기가 점점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1월 겨울 이적시장 개장 시기도 임박했다. 현지시간으로 프리미어리그 겨울 이적시장은 2024년 1월 1일에 시작해 2월 1일에 문을 닫는다.
후반기를 위해 전력 보강을 할 수 있는 시기임과 동시에 일부 선수들을 내보내 선수단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앞두고 울버햄프턴이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위해 계획을 세웠다.
먼저 울버햄프턴은 포르투갈 윙어 곤살루 게드스를 방출해 이적료를 확보하고 한다. 포르투갈의 명문 SL벤피카 유스 출신인 게드스는 지난 2021/22시즌 스페인 라리가 발렌시아에서 42경기 13골 6도움을 기록해 지난해 여름 이적료 2750만 파운드(약 444억원)에 울버햄프턴으로 전격 이적했다.
적지 않은 이적료로 영입된 게드스는 새로운 팀과 리그에 적응하지 못했다. 2022/23시즌 전반기 동안 리그에서 단 1골 1도움만 기록하며 힘겨운 데뷔 시즌을 보내던 게드스는 결국 이적한지 6개월 만에 친정팀인 벤피카로 임대를 떠났다.
임대 기간이 종료된 후 2023/24시즌을 앞두고 게드스는 벤피카와 1시즌 더 임대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실상 울버햄프턴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참에 울버햄프턴은 전력 외 자원으로 분류된 게드스를 빨리 방출해 이적료 손해를 메꾸기를 원했다.
이에 대해 영국 '버밍엄 메일'은 지난 18일 "곤살루 게드스는 현재 스페인 비야레알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라며 "게드스에 대한 게리 오닐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불분명하지만, 비야레알은 1월에 게드스 이적을 주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비야레알이 게드스와 연결된 배경은 그들이 지난 14일 새로운 사령탑으로 마르셀리노 감독을 선임하면서 이뤄졌다. 마르셀리노 감독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발렌시아를 이끌었고, 이 기간 동안 게드스를 지도한 적이 있다.
만약 비야레알이 게드스 영입을 추진한다면, 울버햄프턴은 벤피카와 맺은 임대 계약을 해지해 게드스를 다시 복귀시켜야 한다. 현재 게드스는 부상으로 인해 벤피카 주전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라 임대 해지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체는 "게데스는 장기간의 무릎 부상에서 복귀한 후 벤피카에서 160분만 출전했다"라며 "스페인 매체 '데포르티보'는 비야레알이 게드스를 위해 문을 열 준비가 돼 있을 거라면서, 게드스가 탈출구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울버햄프턴은 게드스 방출을 통해 이적료를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주축 선수들 지키기에도 나섰다. '버밍엄 메일'은 지난 14일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이 울버햄프턴 풀백 라얀 아이트누리를 노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1년생 아이트누리는 알제리 출신 레프트백이다. 드리블 돌파를 활용한 저돌적인 플레이가 강점인 아이트누리는 올시즌 리그 12경기 중 11경기를 선발로 뛰면서 울버햄프턴 주전 멤버로 활약 중이다.
프랑스 '르텐스포츠'를 인용한 매체는 "아이트누리는 새해에 울브스의 결단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클럽들의 표적이 됐다"라며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팀은 리버풀이다. 아이트누리는 리버풀의 정기적이고 끈질긴 접촉 대상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울브스는 아이트누리와 헤어질 생각이 없다. 1월에 어떤 제안이 오더라도 구단의 입장은 분명하다"라며 "그들은 어떠한 제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모든 움직임을 차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버풀이 아이트누리를 노리게 된 사유는 스코틀랜드 풀백 앤디 로버트슨의 부상으로 추측됐다. 월드 클래스 레프트백 로버트슨은 지난 10월 A매치 중 어깨 탈구 부상을 입어 수술대에 올랐다. 복귀 시기가 미정인 가운데 로버트슨이 없는 동안 리버풀은 왼쪽 측면 공격력이 급감하면서 아이트누리를 주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울버햄프턴은 이미 여름 때 마테우스 누녜스(맨체스터 시티), 라울 히메네스(풀럼), 후벵 네베스(알 힐랄) 등 주축 선수들을 다수 내보냈기에, 1워에 주전 풀백인 아이트누리마저 보내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아이트누리 외에도 울버햄프턴은 올시즌 팀 내 최고의 공격수인 황희찬과 재계약을 맺어 그와 좀 더 오래 동행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영국판은 19일 "황희찬의 기존 계약은 2026년에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번 시즌 팀의 핵심 선수가 됐고 구단은 그의 경기력에 추가 계약으로 보상하려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황희찬도 몰리뉴에 남고 싶어 하는 열망이 있어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는 개리 오닐 감독과 일하는 걸 즐기고 있다고 알려져 있고 계약 연장이 예상된다"라며 재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황희찬은 2023/24시즌을 자신의 시즌으로 만들고 있다. 울버햄프턴 이적 후 세 번째 시즌을 맞는 그는 자신을 괴롭혔던 햄스트링 부상 없이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그는 시즌 개막 3개월 만에 프리미어리그 12경기 6골 2도움을 기록, 프리미어리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컵에서도 한 골을 넣었다.
더 주목받는 건, 황희찬이 울버햄프턴 구단 역사상 가장 긴 홈구장 6경기 연속골을 터뜨린 선수로 기록됐다는 점이다. 또 9월과 10월에 걸쳐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팀에 중요한 순간 승점을 안겨줬다. 그는 10월 울버햄프턴 이달의 선수상을 받으며 홈팬들 지지를 받고 있다.
황희찬은 지난 2021년 여름 라이프치히(독일) 소속으로 울버햄프턴에 임대 후 선택적 완적 이적을 조건으로 이적했다. 그는 이적 직후 득점포를 가동하며 활약했고 다음해 1월, 1400만파운드(약 226억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완전 이적에 성공했다.
그러나 황희찬은 완전 이적 후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지난 시즌 부상 등으로 인해 32경기에 나와 4골 3도움만 기록하며 주전 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던 황희찬은 구단의 재정 문제까지 겹치면서 2023 여름 이적시장 때 이적 가능성까지 검토됐다.
끝내 이적이 불발돼 울버햄프턴에 잔류하긴 했지만 새롭게 울버햄프턴 사령탑으로 임명된 개리 오닐 감독은 개막 후 2경기에서 황희찬을 벤치 명단에 포함시켜, 올시즌도 황희찬이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황희찬은 실력으로 위기를 타파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전에서 교체로 나와 시즌 첫 골에 성공했던 황희찬은 4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 원정에서도 교체 투입 후 득점을 터트려 오닐 감독 체제에서 선발 멤버로 등극했다.
이후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전부터 시작해 12라운드까지 리그 8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성공했다. 이 기간 동안 4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울버햄프턴 부동의 주전 공격수로 자리잡는데 성공했다.
주전이 된 것뿐만 아니라 현재 황희찬은 프리미어리 내에서 손꼽히는 골잡이로 등극했다. 프리미어리그가 지난 1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시즌 황희찬은 페널티킥 없이 6골을 터트리는 동안 슈팅 횟수가 불과 17회에 불과하면서 어마어마한 골 전환율을 과시했다.
올시즌 황희찬의 골 전환율은 무려 35.29%. 2위 손흥민(26.67%)을 큰 차이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전시즌 득점왕 엘링 홀란(26.19%)이 3위를 차지했고, 제로드 보언(21.88%)이 4위에 올랐다.
황희찬의 페널티지역 내 결정력은 이미 소속팀 오닐 감독이 극찬할 정도로 수준급에 올라선 상황이다.
오닐 감독은 지난달 21일 자신이 지난시즌까지 지휘하던 본머스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황희천 골전환율 얘기가 나오자 반기면서 "울버햄프턴 다른 선수들이 황희찬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공격에 가담해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페드로 네투가 측면에서 벌려주고 쿠냐가 수비진을 교란하는 사이 차니가 골을 성공시킨다"고 밝혔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 이름의 마지막 글자인 찬을 활용해 그를 '차니(Chany)'라고 부른다. 손흥민이 '소니'라고 불리는 식이다.
오닐 감독은 이어 "차니의 마무리는 매우 안정적이고 위협적이다. 위치를 잘 잡는다"면서 "황희찬의 득점전환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같이 모색해나갈 것"이라며 황희찬 살리기에 많은 에너지를 쏟겠다고 했다. 특히 "100만번 슛을 해서 한 번 성공할까 말까한 중거리슛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위치를 잡을 줄 알기 때문"이라며 황희찬의 위치선정 능력을 호평했다.
골 결정력이 부족해 득점이 저조했던 황희찬은 약점을 보완하면서 현재 울버햄프턴을 넘어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공격수로 성장했다. 일부 매체에선 황희찬을 '코리안 가이(Korean guy)'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황희찬의 새 별명은 맨체스터 시티 사령탑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인터뷰로에서 유래됐다. 지난 7라운드 울버햄프턴 원정을 앞두고 과르디올라 감독이 사전 인터뷰에서 경계해야 할 선수를 언급할 때 황희찬의 이름을 순간 잊어버려 '더 코리안 가이'라고 말한 것이 큰 화제가 됐고, 이후 황희찬이 득점까지 기록하며 그의 새로운 별명으로 자리 잡게 됐다. 과르디올라 감독도 맨시티전 당시 황희찬에게 결승 역전골을 허용한 후 인터뷰에서 '황'이라고 이름을 정확하게 언급하며 깊은 인상을 표하기도 했다.
황희찬의 경기장 안팎에서의 영향력에 울버햄프턴은 그에게 재계약을 제시했다. 이번 시즌 완전히 팀에 녹아들어 만족감을 드러냈던 황희찬과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지는 만큼 재계약 성사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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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