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히샤를리송을 신뢰하고 있다. 다가오는 1월 그는 토트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선수다.
영국 언론 풋볼 인사이더는 지난 17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이 다가오는 1월 이적시장에 히샤를리송을 판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언론은 "소식통에 따르면 토트넘은 1월 이적시장에서 공격수 히샬리송의 판매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샤를리송은 최근 수술 여파로 이탈한 상태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히샤를리송이 지난 9일 사타구니 수술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앞서 히샤를리송은 첼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맞대결을 앞두고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브레넌 존슨이 왼쪽 윙어로 나섰고 히샤를리송은 벤치를 지켰다.
이 경기 직후 디니스 브라질 축구 대표팀 감독은 11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면서 히샤를리송이 제외됐다고 전했다. 지난 10월까지는 꾸준히 발탁됐지만, 오랜만에 명단 제외였다.
히샤를리송은 당시 ESPN과의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해 슬프지만, 난 감독을 이해한다. 내가 감독이었어도 나를 뽑지 않았을 것이다. 난 좋은 축구를 하지 못했다. 내 최고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라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이어 "난 지난 몇 경기 동안 발전했지만, 난 대표팀에 뽑히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 한다. 난 계속 뛰어야 하고 기분이 좋아야 한다. 100%이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감독이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스스로 자책하는 듯했다.
히샤를리송은 이어 곧 수술받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난 쉽지 않았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난 건강에 문제가 있고 의사와 대화를 이미 나눴다. 곧 나는 골반에 수술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히샤를리송은 이전까지 토트넘에서 크게 부진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에버턴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왓퍼드, 에버턴에서 결정력을 인정받으며 주목받는 공격수였고 토트넘은 이에 6000만 파운드(약 960억원)의 이적료를 지불해 영입했다.
히샤를리송 영입엔 재밌는 뒷이야기도 있다. 에버턴은 18일 프리미어리그가 내건 수익 및 구단 지속성 규칙(PSR)을 위반, 승점을 10점 삭감당하는 충격적인 조치에 직면했다.
그런데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이 PSR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히샤를리송 영입 에피소드도 알려지게 됐다.
에버턴은 당초 히샤를리송을 토트넘에 넘기며 8000만 파운드(약 1290억원) 이적료를 책정했다. 그러나 모종의 이유로 에버턴은 토트넘에게 25%나 할인된 가격인 6000만 파운드에 히샤를리송을 넘겨주게 된다. 보고서 표현에 따르면 에버턴은 '손해를 감수하고' 선수를 처분, PSR 규정을 준수하려고 노력했다.
에버턴이 토트넘에게 히샤를리송을 보다 낮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던 이유는 바로 토트넘 회장인 다니엘 레비가 에버턴 재정 상태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토트넘의 레비 회장은 에버턴이 PSR 규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이용해 히샤를리송을 더 싼 가격에 매입했다. 히샤를리송을 급하게 처분, 적자를 줄여야 PSR 규정을 피해갈 수 있는 에버턴 입장을 레비가 이용한 셈이다. 에버턴이 생각한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하지 않겠다면 토트넘이 구매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쪽으로 해석된다.
그러다보니 에버턴도 '울며 겨자먹기'로 토트넘에 히샤를리송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이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토트넘으로 왔고, 토트넘도 비교적 싸게 영입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히샤를리송은 지금까진 960억원 몸값 만큼도 활약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안토니오 콘테 전 감독 체제에서 극도로 부진했다. 적응에 실패한 그는 2022/23시즌 리그 27경기에 나섰지만 단 1006분 출전에 그쳤고 1골 4도움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프리미어리그 입성 후 최악이다.
히샤를리송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부임한 이번 시즌에도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마침 팀의 주포 해리 케인이 우승컵을 들어올리기 위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자 그의 대안을 팀 내에서 해결하고자 했다. 그리고 히샤를리송을 주목했다. 히샤를리송은 초반 3차례 리그 경기에서 스리톱 중앙 공격수로 나서 케인 대안으로의 테스트를 받았다.
하지만 리그컵에서만 골 맛을 봤을 땐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선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슈팅 기회가 와도 자신감이 없었다. 토트넘이 전체적으로 공격축구로 기조를 바꿨음에도 히샤를리송의 득점력은 도통 살아나지 않았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원톱으로 넣었고 손흥민은 스트라이커 첫 경기였던 9월3일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기대에 바로 부응했다.
다만 히샤를리송도 살길은 찾았다. 손흥민이 이동하면서 비게 된 왼쪽 윙어로 포지션을 변경한 것이다. 마침 크로아티아 출신 베테랑 이반 페리시치가 수술대에 올라 장기 결장이 예상됐기 때문에 히샤를리송에게도 좋은 기회였다. 이후엔 조금 나아졌다. 결국 지금까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10경기에 나서 1골 3도움을 기록했다. 왼쪽 날개로 이동한 뒤에서야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마수걸이포도 쐈다.
그럼에도 히샤를리송을 향한 비판은 이어졌다. 단순한 움직임과 투박한 터치, 그리고 결정력 부족 등으로 전문가들과 팬들은 그를 향해 비판했다. 이후 심리적인 문제가 밝혀졌지만, 핑계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최근엔 다시 왼쪽 날개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지난여름 토트넘에서 이적한 뒤 부상으로 주춤했던 웨일스 윙어 브레넌 존슨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11월 A매치 직전 열린 울버햄프턴전에서 토트넘 첫 골까지 터트렸다.
히샤를리송이 마침 사타구니 수술을 받아 12월 중순에야 복귀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재활에 전념해야 한다. 하지만 돌아오더라도 존슨과의 포지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지는 알 수 없는 셈이다. 토트넘은 아울러 백업 윙어 마노르 솔로몬이 입단 2달 만에 부상으로 재활에 돌입함에 따라 백업 윙어를 한 명 더 고민하고 있다. 히샤를리송은 이래저래 힘든 경쟁을 펼쳐나가게 됐다.
이에 자본이 상당한 사우디아라비아가 히샤를리송을 노린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4일 유로스포츠 영국판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공격수 제이든 산초와 토트넘의 히샬리송은 내년 1월 사우디로 떠날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당초 사우디 리그는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토트넘의 주장 손흥민을 데려오고 싶어 했다. 그러나 살라와 손흥민 모두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택했다. 손흥민은 지난 6월 A매치 직후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라는 기성용의 발언을 인용하며 사우디행을 거절했다.
영국 언론 '텔레그래프'도 "사우디 구단들은 다음 이적시장을 위해 자금 마련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미 새해에 프리미어리그를 습격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제이든 산초와 히샤를리송이 1월 사우디 구단들의 최우선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 쪽의 입장이 바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사우디 클럽들은 1월 이적 시장을 앞두고 다시 한번 시험대를 준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히샤를리송을 믿는 분위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9월 히샤를리송의 심리적인 문제가 드러난 직후 기자회견에서 "그가 필요한 어떤 것이든, 우리는 그가 하길 원하는 곳에 있도록 도울 것이다. 그는 경기 후 꽤 감정적이었다. 우리는 그가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다. 누구도 완벽한 삶을 살지 않는다"라고 지지를 밝혔다.
다가오는 연말·연초에 복귀가 유력한 히샤를리송은 토트넘에게 필요하다. 오는 1월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 간 컵 일정으로 인해 전력 공백이 상당하다.
특히 주장 손흥민이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위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토트넘의 최전방을 담당하는 공격수가 사라지는 셈이다. 히샤를리송이 필요한 시기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영입한 알레호 벨리스라는 어린 공격수가 있지만, 아직 U-21 팀에서 경험을 쌓는 중이다. 가끔 교체 출전한 경험이 있지만, 경험이 더 필요한 공격수로 평가받는 중이다. 히샤를리송이 박싱데이부터 시작하는 프리미어리그 특유의 1~2월 일정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사진=Reuters,AP,EPA/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