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소문만 무성했던 SSG 랜더스의 새 사령탑이 발표됐다. 이숭용 KT 위즈 육성총괄이 SSG 랜더스의 지휘봉을 잡는다.
SSG 구단은 17일 "이숭용 전 KT 위즈 육성총괄을 제9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숭용 신임 감독은 2년간, 계약금 3억원, 연봉 3억 등 총액 9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SSG 구단은 "지속발전을 위한 운영 패러다임 혁신을 목표로 신임 감독 인선작업에 착수했으며, 소통형 리더십과 팀 리모델링을 대명제로 이를 적극 실행할 수 있는 새로운 후보군을 추렸다. 이후 SSG는 분야별 필수 역량 및 덕목을 다각적으로 추출해 평가 기준을 세웠고, 심층 면접을 통해 구단의 방향성과 야구 가치관에 대한 교감을 나눈 끝에 이숭용 신임 감독을 낙점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이 개방적 소통과 상호존중을 기반으로 코칭스태프와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번트형 리더십'을 갖췄으며, 특히 선수 중심의 사고와 강한 신뢰관계를 형성해 하나된 팀을 이끌 수 있는 지도자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SSG는 일본 가고시마 마무리 캠프를 단 하루 앞두고 있던 지난달 31일 김원형 감독과의 갑작스러운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SSG 구단은 이날 오후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30일 치열한 논의 끝 31일 오전 김원형 감독과의 계약 해지가 최종 결정이 됐다"고 알렸다.
당시 SSG 구단은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절대 아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구단은 당초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팀 상황과 운영 방향성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다양한 후보군을 선정해 신속하게 감독 인선 작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에게 더욱 더 재밌는 야구를 선보일 수 있는 감독을 선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SSG 신임 감독에 대한 여러 풍문이 돌았는데, 박찬호 KBS 해설위원, 이호준 LG 트윈스 타격코치, 그리고 추신수의 이름까지 오르내렸다. SSG 구단은 '박찬호 감독설'에 대해 선을 그었고,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던 시점 이호준 LG 코치의 내정설에서도 "정해진 것이 없다" 답변했다. 한국시리즈가 끝나고도 이호준 코치의 거취에 시선이 모였는데, 결국 이호준 코치가 아닌 이숭용 신임 감독이 새 사령탑 자리를 맡게 됐다.
이숭용 감독에 앞서 퓨처스팀은 손시헌 감독이 선임된 바 있다. 손 감독을 선임하며 구단은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 손시헌 퓨처스 감독이 스포츠사이언스를 근간으로 하는 구단의 육성 방향성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해 퓨처스 유망주들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 육성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손시헌 감독은 선임 직후 일본 가고시마에 꾸려진 유망주 캠프로 넘어가 선수들을 지휘하고 있다.
SSG 구단은 이숭용 신임 감독이 수년간의 코치, 프론트 경험을 바탕으로 육성 시스템 및 KBO 야구 트렌드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보유, 시즌 운영 통찰력을 겸비해 단 기간 내 구단의 지향점에 도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경희대 졸업 후 1994년 2차지명 전체 1번으로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한 이숭용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와 히어로즈를 거쳐 2011년까지 18시즌 동안 2,001경기에 출전하는 등 꾸준함을 강점으로 총 4번의 KBO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또한 이 감독은 선수시절 5년간 팀의 주장을 맡으며 리더형 카리스마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은퇴 후 해설위원, 타격 코치, 단장, 육성총괄 등 현장과 프론트의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숭용 신임 감독은 구단을 통해 "SSG랜더스의 감독으로 선임되어 영광스럽고 기회를 주신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성적과 육성이라는 막중한 임무가 주어진 만큼 책임감을 갖고 주위 코칭스태프, 선수, 프론트와 함께 매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강팀의 기조를 다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시 인천에 돌아오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팀의 신구조화와 유망주 성장을 목표로 맡은 바 소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이번 사령탑 취임으로 KBO리그에서 감독과 단장을 모두 거치는 6번째 인물이 됐다.
그간 박종훈 KBO 경기운영위원이 LG 트윈스 감독과 한화 이글스 단장, 염경엽 LG 감독이 넥센 히어로즈 감독에 이어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단장, 양상문 여자야구대표팀 감독이 롯데 자이언츠 감독 뒤 LG에서 단장과 감독을 거쳤고, 장정석 전 KIA 타이거즈 단장이 넥센 감독 뒤 KIA 단장, 손혁 한화 단장이 키움 감독에 이어 현재 한화 단장을 맡고 있다. 이어 KT 단장을 했던 이숭용 감독이 SSG에선 사령탑을 맡게 됐다.
한편, 이숭용 신임 감독은 21일 인천 송도에서의 취임식 행사를 시작으로 SSG에서의 공식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김원형 감독이 경질된 후 이숭용 감독이 선임되기까지 SSG 감독직에는 약 3주 여의 공백이 있었다. 이숭용 감독 선임과 함께 SSG는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이동과 사의 등으로 인원이 대거 빠진 코칭스태프진을 어떻게 꾸릴 것인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SSG 랜더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