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고 했어요."
LG 트윈스 타선의 핵 김현수는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LG-KT 1승) 3차전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뜻밖의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시리즈 기간 경기 중 선수들이 더그아웃 앞에 둥글게 모이는 일이 없도록 사전 조치를 취했다고 했다.
대신 경기 시작 전 베테랑으로서 선수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내용은 심플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가 전부였다.
김현수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출발이 좋지 않았지만 경기 중 내가 따로 선수들에게 얘기한 부분은 없었다. 이미 그 전에 할 말을 다했다"며 "게임 중간에는 모이지 말자고 흩어지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고 말했다"고 웃었다.
이어 "선수들과 다함께 한 가지는 약속했다. 어떻게든 한 번의 기회는 찾아오니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내려놓지 말자고 했다"며 "이 기회를 살릴 새각만 하자고 했는데 (2차전) 끝까지 하면서 이 생각에 믿으믈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올해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면서 1994 시즌 이후 29년 만에 페넌트레이스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면서 2002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21년 만에 가을의 가장 높은 무대에 올랐다.
기세를 몰아 지난 7일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를 노렸지만 결과는 2-3 역전패였다. 2차전에서도 선발투수 최원태의 예상 밖 난조 속에 1회까지 0-4로 끌려가면서 출발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LG의 저력은 대단했다. 투수들이 2회부터 8회까지 KT의 추가 득점을 봉쇄했고 3회말 오스틴 딘의 1타점 적시타, 6회말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2-4로 따라붙었다.
7회말에는 김현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김현수는 2사 1루에서 KT 셋업맨 박영현을 무너뜨리는 1타점 2루타를 쳐내며 스코어를 3-4로 만들었다. LG는 이후 8회말 1사 2루에서 터진 박동원의 결승 역전 2점 홈런에 힘입어 KT를 5-4로 꺾고 시리즈 전적 1승 1패의 균형을 맞출 수 있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2차전 종료 후 "오지환의 솔로 홈런과 김현수의 1타점 2루타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결승 홈런의 주인공 박동원 외에도 오지환, 김현수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김현수는 이에 대해 "2차전은 내 2루타보다 오지환의 솔로 홈런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게 큰 도움이 됐다"며 "아무래도 흐름을 바꿀 수 있는 건 장타다. 또 투수들이 추가 실점 없이 막아줘서 따라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고 몸을 낮췄다.
또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는데 투수들도 그렇고 수비를 나가는 야수들이 손이 많이 얼얼할 거다. 나는 지명타자로만 뛰어서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미안하다"며 "어려움을 이겨내주는 후배들이 너무 고맙고 더그아웃에 있는 내내 선수들을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LG는 이날 한국시리즈 3차전에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우완 임찬규가 출격한다.
KT는 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앤서니 알포드(좌익수)-오윤석(2루수)-조용호(우익수)로 임찬규에 맞선다. 선발투수는 웨스 벤자민이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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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