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포항스틸야드, 권동환 기자)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한찬희가 극적인 역전승 후 MOM(Man of the Match)으로 선정되자 당황함을 감추지 못했다.
포항은 8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와의 2023/24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J조 4차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21분 제카의 페널티킥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김인성의 극적인 역전골에 힘입어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포항은 올시즌 ACL 조별리그에서 우한 싼전(중국), 하노이(베트남), 그리고 디펜딩 챔피언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일본)와 함께 J조에 편성됐다. 1~4차전을 모두 이긴 포항은 남은 조별리그 2경기에 관계 없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포항은 전반 36분 원정팀 기니 공격수 호세 칸테한테 선제골을 허용하면서 우라와한테 경기 주도권을 내줬다. 전반전을 0-1로 마친 포항은 후반 21분 우라와 수비수 마리우스 회이브로텐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으면서 동점 기회를 잡았다.
키커로 나선 제카는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는 슈팅으로 깔끔하게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이후 후반 27분 우라와 윙어 아키모토 타카히로가 고영준을 막는 과정에서 위험한 태클을 가해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다만 고영준이 심한 통증을 호소해 교체됐기에 포항도 마냥 웃지는 못했다.
수적 우세 속에서도 팽팽한 흐름이 계속 이어진 가운데 부상을 당한 고영준을 대신해 그라운드에 투입된 김인성이 영웅으로 등극했다. 후반 추가시간 포항은 경기 종료를 앞두고 김인성의 극장골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주장 김승대가 공이 라인 밖으로 나가기 전에 몸을 날리면서 올린 크로스가 골키퍼 손에 맞았지만, 세컨볼이 김인성 앞으로 떨어지면서 역전골로 이어졌다.
경기가 끝나고 이날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한 한찬희가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에 등장했다. AFC는 득점을 터트린 제카나 김인성이 아닌 한찬희를 MOM(Man of the Match)을 선정했다.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한찬희는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중원의 에너지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먼저 한찬희는 "우리가 조 1위를 달리고 있지만 16강을 가는데 있어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를 가져와 4경기 동안 4승을 하면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만족스럽다"라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 FA컵과 리그 그리고 ACL까지 3일 간격으로 이어진 강행군 속에서 선수들이 정신력으로 많이 버티면서 잘 해주고 있다"라며 "다음 울산 경기가 끝나면 휴식기가 있기에, 울산저도 잘 마무리해서 한 템포 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우라와와 홈 경기를 치른 포항은 오는 12일 오후 4시30분 울산문수구장에서 리그 2연패에 성공한 울산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36라운드이자 동해안 더비를 치를 예정이다. 이후 11월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하면서 한 숨 돌릴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한편, 한찬희는 제카나 김인성을 제치고 MOM으로 뽑힌 부분에 대해 "사실 경기 시작 전에 개인적으로 프레시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아 걱정했다"라며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기에 MOM으로 선정되는 건 예상 못했다. 골 넣은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부족해서 그런 거 같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한찬희는 오베르단이 부상으로 아웃된 이후 중원을 책임지고 있는 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중원의 살림꾼이었던 오베르단은 지난달 8일 경기 중 왼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돼 시즌 아웃되면서 한찬희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에 대해 한찬희는 "개인적으로 오베르단은 부상을 입기 전까지 올시즌 제일 중요한 선수였고, 같이 뛰면 도움이 많이 되는 선수"라며 "시즌 아웃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남은 미드필더인 나랑 (김)종우형, (김)준호 3명 중 오베르단처럼 뛸 수 없어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했다. 감독님이 시간을 주면서 잘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전했다.
사진=포항스틸야드, 권동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