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이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에도 여유를 잃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첫 경기 패배 후 마지막 순간에는 항상 웃었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박해민은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KT 1승) 2차전 KT와의 경기에 앞서 훈련을 마친 뒤 "전날 1차전은 큰 경기를 앞두고 너무 들뜨거나 의욕이 넘쳐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차분하게 뛰려고 노력했다"며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괜찮았다. 나도 한국시리즈를 하면 첫 타석이 가장 긴장되기 마련인데 안타가 나왔다. 세 번째 타석 찬스를 해결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는 하지만 감은 그렇게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전날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2-3으로 쓰라린 역전패를 당했다. 29년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뒤 2002년 이후 21년 만에 밟은 한국시리즈 무대의 시작은 예상치 못한 패배였다.
LG는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가 6⅓이닝 2실점으로 제 몫을 해줬지만 타선이 KT 선발투수 고영표에 6회까지 2점으로 묶인 게 발목을 잡았다. 2회말 2사 1·2루, 4회말 1사 1·3루, 5회말 2사 1·2루에서 점수를 얻지 못한 게 타격이 컸다.
박해민의 경우 2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다만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4회말 2사 2·3루 찬스에서 고영표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부분이 아쉬웠다.
박해민은 일단 지나간 경기는 빨리 잊겠다는 입장이다. 야수들이 1차전 2득점에 그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은 합격점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해민은 "전반적으로 타자들은 나쁘지 않았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잘 풀어나갔다"며 "결국 점수가 안 나서 그렇지 출루가 10번 이상 이뤄졌다.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기회를 놓쳤을 때 잔상이 조금 남기는 하지만 어쨌든 다음 타석이 이어지기 때문에 빨리 잊어버리려고 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박해민은 그러면서 삼성 소속이던 2014 시즌에도 한국시리즈 1차전을 졌지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좋은 기억을 꺼냈다. 삼성은 당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제압하고 KBO리그 역사상 최초의 통합 4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공교롭게도 2014년 넥센 사령탑은 염경엽 현 LG 감독이다.
박해민은 외려 2015 시즌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이기고도 2, 3, 4, 5차전을 내리 패하며 두산 베어스에 우승컵을 넘겨줬던 점을 강조하면서 올해 LG도 비슷한 흐름으로 정상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박해민은 "내가 선수들에게 장난으로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1차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며 "삼성 시절 우승했을 때는 1차전을 졌을 때였다. 오히려 2015년에는 1차전을 이기고 준우승한 부분을 얘기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현수 형, 김민성 형을 비롯해 주장인 오지환까지 팀 분위기를 밝게 바꾸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다"며 "지나간 건 잊고 다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2차전에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해민은 그러면서 2차전부터는 LG의 올 시즌 팀 컬러 중 하나였던 '발야구' 공습으로 KT를 괴롭히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LG는 올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팀 도루 166개를 기록했다. 박해민도 26도루로 특유의 빠른 스피드를 유감없이 뽐냈다.
LG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많은 출루에도 주자들의 도루 시도는 없었다. 6회까지는 찬스에서 작전보다 타자들에게 맡겼고 7회부터는 KT 불펜을 넘지 못해 출루 자체가 봉쇄됐다.
박해민은 "도루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야구의 한 부분이다. 전날 1차전은 우리 안타가 다 단타였는데 2차전은 우리가 (도루를 통해) 스코어링 포지션에 갈 수 있다면 과감하게 뛰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LG는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문성주(좌익수)-신민재(2루수)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전날 1차전과 동일한 타순이다. 선발투수는 최원태가 먼저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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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