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일본 프로야구(NPB) 오릭스 버팔로스가 일본시리즈 준우승 직후 팀의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5)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절차 승인을 공식 발표했다.
'풀카운트' 등 일본 매체는 5일 저녁 "오릭스가 야마모토의 메이저리그 이적 포스팅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며 "야마모토는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일본프로야구 기구의 선수 계약 협정에 따라 절차를 밟게 된다"고 보도했다.
오릭스는 5일 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교세라돔에서 열린 2023 일본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일본시리즈(JS·7판4승제) 7차전에서 한신 타이거스에 1-7로 졌다. 시리즈 전적 3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며 일본시리즈 2연패 도전이 좌절됐다.
오릭스는 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몰려있던 6차전에서 에이스 야마모토의 역투로 기사회생했다. 야마모토는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9피안타 1피홈런 1사사구 14탈삼진 1실점의 괴력투를 선보이면서 팀의 5-1 승리를 견인했다.
하지만 오릭스는 7차전에서 한신에 우승컵을 넘겨줬다. 한신은 타선 폭발 속에 오릭스를 7-1로 완파하고 1985년 이후 38년 만에 일본시리즈 정상을 밟았다.
1998년생인 야마모토는 2017년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이후 팀은 물론 일본프로야구 전체를 대표하는 특급투수로 거듭났다. 데뷔 2년차였던 2018 시즌 30홀드를 수확한 뒤 2019 시즌부터 선발투수로 정착해 20경기 8승 6패 평균자책점 1.95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2021 시즌에는 26경기 18승 5패 평균자책점 1.39으로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했다.
2022 시즌 26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1.68, 올 시즌 23경기 16승 6패 평균자책점 1.21로 변함없는 활약을 펼친 뒤 오릭스를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려놨다. 오릭스의 일본시리즈 우승은 1996년 이후 26년 만이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일본 프로야구 최고 투수에 수여되는 '사와무라 상'은 3년 연속 야마모토의 몫이었다. '사와무라 상' 3년 연속 수상은 카네다 마사이치 이후 역대 2번째이자 65년 만이다.
오릭스는 준우승의 아픔을 뒤로 하고 야마모토의 '꿈'에 힘을 실어줬다. 야마모토는 일본시리즈 전부터 2023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진출에 나설 것이 확실시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최근 오프시즌 FA(자유계약) 랭킹 상위 25명의 선수를 소개하면서 야마모토를 라이브볼 시대의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29)에 이어 2위로 평가했다. 야마모토와 1998년생 동갑내기로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먼저 밝혔던 한국의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도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야마모토는 한국 야구팬들에게도 친숙하다.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한국이 3-4로 끌려가던 8회초 마운드에 올라 이정후-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김재환(35·두산 베어스)으로 이어지는 한국 강타자들을 삼자범퇴로 처리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대회 내내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던 이정후를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21년 도쿄올림픽 본선 준결승 한국전에서는 선발투수로 나섰다. 5⅓이닝 5피안타 1볼넷 1사구 9탈삼진 2실점을 기록, 일본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다만 이정후는 2년 만에 성사된 야마모토와의 리턴 매치에서 1회초 첫 타석부터 펜스 직격 2루타를 때려내 설욕에 성공했다.
야마모토는 올해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2경기(1선발) 7⅓이닝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45로 활약하며 일본의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19 프리미어12 우승, 2021 도쿄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국가대표 커리어에 영광스러운 순간들을 빠짐없이 채웠다.
메이저리그 단장 출신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은 지난 1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을 통해 야마모토의 예상 몸값을 계약기간 7년, 2억 1100만 달러(약 2866억 원)로 내다봤다.
최근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서 S급 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야마모토에 대한 미국 내 평가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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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