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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률? 깨면 돼"→"우린 쉽게 진 적 없다"…KT '리버스 스윕' 뒷이야기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11.06 06:30



(엑스포츠뉴스 수원, 최원영 기자) 11.76%. KT 위즈가 뚫어낸 확률이다.

10월의 마지막날, KT는 씁쓸함을 삼켜야 했다.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2연패에 빠졌다. 남은 3~5차전에서 승리하면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 오를 수 있지만 가능성이 낮아 보였다. 역대 5전3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 후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을 달성한 사례는 17회 중 단 2회뿐이었다(1999~2000 양대리그·1995·2008·2021년 제외). NC가 88.24%를 확보한 것과 달리 KT는 11.76%를 움켜쥐었다.

결과는, 해냈다. 3, 4차전에 이어 5일 수원에서 열린 5차전에서도 승리하며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역대 3호 플레이오프 리버스 스윕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새겼다. 정규시즌 10위에서 2위까지 도약해 가을야구에 진출한 뒤 극적으로 마지막 관문에 다다랐다. 오는 7일부터 시즌 1위 LG 트윈스와 맞붙는다.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 이후 두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조준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꼴찌부터 여기까지 올라왔다. 2패를 했음에도 이대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3차전만 이기면 4, 5차전은 우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고영표, 쿠에바스, 벤자민이 KT다운 '선발 야구'를 해줘 한국시리즈에 오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주장 박경수는 "한국시리즈에 정말 가고 싶었다. '마법사'의 팀이라 그런지 늘 극적이다. 뭉클하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확률은 그저 확률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기사를 보고, 그런 말을 들었을 때 선수들끼리 '우리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야', '기록 깨는 거 잘하잖아'라는 대화를 나눴다"며 "선수들이 너무 잘해줘 더 바랄 게 없다. 최고의 결과가 나와 주장으로서 뿌듯하고, 동생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버스 스윕의 원동력에 관해서는 "2연패에도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았다. 다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원 팀(One team)'으로 뭉쳤다. 그게 우리의 비결이다"고 밝혔다.

한국시리즈 각오를 물었다. 박경수는 "팬들과 같이 축제를 즐기고 싶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있을 듯하다"며 "지금처럼 팬분들이 감동받을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주전 포수 장성우는 시리즈 내내 투수들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올해 전까지 포스트시즌 20경기서 타율 0.164(61타수 10안타) 6타점에 머물렀다. 이번 플레이오프서는 5경기 연속 안타를 터트렸다. 타율 0.333(18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을 올렸다.

장성우는 "정규시즌 때도 어렵게 2위까지 올라왔다. 2연패 후 다들 우리가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우린 이런 과정이 익숙하다. 선수들이 꺾이지 않고 잘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5차전 선취점을 내준 뒤 '우리가 쉽게 진 적 있었나. 결과는 하늘에서 정해놨으니 하던 대로 하자'고 생각했다. 마음 편하게 임했다"며 "'하다 보면 되겠지'라는 마인드로 뛰었더니 운이 따른 듯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선수들의 마음이 모여 승리할 수 있었다. 쿠에바스, 벤자민 등 외인 선발투수들도 짧은 휴식 후 등판하는 등 팀을 위해 뛰어줬다. 팀 플레이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셋업맨 박영현은 든든히 허리를 이었다. 4경기 5이닝서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선보였다. 박영현은 "3, 4차전에서 승리하며 5차전 때 사기가 더 높아졌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며 "선배님들이 잘 이끌어주시고 후배들도 잘 따랐다. 서로의 믿음 덕분에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야수 선배님들과 투수들 다 너무 고생했다. 모든 선수들이 하나였다. 팀으로서 잘해 승리할 수 있었다"며 "한국시리즈까지 온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 다같이 힘을 내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발투수 고영표는 벼랑 끝에 몰린 3차전에 선발 등판해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뽐냈다. 그는 "나 혼자 한 것은 아니다. 선수들과 팀으로서 승리를 일궈낸 것이다"며 "매 구 집중해서 던진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리버스 스윕까지 할 수 있게 돼 감격스럽다"고 웃어 보였다.

고영표는 "1, 2차전에서 조금 당황하는 기색이 있었다. 경기 감각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린 것 같다. 연패한 뒤 느낀 점이 많았고, 3차전에서 이기며 응집력이 생겼다"며 "어려운 확률을 뚫고 승리했다.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다 너무 고생했다. 우리 KT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시리즈에서도 플레이오프 때처럼 무조건 팀만 생각하며, 팀 승리를 위해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겠다.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필승의 의지로 임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필승조의 핵심이 된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 개인 첫 가을야구서 거둔 수확이다. 5경기에 모두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맹활약했다. 1승 1홀드를 쌓았다.

손동현은 "5차전을 앞두고 너무 떨려 잠이 안 왔다. '제발 이기게만 해주세요'라고 빌며 출근했는데 승리해 진심으로 행복하다"며 "생각보다 공이 좋아 무실점으로 막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하니 더 짜릿했다. 걱정은 없었다"고 해맑게 웃었다. 그는 "선배님들이 선수들을 진짜 잘 다독여 주셨다. 분위기를 잘 만들어 주신 덕분에 1승 후 '3연승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국시리즈가 기대된다. 재밌을 것 같다"고 전했다.



사진=수원, 최원영 박지영 기자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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