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간판 공격수 마커스 래시퍼드가 팀의 0-3 대패에도 생일 축하 파티를 즐기기위해 경기 종료 후 유명 나이트클럽에 출입해 물의를 빚고 있다.
팀의 부진에도 파티를 즐기는 래시퍼드의 행각에도 맨유의 에릭 턴하흐 감독은 여전히 래시퍼드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래시퍼드의 행적을 비판하는 기자들과 '침튀기는'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턴하흐는 4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에 시작될 2023/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풀럼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3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가장 적극적으로 질문공세가 쏟아진 주제는 래시퍼드였다.
래시퍼드는 지난 30일 연고지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게 홈인 올드 트래퍼드에서 0-3으로 대패한 후 당일 밤에 파티를 즐기러 나이트클럽에 출입했다. 다음 날인 31일이 래시퍼드 본인의 생일이었기 때문이다.
턴하흐는 "래시퍼드가 파티를 즐겼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눴고 그의 행동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며 비판을 가했다. 그러나 그것이 답변의 전부였다. 기자회견장의 기자들은 일제히 후속 징계 조치에 대해 질의했으나 턴하흐는 지속적으로 "구단 내부에서 처리할 것"이라며 대답을 피했다.
한 기자는 래시퍼드가 팀에 적극적으로 융화되지 못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턴하흐는 래시퍼드를 옹호하기 바빴다. 그는 "당신의 추측은 틀렸다"며 "그는 팀을 위해 뛰겠다는 의지가 확실히 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래시퍼드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래시퍼드는 지난 시즌만 해도 리그 35경기에 출전해 17골을 올렸다. 득점수로만 본다면 개인 한시즌 리그 최다골 기록과 동률이다. 지난 2019/20시즌에도 31경기 17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래시퍼드는 올 시즌 10경기 1골에 그치고 있다. 급격하게 저조해진 퍼포먼스에 턴하흐가 부르짖는 '협동심'과 거리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이러한 의혹 제기에 턴하흐 또한 단단히 '뿔'이 났다. 그는 "나는 직접 래시퍼드를 매일 훈련장에서 본다"며 기자를 비롯한 구단 외부인의 말은 신빙성이 없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어 "그는 팀을 위해 뛰기위해 노력하며 동기부여 또한 확실히 자리잡은 상태"라고 밝혔다.
또한 "그가 (파티를 참석하며) 실수를 저지른 것은 맞다. 그러나 내 철학에 잘 녹아들고 있고 팀을 위해 뛰고 있다고 믿고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게다가 래시퍼드의 '악행'은 팀 모두의 책임이라는 발언도 잇따랐다. 턴하흐는 "래시퍼드의 일탈은 내 책임"이라며 "선수들 또한 잘못이 있다"고 전했다.
해당 답변은 턴하흐가 강조하는 팀으로의 협동과 전체의 책임에 관한 연장선으로 보인다. 지난 2일 리그컵 16강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에게도 홈에서 0-3 대패를 당한 턴하흐는 "부진은 자신의 책임"이라고 밝히면서도 "선수들까지 모두 책임을 같이 져야한다"며 연대책임을 강조했다.
래시퍼드가 맨체스터 더비 경기 대패에도 파티를 즐겼다는 것은 '대형사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턴하흐는 "래시퍼드는 풀럼전에서 출전할 것"이라고 단호히 꼬집었다.
맨유의 역대급 부진에 턴하흐에게도 비판과 비난의 화살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턴하흐는 자신에게 지워져있는 무거운 압박감에도 전혀 동요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여가시간에 무엇을 하며 압박감을 떨쳐내냐는 질문에 그는 "전혀 안한다"고 답했다. 이어 "결국은 경기에서 상대방을 이기는 것이 중요한데 팀으로써 무언가를 준비해야한다"며 자신의 여가시간은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로봇처럼 전혀 안 쉬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에는 "물론 나도 휴식을 취하긴 한다. 그러나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면 팀과 선수들에 대해 생각하지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는다"며 헛웃음과 함께 질문을 정면돌파했다.
이어 "요즘은 24시간 7일 내내 일하고 있다"며 자신의 업무 강도를 강조했다.
턴하흐의 부담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맨유가 홈에서 2경기 연속으로 3골차 이상으로 패배한 적은 1962년 이후 처음이다. 시즌 개막 후 10경기 동안 5패 이상을 기록한 것은 90년 전으로 돌아간 1932년 이후 처음이다. 맨유의 역사를 '잘못'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턴하흐의 명줄은 조금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3일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서 진행한 축구 전문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출연한 축구 전문 기자 롭 도슨은 "맨유가 턴하흐에게 충분히 필요한 시간을 더 줄 것으로 보인다"며 경질이 코 앞까지 다가오진 않았다고 전한 바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