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NC 다이노스가 타선의 응집력과 에이스의 호투를 앞세워 '마법사 군단'을 상대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NC는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 1차전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4회초까지 8-1로 앞서가고 있다.
NC는 이날 선발투수 에릭 페디가 선발투수로 출격했다. 페디는 올 시즌 30경기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으로 리그를 지배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3관왕을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의 역사를 쓰고 팀의 정규리그 4위를 견인했다.
KT를 상대로는 3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2.65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다만 지난 16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구에 어깨를 맞는 부상 이후 2주 동안 실전 공백이 있었던 점이 우려됐다.
선발 라인업은 손아섭(지명타자)-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마틴(중견수)-권희동(좌익수)-서호철(3루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로 구성됐다.
강인권 NC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 타선의 연결, 흐름이 매끄러웠던 점을 고려해 타순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타격감이 좋은 서호철의 2번 배치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손아섭-박민우 등 베테랑들이 테이블 세터로 돌격대장 역할을 맡았다.
강인권 감독의 승부수는 1루수 겸 7번타자 오영수였다. 오영수가 올해 정규리그에서 KT 상대 7경기 타율 0.381(21타수 8안타) 4타점으로 강했던 부분에 기대를 걸었다.
KT도 1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를 선발투수로 빼들었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18경기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무시무시한 구위를 뽐냈다. 통산 포스트 시즌 성적도 3경기(2선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0으로 '빅게임 피처'로 이름을 떨쳐왔다.
KT는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조용호(우익수)-문상철(지명타자)-배정대(중견수)-박경수(2루수)로 이어지는 타순을 들고 나왔다.
게임 초반 주도권을 잡은 건 NC였다. NC는 1회초 선두타자 손아섭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뒤 박민우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쳐내면서 무사 2·3루 찬스가 중심 타선 앞에 차려졌다.
NC는 박건우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4번타자 제이슨 마틴이 해결사로 나섰다. 마틴이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하면서 NC가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NC는 권희동의 볼넷 출루로 2사 1·3루 추가 득점 기회를 이어 갔다. 서호철이 쿠에바스를 끈질기게 괴롭혔지만 8구 승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이닝이 종료됐다.
NC 페디는 1회말 KT 타선을 압도했다. 선두타자 김상수와 황재균을 연이어 유격수 땅볼로 잡고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알포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NC는 2회초에도 쿠에바스를 두드렸다. 선두타자 오영수가 풀카운트에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려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타선 득점 지원 속에 페디는 더 힘을 냈다. 2회말 박병호-장성우를 삼진, 조용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또 한 번의 삼자범퇴로 이닝을 끝냈다.
기세가 오른 NC는 3회초 쿠에바스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선두타자 박민우가 평범한 내야 뜬공을 쳤지만 KT 3루수 황재균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한 게 시작이었다. NC는 곧바로 터진 박건우의 1타점 2루타로 3-0으로 격차를 벌렸다.
NC는 1사 3루 추가 득점 기회에서 베테랑 권희동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권희동은 우익수 앞에 떨어뜨리는 안타로 3루 주자 박건우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NC가 4-0의 넉넉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다.
끌려가던 KT는 3회초 반격에 나섰다. 선두타자 문상철이 페디에 솔로 홈런을 쳐내면서 4-1로 스코어를 좁혔다. 분위기가 가라앉았던 KT 더그아웃은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KT는 이후 배정대가 내야 안타로 출루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추가 득점은 없었다. 박경수가 삼진, 김상수가 내야 땅볼, 황재균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NC 페디는 빠르게 안정을 찾고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NC는 4회초 쿠에바스를 완전히 붕괴시켰다. 선두타자 김형준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고 후속타자 김주원의 희생 번트 때 쿠에바스의 2루 송구 실책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쿠에바스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손아섭의 타석에서 폭투까지 나오며 NC는 병살 위험이 사라진 채 무사 2·3루 기회를 이어갔다. 손아섭도 쿠에바스에 1타점 적시타로 해결사로 나서 5-1까지 도망갔다.
KT는 결국 투수교체를 단행했다. 강속구 사이드암 엄상백으로 투수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불붙은 NC 타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NC는 박민우의 볼넷 출루로 무사 만루 찬스를 중심 타선에 연결했다. 박건우가 여기서 침착하게 1타점 외야 희생 플라이를 기록, 스코어는 NC의 6-1 리드가 됐다.
KT도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불펜을 가동했다. 1사 1·2루에서 엄상백을 빼고 이상동을 마운드에 올렸다. 이상동이 마틴을 내야 뜬공으로 막고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NC 타선의 집중력은 2사 후에도 유지됐다. 권희동이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 끝에 2타점 3루타를 때려내 순식간에 8-1로 달아났다.
5전 3승제로 치러진 역대 32번의 KBO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25회(78.1%)였다. 현재까지는 NC가 이 확률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