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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미운 오리'→가을 '백조'...NC 마틴의 반전 드라마, PO서도 이어질까

기사입력 2023.10.29 09:00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분명 적응기가 필요하다. 실력이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언제 보여줄 수 있느냐가 문제다"

강인권 NC 다이노스 감독은 지난 3월 정규리그 개막이 임박한 상황에서 외국인 타자 제이슨 마틴의 부진에도 굳은 신뢰를 보냈다. 정규리그 개막 전부터 외국인 선수에 대한 실망을 드러내기도 어려웠지만 마틴이 분명 제 몫을 해낼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었다. 

마틴의 시범경기 성적은 처참했다. 9경기에서 25타수 3안타, 타율 0.120에 그쳤다. 장타는 2루타 1개뿐이었고 선구안과 컨택 모두 약점을 드러냈다. 

NC팬들은 기대를 모으고 데려온 외국인 타자의 부진에 당황했다. 지난해 139경기 타율 0.296 16홈런 85타점 12도루로 무난한 성적을 거둔 닉 마티니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영입한 마틴이었기 때문에 실망감은 더 컸다.



하지만 강인권 감독은 마틴에게 '적응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마틴이 2022 시즌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32홈런을 쏘아 올렸던 경험이 있는 만큼 KBO리그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내가 더 기다려 줄 용의가 있다고 믿음을 준 상태"라며 마틴이 마음 편하게 타격감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마틴의 타격감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정규리그 개막 직후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당하면서 한 달 넘게 자리를 비웠다. 5월까지 22경기 타율 0.237(76타수 18안타) 2홈런 9타점 OPS 0.709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반전은 6월부터 생겼다. 23경기 타율 0.304(92타수 28안타) 3홈런 15타점 OPS 0.857로 반등하더니 7월에는 17경기 타율 0.359(64타수 23안타) 5홈런 20타점 OPS 1.049로 맹타를 휘둘렀다. 8월에도 21경기 타율 0.300(80타수 24안타) 4홈런 23타점 OPS 0.872로 활약하면서 KBO리그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록 9월 이후 35경기 타율 0.244(123타수 30안타) 3홈런 23타점 OPS 0.692로 주춤한 것은 아쉬웠지만 시즌 성적 타율 0.283(435타수 123안타) 17홈런 90타점 15도루 OPS 0.815는 충분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다.

NC는 당초 올 시즌 개막 전 5강 후보로 분류되지 못했다,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데는 마틴이 '1인분'의 역할을 해낸 부분이 적지 않게 작용했다. 

마틴은 가을야구에서도 힘을 내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4타수 무안타 침묵으로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 1홈런 5타점 2도루로 반등했다.

특히 지난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1도루 2득점으로 게임을 지배했다. NC가 4-5로 끌려가던 2회말 역전 결승 3점 홈런을 때려내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NC는 마틴의 맹타 속에 시리즈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안착했다.



마틴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 직후 "2회말 주자들이 출루한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구종, 로케이션에 공이 들어와 좋은 스윙을 가져간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야구에서 시즌을 치를 때 좋은 시기와 안 좋은 시기가 있는데 다행히 포스트시즌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정말 기쁘다"며 "개막 후 초반에는 적응기가 분명히 있었다.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가 내게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제 마틴과 NC의 시선은 창단 후 세 번째 한국시리즈 진출로 향한다. NC는 2016 시즌 구단 역사상 첫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지만 당시 정규리그 1위 두산에 4연패로 무너지면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NC가 2016년 준우승의 아쉬움을 푸는 데는 4년이면 충분했다. 2020 시즌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두산을 4승 2패로 꺾고 통합우승의 역사를 썼다. 올해 3년 만에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무대를 겨냥한다.



NC가 가을의 가장 높은 무대로 향하기 위해서는 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서 정규리그 2위 KT 위즈를 넘어서야 한다. 올 시즌 상대 전적 6승 10패로 열세였던 데다 KT가 3주 가까이 휴식을 취하며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도 NC에 불리하다.

NC가 플레이오프를 쉽게 풀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타선이 KT 마운드를 공략해야 한다. 마틴의 경우 정규리그에서 KT전 13경기 타율 0.319(47타수 15안타) 1홈런 9타점으로 강했다. KT 에이스 웨스 벤자민에 7타수 3안타, 토종 에이스 고영표에 9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마틴은 "올 시즌 내내 NC 1~3번 타순에서 뛴 타자들의 활약이 너무 좋았다"며 "항상 출루를 해준 덕분에 내가 많은 타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을 치켜세웠다.

이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는 건 정말 큰 도전 과제다. 우승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고 NC 선수들 모두 우승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뛰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NC는 오는 30일부터 KT와 한국시리즈 진출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에서 격돌한다. 1, 2차전은 KT의 홈구장 수원KT위즈파크에서 치러진다. 3, 4차전은 안방 창원NC파크에서 개최되며 승부가 5차전까지 이어질 경우 다시 수원으로 돌아와 최후의 결전을 펼친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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