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해리 매과이어의 결승골과 안드레 오나나의 페널티킥 선에 힘입어 3경기 만에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첫 승을 거뒀다.
맨유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FC코펜하겐과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A조 3라운드 맞대결에서 후반 27분에 터진 매과이어의 헤더 결승골에 힘입어 1-0 신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3위를 차지해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맨유는 조별리그 추첨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 FC코펜하겐(덴마크), 갈라타사라이(튀르키예)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코펜하겐전에 앞서 맨유는 지난 조별리그 2경기 뮌헨 원정(3-4)과 갈라타사라이와의 홈경기(2-3) 모두 패하면서 승점을 챙기지 못해 A조 최하위에 위치했다.
맨유 경기보다 먼저 진행된 '뮌헨-갈라타사라이' 간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가 뮌헨의 3-1 승리로 끝난 가운데 맨유도 홈에서 코펜하겐 상대로 진땀승을 거둬 조별리그 3경기 만에 승리를 맛보면서 승점 3(1승2패)으로 A조 3위로 올라섰다. 현재 A조 1위는 3경기 전승 중인 뮌헨(승점 9)이 차지 중이며, 2위엔 승점 4(1승1무1패)인 갈라타사라이가 위치했다. 맨유전 패배로 승점 1(1무2패)인 코펜하겐이 A조 4위로 내려갔다.
홈팀 맨유는 4-2-3-1로 나섰다. 안드레 오나나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세르히오 레길론, 해리 매과이어, 라파엘 바란, 디오구 달로트가 백4를 구성했다. 3선은 스콧 맥토미니와 소피앙 암라바트가 맡았고, 2선엔 마커스 래시퍼드, 브루노 페르난데스, 안토니가 배치. 최전방 원톱 자리엔 라스무스 회이룬이 이름을 올렸다.
원정팀 코펜하겐은 4-3-3으로 맞섰다. 카밀 그라바라가 골문을 지켰고, 엘리아스 엘러르트, 케빈 딕스, 데니스 바브르, 페테르 안케르센이 백4를 형성했다. 중원엔 디오구 곤살베스, 라스무스 폴크, 루카스 레라허가 맡았고, 최전방에서 모하메드 엘류누시, 빅토르 클라에손, 엘리아스 아슈리가 맨유 골문을 노렸다.
맨유는 지난 22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가용한 라인업을 거의 그대로 들고나왔다. 수비진에서 빅토르 린델뢰프와 조니 에반스를 빼고, 레길론과 바란을 선발 명단에 포함시킨 것 외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다.
현재 맨유는 부상자가 속출해 베스트 11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다. 1군 선수들 중 아론 완비사카, 카세미루, 리산드로 마르티네스, 루크 쇼, 타이럴 말라시아 모두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주중 경기를 치르는데 애로사항이 있다.
경기 시작에 앞서 올드 트래퍼드에서 최근 세상을 떠난 맨유 레전드 바비 찰튼의 추모식이 진행됐다. 맨유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17년 동안 758경기 249골을 기록한 레전드 공격수 찰튼은 지난 22일 향현 86세 나이로 눈을 감았다.
찰튼은 맨유를 암흑기에서 건져준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최고 레전드로 꼽혀도 손색 없는 인물이다. 그는 맨유 암흑기 원인이었던 1958년 뮌헨 비행기 추락 참사에서 생존한 구단 인원 10명 중 한 명이었다. 주전 멤버 8명이 사망하는 비극 속에 긴 암흑기를 지탱해 온 찰튼은 1962/63시즌 FA컵에서 팀을 5시즌 만의 우승으로 이끌었다.
1966/67시즌에는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으며 참사 10주기였던 1967/68시즌에는 유러피언컵을 들어올리며 유럽 축구 최정상 자리에 올랐다.
이견이 없는 구단 최고 레전드가 세상을 떠나면서 맨유 팬들은 홈구장 올드 트래퍼드 근처에 화환을 놓으면서 찰튼의 사망을 추모했다. 또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중앙선에 꽃다발을 두고, 묵념을 하면서 선수들과 모든 관중들이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추모 시간까지 가지면서 본격적으로 경기가 시작한 가운데 분위기를 끌어올린 건 원정팀 코펜하겐이었다. 전반 2분 코펜하겐 윙어 아슈리가 먼 거리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이를 맨유 수문장 오나나가 몸을 던져 손끝으로 쳐냈다.
코펜하겐은 전반 5분 결정적인 기회까지 맞이했다. 엘류누시가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해 역습을 진행했고, 박스 안으로 들어간 미드필더 곤살베스를 발견해 크로스를 올렸다. 크로스를 받은 곤살베스는 곧바로 슈팅을 가져가 봤지만, 슈팅이 골대를 때리면서 맨유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이후 이어진 엘류누시의 슈팅도 수비벽에 막히면서 코펜하겐의 선제골 기회는 무산됐다.
맨유도 전반 16분 이날 첫 번째 슈팅을 가져갔다. 전방을 향한 래시퍼드의 침투 패스를 받은 회이룬이 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힘이 너무 실리면서 슈팅이 위로 떠 골대 위로 향하고 말았다.
전반 20분엔 래시퍼드가 니어 포스트를 향해 날린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품 안으로 향하면서 코펜하겐 수문장 그라바라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흐름을 타기 시작한 맨유는 전반 23분 좋은 역습 장면을 한차례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에서 안토니가 돌파에 성공해 박스 인근까지 접근했고, 앞에서 쇄도하는 회이룬을 향해 패스를 넣었다.
이때 회이룬은 발뒤꿈치로 뒤쪽을 향해 패스하면서 기회를 만들었고, 맥토미니가 슈팅을 하기 위해 달려드는 순간에 코펜하겐 수비수들이 한 발 먼저 다가가 공을 걷어내면서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전반 38분 코펜하겐 튀니지 공격수 아슈리가 멋진 개인기로 맨유 수비수들을 제친 뒤 니어 포스트를 향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 옆그물을 때리면서 유효슈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전 종료가 점점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전반 43분 곤살베스가 흘러나온 공을 중거리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이를 맥토미니가 몸을 날리는 육탄방어로 막아내면서 유효슈팅으로 이어지는 걸 저지했다.
시간이 전반 45분을 향해 가자 팬들은 추가시간이 몇 분이나 주어질지 주목했지만, 도리어 심판은 전반 45분이 되기도 전에 전반전 종료 휘슬을 불면서 의아함을 자아냈다.
전반 45분 동안 코펜하겐은 압박 강도와 활동량을 늘린 전술이 효과를 봤다. 이날 코펜하겐 선수들은 전반전 동안 총 69.41km를 뛰면서 맨유(63.9km)보다 더 많은 활동량을 기록했다. 그 결과, 원정 경기임에도 공 점유율 48%를 가져가면서 비등하게 맨유와 맞섰고, 슈팅 숫자(7 대 4)과 코너킥 횟수(5 대 1)는 오히려 코펜하겐이 더 많았다.
반면에 맨유는 코펜하겐의 강한 압박에 시달리면서 홈경기 이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고, 전반전에 득점을 터트리지 못하면서 후반전에 어떤 승부수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다.
맨유를 이끄는 에릭 턴 하흐 감독은 득점을 위해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중원에 변화를 줬다. 3선에서 뛰던 암라바트를 빼고, 키 패스를 기대할 수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을 투입하면서 공격에 힘을 실었다.
후반 2분 레프트백인 레길론이 직접 박스 인근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담해 슈팅까지 날려 봤지만, 수비벽에 걸려 슈팅이 위로 뜨면서 그라바라 골키퍼가 안전하게 잡아냈다.
후반 4분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비난을 받고 있는 골키퍼 오나나가 맨유를 구해냈다. 코펜하겐 역습 상황에서 오른쪽 측면에 있던 클라에손이 중앙으로 쇄도하던 미드필더 레라허 앞으로 패스를 넣었고, 레라허가 골문을 향해 정확한 슈팅을 날렸지만 오나나가 팔을 쭉 뻗어 막아내면서 실점 위기를 넘겼다.
코펜하겐 공격은 계속 이어졌다. 레라허 슈팅 이후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맨유가 공을 멀리 걷어내지 못했고, 코펜하겐이 계속 공격을 이어갔다. 이때 오른쪽 측면에서 높이 크로스가 올라왔고, 아슈리가 골대를 향해 발리 슈팅을 날렸지만 슈팅이 골대 위로 날아갔다.
맨유가 한차례 좋은 선방을 보여준 것처럼 코펜하겐도 멋진 선방 장면을 연출했다. 후반 8분 박스 안에서 회이룬이 밖에 있는 에릭센을 향해 공을 넘겨줬고, 에릭센이 니어 포스트 구석을 노리고 낮고 빠른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이때 그라바라 골키퍼가 멋진 반사 신경으로 공을 오른손으로 쳐내면서 선제골을 허용하지 않았다.
맨유는 후반 12분 래시퍼드가 페르난데스의 침투 패스를 받기 위해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골문을 비우고 나온 그라바라 골키퍼와 충돌해 넘어지자 심판한테 페널티킥을 주장했다. 맨유에게 절호의 득점 기회가 찾아올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비디오판독(VAR)까지 가동됐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이후 2분 뒤 래시퍼드가 다시 한번 좋은 움직임과 빠른 속도를 살려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을 뻔했지만, 마지막 터치가 너무 길어 공을 그대로 라인 밖으로 나가면서 래시퍼드의 득점 기회는 허무하게 종료됐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에릭센을 투입했던 턴 하흐 감독은 후반 18분 교체카드 2장을 더 꺼내들었다. 레길론과 안토니를 불러 들이면서, 린델뢰프와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를 투입해 수비와 공격 모두 변화를 줬다.
교체로 들어온 가르나초는 후반 21분 앞서 래시퍼드와 마찬가지로 아쉬운 터치로 선제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코펜하게 코너킥 공격을 막아낸 뒤 진행된 맨유 역습에서 페르난데스가 중앙에서 쇄도하는 가르나초를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넣었고, 가르나초가 공을 몰고 질주하면서 골키퍼 한 명만 앞에 남겨둔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터치가 길면서 그라바라 골키퍼가 한 발 먼저 공을 잡아냈고, 득점 찬스가 무산되자 가르나초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후반 27분 드디어 귀중한 맨유의 선제골을 터져 나왔다. 선제골 주인공은 키 194cm, 체중 100kg 거구 수비수 매과이어였다.
선제골 장면은 코너킥 이후 상황에서 나왔다. 코펜하겐은 맨유의 코너킥 공격을 막아냈지만, 이후 세컨볼을 다시 맨유가 잡았다. 아직 박스 안에 맨유 선수들이 많은 상황에서 에릭센이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매과이어가 머리에 맞춰 헤더 슈팅으로 연결하면서 코펜하겐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매과이어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는지를 확인하는 VAR까지 가동됐으나, 문제없다는 판정이 내리면서 맨유가 매과이어의 선제골로 0의 균형을 깨는 데 성공했다.
선제골을 올린 맨유는 후반 32분 추가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완벽한 역습 상황에서 먼저 가르나초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세컨볼을 잡은 맥토미니의 2차 슈팅이 골대 밖으로 향하면서 맨유는 승기를 확고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후반 36분 다시 역습을 통해 맨유는 좋은 기회를 맞이했지만 코펜하겐의 집중력 수비에 가로막혔다. 박스 안에서 맨유 주장 페르난데스가 골대를 향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뒤에서 달려온 코펜하겐 수비수의 슬라이딩 태클에 슈팅이 막히면서 또 한 번 추가골 기회가 무산됐다.
코펜하겐은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라인을 높게 올렸지만 좀처럼 맨유 골문을 열지 못했고, 오히려 맨유에게 역습을 여러 차례 허용하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막는데 급급했다.
추가시간이 없었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엔 추가시간이 4분 주어졌다. 이때 코펜하겐은 오스카 회이룬을 교체로 넣으면서 눈길을 끌었다. 오스카 회이룬은 맨유 공격수 라스무스 회이룬의 친남동생이다.
라스무스 회이룬에겐 2살 어린 쌍둥이 남동생인 에밀 회이룬과 오스카 회이룬 있고, 두 남동생 모두 형처럼 코펜하겐 유소념팀에 입단했다. 이날 교체 명단에 있던 오스카 회이룬이 교체로 나와 짧은 시간 그라운드 누비면서 형제가 한 경기에 출전하는 광경을 연출했다. 다만 라스무스 회이룬이 후반 41분에 교체 아웃되면서 형제 간의 맞대결은 불발됐다.
추가시간 종료를 앞두고 코펜하겐이 코너킥을 얻어 골키퍼까지 모두 올라가면서 마지막 공격을 시도했다. 이때 맥토미니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발을 높게 들었는데, 코펜하겐 선수 얼굴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승리를 코앞두고 무승부가 될 위기에 처한 가운데 코펜하겐 키커로 나선 건 후반 40분에 투입된 스웨덴 공격수 조르단 라르손이었다. 모두가 주목하고 있는 순간에 라르손은 골대 오른쪽을 향해 슈팅을 날렸다.
이때 오나나 골키퍼가 슈팅 방향을 정확하게 읽으면서 몸을 날렸고, 라르손의 슈팅을 오른팔로 쳐내면서 코펜하겐의 동점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오나나가 환상적인 선방으로 팀을 구해내자 맨유 선수들은 모두 오나나한테 달려가 그의 선방을 축하했다.
경기 막판에 동점골을 내줄 위기에 처한 가운데 오나나가 페널티킥을 선방해 내면서 매과이어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내는데 성공했다. 결국 경기는 맨유의 1-0 승리로 마무리돼, 맨유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3경기 만에 첫 승을 챙기면서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맨유 팬들은 그동안 비판에 시달려온 두 선수가 승리의 주역이 됐다는 사실에 기쁨을 드러냈다. 매과이어와 오나나 모두 수비 상황에서 불안한 모습을 자주 노출돼 팬들과 언론으로부터 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아야 했다.
정신적으로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서 두 선수는 중요한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맨유의 조별리그 첫 승을 이끌며 16강 진출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를 이제 절반 소화한 가운데 맨유(승점 3·1승2패)는 3차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기면서 3위로 도약했다. 1위는 독일 챔피언 뮌헨(승점 9·3승)이 굳건하게 지키고 있지만, 2위 갈라타사라이(승점 4·1승1무1패)와의 승점 차이가 크게 나고 있지 않기에 코펜하겐전 승리로 맨유는 16강 진출 마지노선인 2위 자리를 노릴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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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