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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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반의 여왕' 김연아, 평창유치 1등 공신인 이유

기사입력 2011.07.07 08:23 / 기사수정 2011.07.07 08:38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2010년과 2014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바로 김연아가 합류했다는 점이죠. 김연아라는 존재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4월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0-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만난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로 표기) 관계자의 말이었다. 동계올림픽 유치 삼수에 도전한 유치위는 세계적인 동계스포츠 스타와 함께 있는 점이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연아는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수행했다.


김연아는 지난해 5월, 서울 송파구 잠실에 위치한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위원회 창립회의'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연아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홍보를 위한 선수위원으로 위촉됐다.

당시 김연아는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뛰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대회나 아이스쇼 등에 많이 출전하게 되면 세계적인 스케이터들을 많이 만나게 될 것 같다. 이들에게 기회가 되면 평창올림픽 유치를 얘기하고 싶다. 선수들 사이에서 평창올림픽이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특임대사는 "김연아의 위상이 높은 만큼 기대감도 크다"고 표명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릴 때까지 한국은 쇼트트랙에서만 강한 국가라는 인식이 국제사회에서 컸다. 하지만, '동계스포츠의 꽃'이자 아이스하키 결승전과 함께 가장 큰 주목을 받는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이 나오면서 한국 동계스포츠의 위상은 달라졌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 세계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피겨 여왕'은 홍보대사로 위촉돼 스포츠 외교관으로 변신했다.

그동안 평창은 최적의 유치환경에 비해 스포츠외교와 전략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IOC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동계스포츠 스타의 존재는 절실했다.

평창의 경쟁도시였던 독일 뮌헨은 '피겨의 전설' 카타리나 비트(1984, 1988년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80년대를 풍미한 최고의 스케이터였던 비트는 존재는 뮌헨 유치에 큰 힘을 실어줬다.

현존하는 최고의 스케이터이인 김연아는 비트와 맞설 수 있는 존재감을 지녔다. 김연아의 프레젠테이션은 빙판 위에서 보여준 화려한 연기만큼 인상적이었다. 유창한 영어 실력과 사전에 철저히 연습해온 제스처 등은 IOC위원들에게 좋은 이미지로 다가섰다.


평창의 약점 중 하나는 한국이 동계스포츠에 있어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가라는 인식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며 종합 5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쇼트트랙뿐만이 아닌 스피드 스케이팅과 피겨 스케이팅에서 메달이 골고루 나온 점도 고무적이었다.

이러한 중심에 김연아가 있었다. 여자 싱글 역사상 전무후무한 228점이라는 점수를 받은 김연아의 연기는 스포츠 외교에 있어서 큰 역할을 해냈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출전 등으로 평창올림픽 유치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모든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유치위에 큰 힘을 실어줬다.



당초 김연아는 지난 달 27일과 28일 토고 로메로에서 열린 아프리카올림픽위원회연합(ANOCA) 총회는 참석하지 않고 곧바로 남아공 더반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막바지까지 동계올림픽에 전력투구하며 평창 유치의 최전선에 나섰다.

이러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은 경쟁자인 비트를 이기는 쾌거로 이어졌다. 동계올림픽 유치가 결정되고 난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린 김연아는 "그저 너무 감사할 뿐이다. 이 자리에 있다는 것 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너무나 고생하신 분들이 많아서 유치 결정의 유무를 떠나 눈물을 흘릴 것 같았다"며 감격을 털어놓았다.

또, 김연아는 "경기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평창 홍보대사는 국가적인 일이기 때문에 나 한사람 때문에 결과가 나쁘면 안 된다는 부담감도 컸다. 하지만, 막상 일이 잘 풀려 너무나 기쁘다"고 덧붙었다.


김연아는 피겨의 불모지였던 이 땅에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선사했다. 피겨 스케이팅의 대중화를 불러일으킨 김연아는 동계올림픽 최전선에 뛰어들어 결정적인 역할까지 수행해냈다. 한국 동계스포츠의 역사에서 김연아라는 이름 석자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게 됐다.


[사진 = 김연아 (C) SBS 방송화면 캡쳐,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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