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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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헐크' 이만수, '스포테인먼트로 기여하겠다'

기사입력 2006.10.31 12:15 / 기사수정 2006.10.31 12:15

엑츠 기자
 
'헐크' 이만수(48)가 9년 만에 귀국, 30일 SK 수석코치로 입단식을 갖고 컴백했다.

이 신임 코치는 이날 오후 1시 30분 조금 넘어 인천 문학구장내 SK 구단 사무실에 신영철 구단 사장, 김성근 감독과 함께 등장했다. 유니폼 22번을 배정받은 이 코치는 팬클럽 회원들의 환호 속에 취임식을 가졌다.

김 감독은 "감독 취임식보다 카메라가 많네"라고 농담하며 이 코치에게 모자를 씌워줬다.

다음은 이만수 코치와 일문일답.

-소감은?
▲감사하다. 10월 15일 감독님 취임식을 인터넷 상으로 시카고에서 다 봤다. 말씀 너무 잘 하시고, 야구하면서 웃는 모습 처음 봐 놀랐다. 현역 시절 감독님과 2년을 같이 하며 많이 배웠지만 안 웃었는데. 그 때 웃는 모습 보며 감독님이 이렇게 미남인 줄 몰랐다. 9년 동안 감독님 못 뵈다 오늘 처음 봤다. 연세 많으신데도 체력 좋더라. 수석코치로서 감독님 모신다는 것이 영광이다. 팬이 없는 야구는 프로가 아니다. 우리 SK를 많이 성원해주시길 바란다.

-9년만에 복귀했는데.
▲5월 24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재계약했다. 2008년까지 재계약된 상태여서 사실은 국내 복귀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러나 SK의 팬과 함께 하자는 모토를 듣고 '기회는 왔다. 이 때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솔직히 3일 만에 결정했다. 13일에 결심했다. 너무 갑자기 결정하다보니 마음 준비도 없었다. 13시간 날아오면서 잠을 한 숨도 못잤다. 9년 전 미국 갔을 때는 솔직히 막막했다. 귀국할 때 공항에 기자들이 많았는데 그 때는 기자가 한 명도 없었다. 맨 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들어가 '어떻게 2년 하고 들어온다'는 게 9년이 됐다. 처음 국내에서 지도자가 되니 잠을 못잤다. 처음 미국 들어가는 때의 긴장된 마음이 든다. 9년 전의 '야구 위해 죽겠다'는 소신을 잃지 않고 할 것을 약속드린다.

-9년 동안 한국야구를 접했나.
▲9년간 미국 생활하면서 매일 인터넷 상으로 국내야구를 봤다. 한국 야구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WBC를 보며 놀랐다. 선수들과 내기했는데 한국인은 나 밖에 없어 베팅을 많이 해야 해 불안했다. 죄송하지만 4강까지는 생각 못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야구장에 팬이 없다는 게 가슴이 아팠다. 특히 16년간 몸담았던 삼성은 올해 우승팀이지만 하루 평균 팬이 3000명 약간 넘더라. 그것을 보고 팬이 없는데 우승하는 것이 무슨 값어치가 있겠느냐라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다.

-내기에서 돈은 얼마나 땄나.
▲한 2000불 넘게 땄다. 못 받은 사람 하나있는데 A.J. 피어진스키이다. 미국과 한국 경기할 때 1000불 걸었다. 내가 이겼지만 얘가 다음날 되니 보이지 않았다(웃음). 나중에 돈은 안 주고 자기 사인을 선물했다.

-현장에서 무엇을 할 텐가.
▲우선 감독님 모시는 입장으로 옆에서 수석코치로서 100% 서포트할 생각이다. 감독님을 앞서서 가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모든 것은 감독님이 하시고 원하시면 뒤에서 팬을 위한 야구는 여러 가지 할 수 있다. 모든 것은 감독이 중심이다.

-팬을 위한 야구는 무엇인가.
▲나를 보면 안다. 9년 동안 살면서 외롭고 힘들다보니 살아남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고심했다. 어딜 가도 국내에서나 이만수지 거기서는 아무도 몰랐다. 문화나 언어 스트레스가 굉장히 심했다. 살아남기 위해 돌파구 찾지 않으면 안 됐다. 그래서 한 시간 전에 나가 팬들에게 사인해줬다. 선수가 아니기에 애들 안아서 사진 찍고 대화하고 장난 치고 오래 하다보니 선수가 아닌데도 많은 팬들이 생겼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대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내 사인볼이 매장에 10불 정도에 나올 줄 알았는데 120불에 나오기도 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수가 먼저 포기한다. 그러니까 팬들이 가버린다. 선수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포기는 없다는 점이다.

-손가락에 끼고 있는 반지는?
▲월드시리즈 우승(2005년 시카고 화이트삭스) 반지다. 너무나 좋아해서 대대로 물려줄 생각이다(신영철 사장이 김 감독을 보고 '감독님도 일본에서 있으시죠?' 묻자 김 감독은 '두고 왔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둘째 아들(언종 군)이 미식축구를 하는데 MLB 선수로 키울 생각은.
▲고등학교 2학년까지 미식축구를 했다. 그러나 미국 애들은 올라갈수록 덩치가 커진다. 그래서 위험하니 하지 말라고 했다. 발이 느려 야구 선수도 무리다. 권하긴 했지만 야구는 아빠만큼 할 수 없으니 안 하겠다고 했다. 대학 1년생으로 공부만 하고 있다.

-2005년 월드시리즈 우승 소감은.
▲솔직히 작년 월드시리즈는 일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선수 시절부터 메이저 꿈이 있었다. 비록 선수는 아니지만 관중석 구경도 아니고 현장에서 우승한 것은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다.

-홈페이지 대화는 계속하나.
▲미국에서는 국내와 많이 떨어져 있어 홈페이지 통해 칼럼을 썼지만 이제는 국내 복귀했으니 칼럼 쓰고 팬들과 대화하는 것이 안 맞을 것 같아 닫을 생각이다. 다시 생각해 보겠다. 팬들이 원한다면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올리겠다. 그러나 나는 코치이지 선수가 아니다. 코치가 앞에 나서는 것은 안좋은 점이 많다.

[글=한국야구위원회]


엑츠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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