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FC서울 '로컬보이' 강성진은 최대 라이벌 수원 삼성이 강등 위기에 놓인 상황에 대해 아쉽다고 반응했다.
서울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 경기서 나상호와 지동원의 연속골로 한 골을 만회한 강원을 2-1로 이겼다.
이미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상태에서 승점 3점을 추가한 서울은 13승11무10패(승점 50)로 7위를 유지했다. 반면, 강원은 4승14무16패(승점 26)으로 강등권 탈출에 실패했다. 다행히 같은 시간 제주 유나이티드가 수원 삼성을 이기면서 최하위로 떨어지진 않았다.
우승팀과 강등팀이 정해지는 파이널라운드에 돌입한 가운데 서울은 파이널B(7~12위 결정전)로 떨어진 동시에 1부 잔류를 확정지었다.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0위 수원FC와의 승점 차가 16점이었기 때문에 수원FC가 남은 5경기에서 모두 이기더라도 순위가 뒤집힐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등권 탈출이 시급한 강원에 비해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김진규 감독 대행은 강원전에 대해 "이미 2주 내내 선수들에게 동기부여에 대해 이야기 했다"면서 선수단이 정신 무장된 상태라고 자신했다.
김 대행 말대로 서울은 경기 내내 강원을 쉴 새 없이 몰아쳤다. 경기 초반부터 강원을 상대로 경기를 주도했다. 정작 중요한 득점이 터지지 않으면서 전반전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 8분 나상호의 프리킥 선제골이 터지면서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후반 33분 강원 가브리엘에게 동점골을 내줬지만 불과 2분 뒤 지동원이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강원의 실낱 같은 희망을 꺾었다. 경기 후 김 대행은 "지동원의 모습을 많은 후배들이 보고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랜 부상에서 돌아와 득점에 성공한 지동원을 칭찬했다.
이날 선발 출전이 예정돼 있었다가 당일 아침 후반 교체 출전으로 변경된 강성진은 투입 후 지동원 득점 장면에서 기점 역할을 하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경기 후 "막내여서라기보다 나올 때 아무도 안 들길래 자연스럽게 내가 들고 나왔다"라며 대형 앰프를 들고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난 강성진은 "스플릿 들어와서 첫 경기였는데 일단 승리한 건 당연히 좋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 전에 충분히 상위 스플릿으로 갈 수 있었는데 거의 4년째 팀이 그러지 못하고 나도 서울에서 데뷔하고 3년간 있으면서 계속 하위 스플릿에 있으니까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올해는 내가 팀을 나가 있던 시간도 길었고, 부상도 있었다. 남은 경기들을 최대한 다 이기면서 잘 준비해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상위 스플릿에 가지 못했던 게 너무 죄송스럽다"고 덧붙였다.
강성진은 구단 산하 유스팀인 오산중과 오산고를 거쳐 서울에서 프로 데뷔한 '로컬 보이'다.
강성진은 "내가 20세 이하 대표팀에 나가 있고, 한국에 오자마자 거의 바로 다치면서 쉬게 돼 팀을 돕지 못했다. 밖에서 보면서 힘들었다. 형들이 워낙 잘해주고 잘 싸워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중학교 때부터 항상 서울을 봐 왔다. 올해는 꼭 상위 스플릿(파이널A)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수원FC,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결정지을 수 있었던 걸 못했던 것에 큰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성장한 강성진에게 라이벌 수원삼성은 특별한 존재다. 하지만 다음 시즌에는 수원과 마주칠 일이 없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강성진은 "중학교 때부터 (매탄중과) 만나면 '리틀 슈퍼매치'라고 그 날은 더 각성되고 그런 게 있었다"고 학창 시절을 떠올리면서 "어쩔 수 없다. K리그 팀이 12팀이다 보니 한 경기로 이제 강등되고 위아래로 왔다갔다 하는 걸 많이 보게 된다. 나도 재작년에 그 위치까지 내려가 봐서 아는데 선수로서 많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일 거란 걸 안다"고 평생 라이벌 수원의 상황에 대해 아쉬워했다.
베테랑 지동원에 대해서는 감탄했다고 밝혔다. 강성진은 "동원이 형이나 성용이 형이나 존경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가까이에서 보면서 너무 많이 느꼈다. 볼 수록 더 대단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게 인상적이었는지 묻자 "자기 관리나 훈련, 경기 같은 걸 준비하는 자세에서도 많이 느낀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태도나 열정, 승부욕, 근성 이런 자세들이 대단하다"며 "나이가 많은 고참인데도 정말 열심히 한다. 더 배고픈 사람은 나인데 오히려 형들이 아직도 동기부여가 있고, 목표 의식이 있고, 그런 자세에서 본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